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간담췌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와 이승원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항암제 ‘에피루비신(epirubicin)’과 ‘시스플라틴(cisplatin)’을 간동맥을 통해 직접 간에 주입하고, 전신 화학요법으로 ‘5-플루오로우라실(5-fluorouracil)’을 이어 주입하는 치료법인 ‘간동맥·전신 복합화학요법(TAC·ECF 요법)’을 고안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7년 1월~2013년 11월 간내 주요 혈관인 문맥(portal vein)을 침범한 진행성 간암환자 129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67명은 새로운 치료법, 다른 62명의 환자는 기존 간동맥 화학색전술로 치료하고 7개월간 예후를 분석했다. 기존 치료군은 ‘독소루비신(doxorubicin)’을 이용해 간동맥 화학색전술(TACE DOX)을 시행했다.
치료 결과 TAC-ECF 요법의 객관적 치료반응률은 31.3%로 기존 치료법의 10%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생존율은 9.3개월로 기존요법의 4.6개월보다 유의하게 연장됐다.
생존율에 대한 다변량 분석을 시행한 결과 TAC-ECF 요법이 문맥을 침범한 진행성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승원 교수는 “진행성 간암에 대한 여러 치료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실정”이라며 “표준치료법으로 소라페닙이 승인돼 임상에서 쓰이고 있지만 일부 환자에서만 효능이 나타나고 부작용이 많아 새로운 치료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초기 간암은 수술이나 고주파 열치료 등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진행성 간암은 수술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간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에 항암제와 혈관폐쇄(색전) 물질을 넣어 암세포를 죽이는 간동맥 화학색전술이 자주 시행되고 있다. 이 치료법은 사타구니 대동맥에 얇은 관을 삽입해 간동맥까지 이동시킨 뒤 혈관조영제를 주사, 암의 위치와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을 파악하고 항암제를 투여한다.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입하지만 전신 부작용은 적은 게 장점이다.
윤승규 교수(교신저자)는 “이번 연구결과 TAC·ECF요법은 난치성이었던 문맥을 침범한 진행성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치료법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테라퓨틱 어드밴시스 인 메디컬 온콜리지(Therapeutic Advances in Medical Onc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