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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신약·동반진단키트 동시 개발하면 신약허가율 3배로 껑충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10-11 20:20:28
  • 수정 2017-10-16 16: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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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상시작부터 치료반응 보일 환자 선별 … 건보재정·부작용 부담 완화, 정밀의료 구현
한국MSD의 항PD-1(programmed cell death receptor-1, 프로그램된 세포사멸 수용체-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가 지난 8월부터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 CDx)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동반진단은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환자의 특정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성을 예측하는 공인된 기술로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이고, 사회적 비용을 줄여준다.

미국 생명공학기술혁신기구(BIO, Biotechnology Innovation Organization)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바이오마커가 있는 항암 신약후보물질(1상 임상단계)의 시판허가율은 25.9%로 바이오마커가 없는 경우(8.4%)보다 3배 수준으로 높았다.

동반진단은 실험실에서 진단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신약개발 임상에 준하는 임상을 거쳐 판독 주관성을 최소화하므로 정밀의료를 구현하는 핵심 도구로 꼽힌다.

같은 질환에 동일한 약물을 투여해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양한 이유는 유전적 차이로 체내효소량, 단백질량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바이오마커는 우리말로 ‘생체표지자’로 몸안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유전자, 단백질, 대사물질 등을 뜻한다. 따라서 동반진단이 정착되면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 의료비를 지불하는 정부, 약물 부작용이 우려되는 환자 모두에게 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4년 8월 발간한 ‘체외동반진단기기(In vitro Companion Diagnostic Devices, IVD CDx) 가이드라인’을 통해 약제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처방하기 위해 표적치료제 개발 단계부터 동반진단기기를 함께 개발해 동시에 허가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체외동반진단기기는 동반진단을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장비, 시약, 분석 소프트웨어를 총칭한다.

현재 미국에선 약 28개의 동반진단법이 승인됐다. 암세포 표면에 HER2(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단백질이 과발현된 환자에 사용하는 스위스 로슈의 유방암 표적치료제 ‘허셉틴’(트라스투주맙, trastuzumab)의 체외동반진단기기인 덴마크 다코(DAKO, 미국 애질런트(Agilent)에 인수됨)의 ‘허셉테스트’(Hercepttest)가 최초다.

국내는 동반진단 개념이 이제 막 정립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5년 10월에 ‘체외동반진단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특정 의약품의 체외동반진단기기를 승인받으려면 무작위 환자군이 아닌 동반진단기기로 선별한 환자군에서 약효를 입증하도록 규정했다.

식약처는 의약품 임상에서 약물반응성이 바이오마커의 유무에 따라 치료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득과 실이 명확해 치료대상 환자를 선별하는 동반진단 의료기기는 3등급, 바이오마커 양에 따라 치료반응 정도만 차이나 경제적인 치료 결정에 도움을 주는 동반보조진단 의료기기는 검사결과의 위해도가 심각하지 않아 2등급(Complementaty Diagnostics is optional to prescribe the corresponding drug)으로 분류해 허가하고 있다.

키트루다는 다코의 체외동반진단검사기기인 ‘PD-L1 IHC 22C3 PharmDx’로 측정한 암세포 표면단백질인 PD-L1(프로그램된 세포사멸 수용체-1에 결합하는 물질, programmed death-ligand 1) 발현율이 50% 이상인 경우에 한해 급여가 인정된다. ‘KEYNOTE-024’, ‘KEYNOTE-010’ 등 비소세포폐암 관련 임상연구 결과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에서 뛰어난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PD-L1 IHC 22C3 PharmDx는 현재까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체외동반진단기기로 허가받았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Global Information) 따르면 2020년 세계 동반진단 시장은 105억달러(약 11조9000억원)에 달하고, 2026년까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제약사가 진단업체와 제휴를 맺고 신약과 동반진단키트를 동시에 내놓고 있는 반면 국내는 일부 바이오벤처기업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걸음마 단계다.

파나진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동반진단키트 ‘파나뮤타이퍼 EGFR’은 액체생검(Liquid Biopsy)으로 EGFR(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출한다.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액체생검은 암세포가 깨지면서 나오는 혈액 속 미량의 DNA 조각을 분석해 유전자변이를 진단한다.

에이비온은 다발성경화증 신약 ‘ABN101’, c-Met(세포증식인자수용체, hepatocyte growth factor receptor)을 억제하는 위암·폐암 등 고형암 표적치료제 ‘ABN401’ 등을 동반진단키트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c-Met은 암세포 성장과 전이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 microsatellite instability)이 높은 대장암 환자에게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를 처방하는 데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보조 동반진단시약(U-TOP MSI 진단키트)을 개발, 지난 8월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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