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은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도 암세포를 검출하고 난소종양의 악성 여부를 감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11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난소암은 유방암·자궁경부암과 함께 3대 여성암 중 하나로 폐경기 여성뿐만 아니라 20~30대 젊은 환자도 늘고 있다. 여성암 중 생존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3기 이상 말기 때 진단하는 경우가 80%에 달해 여성암 중 생존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다른 암처럼 빨리 발견할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아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난소종양이 의심되면 우선 수술 전 검사로 양성인지 악성종양인지 감별해야 한다. 문제는 침습적인 조직검사 외에는 진단정확도가 높은 검사가 전무했다.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를 통한 진단법은 정확도가 낮은 게 흠이었다.
연구팀은 2015~2016년 수술을 앞둔 난소종양 진단 환자 87명을 대상으로 KAIST 혈중암세포 연구단(단장 조영호 KAIST 교수)이 개발한 새로운 검출기기를 이용해 5㎖가량의 혈액을 채혈하고 혈중 암세포를 검출했다. 이어 검사 결과를 기존 검사법과 비교한 결과 새 방법은 병기1인 조기 난소암 진단시 민감도가 100%, 특이도는 55.8%로 다른 검사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혈액검사와 초음파 감별진단법의 민감도는 16.7~50%, 특이도는 39~65.9%였다. 영상검사의 경우 민감도 83.3%, 특이도 53.7%로 조사됐다.
민감도는 질환이 있는 사람을 질환자로 판별하는, 특이도는 질환이 없는 사람을 비질환자로 판별하는 지표다. 혈중 암세포 검출 민감도가 100%라는 것은 질환이 있는데 진단하지 못한 케이스가 한 건도 없을 만큼 정확하다는 의미다.
김용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중 암세포를 초기 난소종양의 양성·악성 감별진단에 활용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며 “향후 난소암의 조기진단 가능성과 생존율을 개선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혈중 암세포를 이용한 난소암 조기진단 검사법 관련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온코타깃(Oncotarget)’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