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이·재발암 면역치료 전문병원인 아베종양내과병원은 다가 수지상세포 암백신 ‘아베백스’(ABeVax)를 표준요법 치료에 실패한 말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22명에 2주 간격으로 5회 치료한 결과 15명(68.2%)에서 효과를 보였다고 20일 밝혔다.
2명(9.1%)은 종양이 사라지는 완전관해, 3명(13.6%)은 종양이 줄어든 부분관해, 10명(45.5%)은 암 진행이 멈춘 장기불변에 각각 도달했다. 치료반응을 보인 이들 환자는 1000일 이상 생존하고 있는 반면 반응을 보이지 않은 그룹은 388.5일 생존하는 데 그쳤다. 치료 2주일 후 효과가 나타난 그룹은 면역조절 단백질인 인터페론-감마(INF-γ)와 인터루킨4(IL-4)가 정상범위로 회복됐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에서 ‘암·알레르기·자가면역질환에 도전하는 면역치료의 최전선’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23회 국제개별화의료(맞춤의료)학회’에서 발표됐다.
아베 박사팀은 우선 혈액에서 단구를 분리한 후 미성숙 수지상세포로 분화시키는 방법으로 25㎖ 소량의 채혈만으로 암백신 제조에 필요한 수지상세포를 다량 확보했다. 이어 개별 조직적합성·유전자·항원·암표지자 검사를 거쳐 각 환자에 맞는 암항원을 약 5종(NEW WT1, MUC1, CEA-1, GV1001, Survivin 등) 추가해 아베백스를 제조했다. 이 암백신은 환자 자신의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맞춤형 치료제로 부작용이 적고 치료율이 높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베종양내과는 암백신이 암세포의 다양성, 면역시스템의 공격으로부터 회피하는 위장능력 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에서 허가받은 15종류의 최신 암항원을 사용한다. 일본·미국·유럽(EU)·한국·싱가포르 등에서 수지상세포 암백신 제조특허를 취득했다.
국내에선 바이오기업 선진바이오텍(대표 양동근)이 아베 박사팀과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항암제를 공동 연구하고 있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면역항암제와 기존 치료제의 효과적인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