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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영·유아 먼지 흡입, 성인 10배 … 난방 빵빵할수록 독성물질 위험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12-12 16:22:29
  • 수정 2020-09-13 15: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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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흡 빠르고 입으로 숨쉬어 취약 … 먼지속 포름알데히드 열에 민감, 환기는 10~14시에
독성물질은 실내온도가 상승할수록 빠르게 확산돼 먼지와 결합하는데, 열에 민감한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온도가 7도 오르면 공기 중 농도가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외부활동이 적은 겨울철엔 실내 공기의 질이 건강을 좌우한다. 집안이나 사무실 등 좁은 공간의 실내 오염물질은 실외 오염물질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이 1000배나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엔 추위 탓에 창문을 열고 환기하는 게 쉽지 않다. 더욱이 수년 전부터는 겨울 미세먼지까지 심해져 아예 하루종일 창문을 닫고 사는 집이 적잖다.
 
미세먼지가 두렵다고 환기에 소홀하면 집먼지나 곰팡이로 인해 호흡기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발달장애나 내분비계 교란을 초래하는 독성물질의 농도도 높아진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실내공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430만명으로 실외공기 오염 사망자(370만명)보다 많았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 평균 20㎎의 실내먼지에 노출된다. 바닥을 기어다니는 영·유아의 피해는 더 심각해 하루 평균 50㎎, 최대 200㎎의 먼지를 흡입하게 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유아는 바닥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 신진대사가 빨라 호흡량이 많으며, 주로 입으로 숨을 쉬기 때문에 먼지가 코에서 걸러지지 않아 같은 양의 집먼지와 미세먼지에 노출돼도 피해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먼지에 서식하는 집먼지진드기는 비염이나 천식 같은 호흡기 알레르기질환, 아토피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먼지에 포함된 독성물질은 더 큰 피해를 준다. 대표적인 게 단열재, 바닥제, 가구도색제 등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로 기침·두통을 유발하고 천식이나 호흡기장애가 있는 사람에선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전자기기 코팅제로 사용되는 ‘테트라브롬비스페놀A(TBBPA)’ 같은 비스페놀계 화학물질은 내분비계 호르몬 분비 교란, 정자운동 저하, 불임, 발달장애, 성조숙증 등의 원인이 된다. 이밖에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아세톤·에틸벤젠·톨루엔·자일렌 등 화학물질도 인체에 유해하다. 이들 독성물질은 실내온도가 상승할수록 더 빠르게 확산돼 먼지와 결합한다. 화학물질 중 열에 가장 민감한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실내온도가 7도 오르면 공기 중 농도가 두 배 이상 높아진다.

2015년 10월 국제학술지인 ‘환경연구’ 10월호에 게재된 한양대·미국 뉴욕주립대·일본 구마모토대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바닥을 데우는 온돌문화가 발달한 한국, 일본, 중국은 서양보다 집먼지에 포함된 화학물질 농도가 최대 100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풍을 막기 위해 창문에 붙이는 단열시트, 이른바 ‘뽁뽁이’도 잘못 사용하면 실내 공기를 악화시킨다. 뽁뽁이는 찬바람을 막고 열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실내온도를 높여주지만 최대한 외풍을 차단해야 겠다는 생각에 창틀까지 붙이면 환기 자체가 되지 않아 실내공기가 탁해질 수 있다.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하루에 두 번은 환기시켜주는 게 좋다. 하루 중 미세먼지 수치가 낮고 대기 순환이 잘되는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사이에 맞바람이 들어오도록 마주보는 창문을 열어주면 실내의 묵은 공기를 날려보내는 데 도움된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더라도 환기는 필수다. 청소나 요리를 할 땐 공기청정기를 꺼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도한 이물질과 요리시 발생하는 기름 성분이 필터를 오염시켜 필터 수명이 단축된다. 청소나 요리를 마치고 먼저 환기시킨 뒤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게 효율적이다. 또 공기청정기는 한 곳에 붙박이로 두는 것보다 1~2시간 간격으로 거실이나 침실로 옮기면서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하은희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산호수, 산세베리아, 스투키 같은 공기정화 식물을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주기적으로 식물잎에 붙은 먼지를 닦아줘야 공기정화 효과가 유지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실내를 청소할 땐 분무기로 공중에 물을 뿌려 먼지를 바닥에 떨어뜨린 후 물걸레로 닦아주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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