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코일바이오텍코리아(PBK)는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한 자사의 미세조류 배양방식(PSP, Phycoil Signal Process)을 바탕으로 친환경 바이오소재 산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지난 24일 밝혔다.
이 회사는 이날 서울 역삼동 르메르디앙서울호텔에서 ‘미래 바이오산업 소재, 미세조류의 무한한 가능성’을 주제로 사업소개 세미나를 열었다. 아서 그로스만(Arthur Grossman) 미국 스탠퍼드대 카네기연구소 식물학 교수가 ‘미세조류 상업화; 배양기술의 중요성’, 제프리 모즐리(Jeffery Moseley) 파이코일바이오텍 미국법인 연구소 부사장이 ‘미세조류 소재로 상업화가 가능한 분야’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아서 그로스만 교수는 세계적인 미세조류 연구자로 파이코일바이오텍의 기술고문을 맡고 있다.
‘식물성 플랑크톤’이라고 불리는 미세조류는 물 속에서 자유롭게 떠다니며 스스로 광합성해 영양분과 에너지를 생성한다. 핵이 있는 진핵생물로 핵이 없는 원핵생물인 박테리아보다 진화된 형태다. 지구에는 50만여종의 미세조류가 바다와 민물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 등 영양물질을 생성한다.
미세조류는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바다의 적조와 녹조를 유발하는 미생물로 존재감이 없었지만 2011년에 일본 대지진으로 유출된 방사성 스트론튬(Sr)을 기존보다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처리하면서 주목받았다. 광합성으로 산소와 에너지를 생산하며, 다양한 영양성분을 보유해 차세대 바이오에너지, 식품·화장품 원료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생산비용이 높고, 소비자 인지도는 낮아 최근 몇 년간 전세계적으로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하지 못한 채 유망산업으로만 거명되는 상태다.
파이코일바이오텍의 PSP 기술은 2010년에 미국 실리콘밸리 내 연구소에서 개발됐다. 기존 발효 방식보다 2~4배 생산 효율이 높고, 다양한 미세조류에 적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기존 미세조류 배양은 광합성을 이용하는 방식과 설탕을 넣는 정통 발효 방식으로 나뉜다. 광합성 방식은 구하기 쉽고 친환경적인 태양에너지와 이산화탄소를 활용하지만 일조량을 예측하기 어려우며, 배양 농도가 낮아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정통 발효 방식은 광합성에 비해 미세조류를 많이 배양하지만 발효 조건에 부합하는 일부 균주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게 한계로 꼽힌다.
PSP 방식은 이들 방식의 단점을 개선해 다양한 종류의 미세조류를 대량 배양한다. 이 회사는 상업적 가치가 있는 자연종 미세조류 균주(strain) 50여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발효·추출·정제 전 생산 과정에서 독자 기술을 확보했다.
파이코일바이오텍은 고함량(40%) DHA(도코사헥사에노익산, docosahexaenoic acid, 오메가3 지방산의 한 종류)를 생산하는 P-31 균주를 이용해 최근 식물성 DHA 건강기능식품 ‘DHA플러스900’, ‘DHA츄어블’ 2종을 출시했다. 인공해수 조건에서 균주를 배양하고, 이산화탄소 초임계 기술로 추출해 해양오염 및 잔류 유기용매로 인한 유해성을 원천 차단했다. 기존 DHA 건기식은 동물성 성분으로 연어·정어리·참치 등의 기름에서 DHA 성분을 추출한다. 이들 어류는 DHA를 자체 생산하는 게 아니라 미세조류를 섭취해 공급받으며, 해양환경 오염으로 중금속과 같은 유해물질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DHA츄어블은 식물성 성분으로 만들어 씹어먹을 때 생선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이 회사는 미세조류로부터 추출한 루테인(lutein) 및 아스타잔틴(astaxanthin) 함유 건기식, 피부 보습·영양공급·주름개선 등 기능을 가진 화장품을 발매할 계획이다. 또 식물성 DHA 및 고함량 오메가3 지방산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임창순 파이코일바이오텍 대표는 그로스만 교수의 지도 아래 박사후연구(Post Doc)를 마쳤으며, 미국 미세조류를 이용한 식품소재 회사 솔라자임(Solarzyme, 현 테라비아 Terravia)에서 연구원으로 지냈다. 2009년 미국 실리콘밸리 내에서 파이코일바이오텍인터내셔녈(PBI)을 창업하고, 2012년 국내에 파이코일바이오텍코리아를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