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에 포함된 자외선이 뇌기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생쥐 동물실험을 통해 자외선이 피부에서 스트레스호르몬을 만들고, 이 호르몬이 뇌에 영향을 미쳐 기억력과 인지기능에 중요한 뇌 부위인 해마에서 신경섬유 생성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생쥐 피부에 2주간, 총 6회 자외선을 쪼인 후 뇌의 해마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신경섬유 양과 신경을 연결하는 시냅스 단백질 변화를 관찰했다. 해마는 우리 몸에서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위로 항상 새로운 신경섬유가 만들어진다.

연구 결과 자외선을 피부에 쪼인 생쥐는 정상 생쥐보다 신경섬유 양과 시냅스 단백질(NMDAR2A, PSD-95) 발현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신경형성 중요인자인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도 감소했다.

또 자외선을 받은 생쥐는 스트레스호르몬으로 불리는 코르티솔 양도 급증했다. 이 호르몬 혈액을 타고 뇌에 작용해 해마의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는 자외선을 받으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나빠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자외선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수록 뇌기능이 더 심하게 감소했다. 자외선이 피부암을 유발하고 피부노화를 악화시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지만 뇌기능과의 연관성을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진호 교수는 “외출할 땐 항상 선크림을 바르고, 선글라스와 긴팔 옷 착용을 생활화해야 한다”며 “양산을 써서 자외선에 의한 뇌기능 손상을 최소화해야 노년기에도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