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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프랄런트’ 등 PCSK9억제제,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에 도움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10-26 00:20:15
  • 수정 2017-11-22 14: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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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대상 ‘ODYSSEY Long Term’ 3상임상서 79.3% LDL-C 목표치 도달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는 고콜레스테롤혈증 신약인 PCSK9억제제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 alirocumab)’가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FH,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환자와 같이 스타틴(statin)을 최대 용량 투여했음에도 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 수치가 조절되지 않거나, 근육통 등으로 스타틴 불내성(intolerance)을 보이는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옵션이라고 지난 25일 밝혔다.

이 회사는 한기훈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초청해 이날 서울 역삼동 머큐어앰배서더강남쏘도베호텔에서 ‘심혈관계 고위험군에서 PCSK9억제제의 역할’을 주제로 미디어 세미나를 열고, 고콜레스테롤혈증 진단·치료·관리 현황과 과제에 대해 소개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고지혈증)은 혈액 속을 돌아다니는 지질(지방)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상태로 LDL-C는 지질 중에서 심혈관계사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LDL-C가 혈관벽에 쌓이면 혈관 내 염증이 생기고 죽상동맥경화증에 걸리기 쉽다.

FH 환자는 LDL수용체 돌연변이, 아포지단백B100(ApoB100) 결손 등 유전자변이로 태어날 때부터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매우 높다. 성인이 되면 LDL-C가 200~400㎎/㎗에 달해 기존 지질저하제인 스타틴·에제티미브(ezetimibe) 등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부모 중 한 명에게서 변이유전자를 물려 받은 이종접합(He, heterozygote)형이며, 드물게 부모 모두에서 물려 받은 동형접합(Ho, homozygote)형이 관찰된다. HeFH 환자는 평균적으로 40~50대(남성 42~46세, 여성 51~52세)에, HoFH 환자는 20세 이전에 심혈관질환이 발병한다.
     
‘2015년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 따르면 FH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젊은 나이(남성 55세 미만, 여성 65세 미만)에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높아 남성은 약 50%, 여성은 약 15%가 사망할 수 있다.  전세계 FH 환자는 1400만~3400만명으로 추정되며, 국내 성인(20세 이상)에서 FH 유병률은 0.11~0.3%로 파악된다. 또 전체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약 15%는 간기능 이상이나 근육통 등 부작용으로 스타틴에 불내성을 보인다.
 
PCSK9억제제는 LDL수용체를 분해하는 PCSK9 효소의 활성을 차단함으로써 LDL수용체를 재활용하고, 간세포 표면의 LDL수용체를 증가시켜 혈중 LDL-C를 낮춘다. 스타틴보다 LDL-C 강하효과가 강력한 게 장점이다.

프랄런트는 완전 인간 단일클론항체(fully human immunoglobulins)인 바이오의약품으로 주 2회 피하에 자가주사할 수 있다. 매일 복용하는 알약 제형의 기존 지질저하제보다 투여주기가 길다. 2015년 7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지난 1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

스타틴 제제는 LDL-C 강하효과가 가격 대비 가장 뛰어나 고콜레스테롤혈증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이 약은 HMG-CoA 환원효소를 억제해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저해한다.

에제티미브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차단한다. 스타틴과 병용하면 이중기전으로 작용해 LDL-C를 조금이나마 더 낮출 수 있어 PCSK9억제제가 출시되기 전까지 고용량 스타틴요법을 적용할 수 없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유일한 대안으로 사용돼왔지만 LDL-C 강하효과나 주요 심혈관계사건 위험 감소효과가 제한적이다.

이에 피터 존스(Peter Jones) 미국 텍사스주 심혈관질환예방센터 연구팀이 2003~2010년 스타틴 관련 3가지 임상 데이터를 후향분석한 결과 미국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10명 중 7~8명은 LDL-C 치료 목표치(70㎎/㎗ 미만)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FH 환자를 조사한 결과 약 80%는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으로도 LDL-C 치료 목표치(100㎎/㎗ 미만) 도달에 실패했다.

프랄런트는 스타틴을 최대 용량 투여함에도 LDL-C가 충분히 조절되지 않은 HeFH 및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 2341명을 대상으로 78주간 진행한 ‘ODYSSEY Long Term’ 3상 임상연구에서 위약 대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에 프랄런트 또는 위약을 병용한 결과 프랄런트·스타틴 병용군은 치료 24주 후 LDL-C 수치를 위약·스타틴 병용군 대비 약 62% 낮췄으며, 79.3%의 환자가 LDL-C 치료 목표치(70㎎/㎗ 미만)에 도달했다. 각 병용군에는 이들 2가지 약제에 다른 지질저하제를 추가한 환자가 포함됐다.   

사노피는 최근에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를 경험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1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프랄런트의 심혈관계 및 사망률 감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3상 임상 ‘ODYSSEY Outcomes’ 결과를 내년 초에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암젠은 PCSK9억제제 ‘레파타’(에볼로쿠맙, evolocumab)의 ‘FOURIER’ 3상 임상연구에서 심혈관질환 예방 혜택을 입증했다.  

한기훈 교수는 자신의 진료 사례를 들어 “30대 중반의 한 남성 FH 환자는 심한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이어서 기존 지질저하제를 투여해도 LDL-C가 250㎎/㎗ 부근에서 더 떨어지지 않아 혈관을 이식한 후에도 동맥경화가 재발하고, 심부전으로 입원해 40대 초반에 두 번째 심장이식수술을 받아야 했다”며 “PCSK9억제제를 꼭 써야만 하는 환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뿐 아니라 국내 의료진 대다수는 LDL-C 수치가 지나치게 높거나, 심장·뇌혈관질환 재발경험이 많거나, 당뇨병을 동반한 고위험군에는 PCSK9억제제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다만 PCSK9억제제는 현재까지 최대 2년간의 임상연구에서 안전성이 확인돼 관련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해야 처방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한국인 FH 환자는 유전자변이 형태가 다양해 검사 비용 대비 효용성이 떨어져 네덜란드 등 해외와 달리 진단에 유전자검사를 아직 도입하지 않고 있다”며 “황색종이 심하거나, 직계 가족 중 심혈관질환 또는 고콜레스테롤혈증(LDL-C 190㎎/㎗ 이상) 환자가 많은 경우 FH로 진단하고 유전자검사를 권유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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