‘2017 제약산업 데이터북’ 발간 … 지난해 국내 종사자 9만4000명, 5년간 27.5% 급증
○…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내년 1월 인공지능(AI) 신약개발지원센터 설립 추진단을 출범해 AI 운영 환경 구축을 목표로 1년간 밑거름을 조성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추진단장으로 이동호 범부처개발사업단장을 선정했으며, 운영위원회와 자문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앞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과 AI센터 설립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운영 예산은 진흥원과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협회는 이날 서울 방배동 협회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성과, 내년 운영 계획, 정부가 개선해야 할 점 등을 발표했다. 신약개발에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결합한 AI를 도입하면 4~5년이 걸리는 후보물질 발굴 단계의 시간을 약 6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다. 유효성과 안정성을 최적화한 분자구조를 만드는 데 도움된다.
협회는 내년에 주요 유럽 국가의 제약협회, 유럽제약산업협회(EFPIA) 등과 업무협약을 맺어 국내 제약사의 유럽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동아시아(일본·중국·대만·베트남 등)와 독립국가연합(CIS, 우즈베키스탄·아제르바이잔 등) 정부 부처, 제약협회와 교류도 강화하기로 했다.
협회는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현재 민간 투자의 8%에서 최소 2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벨기에 정부는 민간 투자의 40%, 미국은 37%, 일본은 19%를 자국 제약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정부 각 부서로 흩어진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라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고, 제품화와 직결되는 연구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또 내년 15개 이사장단사와 이듬해 35개 이사사를 시작으로 국제표준기구(ISO)의 반부패경영시스템인 ‘ISO37001’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17일 협회 이사회는 글로벌 윤리경영 인증도구인 ISO37001 도입을 결의했으며, 최근 한미약품이 업계 최초로 이를 인증받았다.
협회는 또 국내 업계의 기술수출 현황에 맞춰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수출용 의약품 생산시설 운영, 신약개발 기술이전 등에도 세제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완제의약품을 공급하기보다 개발 단계에서 기술이전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제약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원희목 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지지하지만 약제비 총액관리제, 일괄 약가인하 등은 약가 변화폭이 큰 제도들”이라며 “제약업계가 연구개발(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세계 시장에서 가격·품질 경쟁에 밀리지 않도록 예측가능하고 합리적인 보험약가제도를 운영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사가 개발한 신약은 시판허가를 받은 후에 임상데이터를 축적하기 어려워 품질이 입증됐는데도 국내외 시장성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며 “국산신약 관련 연구자주도 임상지원, 공공의료기관 우선구매, 처방의약품 목록 등재 우대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올해 제약기업과 바이오기업을 잇는 ‘바이오 오픈플라자’와 연구개발 효율성 높이기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플라자’를 개최하는 등 개방형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외형을 구축했다. 내년에는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 연구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연매출 1조원이 넘는 대형 제약사는 물론 상당수 중견 기업도 품질을 향상시키고, 설비를 증강해 글로벌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올해 대웅제약과 서울제약 등이 충북 오송에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cGMP) 공장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셀트리온제약과 한림제약 등의 생산공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실사를 통과했다.
○…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18일 ‘2017 제약산업 데이터북’을 발간하고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금융감독원 등이 보유한 다양한 보건산업 정보를 바탕으로 △글로벌 대 한국 제약시장 비교분석 △연구개발·허가 성과 △생산실적 △보험등재 및 유통 현황 △바이오의약품 시장분석 등 9개 부문으로 구성했다.
국내 제약산업은 고용이 5년간 꾸준히 증가한 반면 미국·캐나다·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에선 고용이 감소하거나 정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업계 종사자는 2011년 7만4000여명에서 지난해 9만4000여명으로 5년간 27.5% 늘었다.
세계 제약시장 생산규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은 2012년 24만3000여명에서 2014년 23만4000여명으로 3.5% 감소했다. 3위인 일본은 2011년 19만1000여명에서 2015년 7만2000여명으로 61.9% 줄었다.
국내 제약업계 인력을 직무별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사무직과 영업직 비율은 2011년 대비 줄어든 반면 연구직 및 생산직은 각각 35.3%, 36.4% 증가했다. 이는 국내 제약기업이 역량 제고 차원에서 연구개발과 품질관리 향상에 주력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로부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은 회사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이 지난해 기준 11.7%로 전체 의약품 제조회사(5.95%)에 비해 2배가량 높았다. 상장기업은 이 비율이 8.9%이었다. 지난해 R&D 투자 집중도는 셀트리온 39.4%, 부광약품 18.4%, 한미약품 18.4%, 셀트리온제약 17.3%, 메디톡스 14.0%, 대웅제약 13.2%, 한국유나이티드제약 13.2% 순으로 높았다.
개발 중인 합성 또는 생물 의약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증명하는 단계인 임상시험은 2011년 485건에서 지난해 613건으로 늘었다. 생물의약품 임상은 같은 기간 107건에서 226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해 국내에서도 생물학적제제에 관한 연구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