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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까다로운 스포츠워킹, 유행 좇다 관절통 키울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9-28 19:13:40
  • 수정 2020-09-13 15: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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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르딕워킹, 팔 흔들며 상체 세워야 … 마사이워킹, 발목 ‘삐끗’ 위험
마사이워킹은 허리근육과 엉덩이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되지만 속도가 느려 다이어트 효과는 떨어지는 편이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심폐지구력 향상 및 칼로리 소모 효과를 높인 스포츠워킹이 인기를 얻고 있다. 스포츠워킹은 지속시간 대비 운동효과가 떨어지는 일반 걷기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노르딕워킹, 마사이워킹, 파워워킹 등 종류가 다양하다.

‘북유럽식 걷기’라는 의미의 노르딕워킹은 스틱을 사용해 두발과 두팔을 모두 사용하면서 걷는 운동이다. 1930년대 핀란드 스키 선수들이 눈이 내리지 않을 때에도 훈련하기 위해 고안한 비(非) 겨울철 훈련법에서 유래됐다. 1960년대부터 고급 아웃도어 스포츠로 확산돼 현재 전세계 40여개국 수천 만명 이상이 즐기고 있다. 

기본 자세는 스틱을 배꼽 높이에 둔 상태에서 팔꿈치를 굽히지 않고 양팔을 흔들며 편안하게 걷는다. 스틱은 가볍게 쥐었다 폈다를 반복해주고, 상체는 꼿꼿이 세우고 가슴을 쭉 펴 곧은 자세를 유지한다.

노르딕워킹은 팔을 앞뒤로 흔들어주는 동작 덕분에 일반 걷기보다 전신운동 효과가 크다. 팔을 흔드는 동작은 목·어깨·팔·삼두근·가슴 등 상체운동을 극대화하고 전신운동 효과를 가져온다. 보통 한 시간을 걸으면 180㎉가 소비되는데 노르딕워킹의 칼로리 소비량은 400㎉에 달해 다이어트에도 도움된다. 또 그냥 걸을 땐 다리에만 치중되던 힘이 팔 쪽으로 30%가량 분산돼 허리와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고 체력소모도 덜하다.  

다만 다른 걷기운동에 비해 진입장벽이 있는 편이다. 일단 스틱 가격이 5만~20만원 선으로 만만치 않다. 노르딕워킹용 스틱은 끝에 아스팔트용 고무(루보)가 붙어 있어 땅을 디딜 때 조용하고 부드러운 탄력을 느낄 수 있다. 이보다 저렴한 일반 등산용 스틱은 끝이 금속이라 소음과 충격이 큰 편이다. 

스틱을 사용해 안전할 것 같지만 방심하다간 안전사고에 노출될 수 있다. 범재원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스틱을 손에 쥔 채 걷는 게 숙달되지 않으면 스틱이 돌부리에 걸리거나, 스텝이 꼬여 넘어질 수 있다”며 “초보자는 팔을 흔들면서 상체와 가슴을 쭉펴는 게 쉽지 않아 구부정한 채로 걷다가 허리통증 등이 심해지는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스틱에 너무 의존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스틱은 어디까지나 걷기 보조기구일 뿐이지 아예 체중을 실어 의지할 경우 자칫 낙상이나 골절 등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마사이워킹은 아프리카 케냐 인근에 거주하는 마사이족의 걸음걸이에서 유래됐다. 발뒤꿈치, 바깥쪽 발바닥, 엄지발가락 순으로 체중을 분산시키며 걷는 방법으로 마치 바퀴가 굴러가는 듯한 모습을 연상시킨다. 일반걷기보다 무릎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덜하고 허리근육과 엉덩이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된다. 

일각에선 이런 걸음걸이가 맨발로 울퉁불퉁한 길을 오래 걷는 마사이족에겐 적합할지 몰라도 현대인과는 맞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범 교수는 “발을 충분히 스트레칭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바닥 바깥쪽에 체중을 싣다가 발목이 접질리거나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일반걷기보다 속도가 떨어져 다이어트 효과는 덜한 편이다.

꼭 스포츠워킹이 아니더라도 걷는 속도만 조절해 운동효과를 높일 수 있다. 걷기는 속도에 따라 완보·산보·속보·급보·강보 등으로 나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걷기를 의미하는 완보는 시속 4㎞(1분당 65m) 속도에 매분 3㎉가 소모된다. 이보다 빠른 산보는 시속 5㎞(분당 115m)에 매분 3.6㎉, 속보는 시속 6㎞(분당120m) 5.4㎉, 급보는 시속 7㎞(분당 130m) 7.3㎉, 가장 빠른 강보는 시속 8㎞(분당 135m)로 매분 8.5㎉가 소요된다. 초보자나 노약자는 무턱대고 빨리 걷기보다는 완보나 산보에서 시작해 단계를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 1분에 100~110m 이상 속도로 걸으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예방에 도움된다.

본격적인 걷기운동 전 제자리걷기로 신체의 밸런스를 파악해보는 것도 좋다. 먼저 동그라미를 그리고 정 가운데 중심점을 표시한다. 이어 중심점 위에 똑바로 서서 눈을 감고 제자리걸음을 50회 실시한 뒤 처음 위치에서 전후좌우로 얼마나 이동했는지 확인한다. 신체발달이 불균형할수록 이동거리가 많아진다.

눈을 감고 제자리걸음을 걸었을 때 중간에 그대로 위치하면 좌우 밸런스가 잘 맞음을 의미한다. 이 땐 평범한 걷기운동만으로 충분한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 
중심점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했다면 왼쪽 둔부와 다리 근육이 약해 중심이 오른쪽으로 쏠린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왼쪽으로 이동했다면 오른쪽 둔부와 다리 근육이 약해졌을 확률이 높다. 이럴 경우 약해진 근육을 집중적으로 강화해주는 근력운동을 병행해주는 게 좋다.

중심점보다 앞으로 이동했다면 척추가 앞쪽으로 많이 휘면서(전만형) 배가 나오고 둔부 근육이 약해졌을 확률이 높다. 걷기와 함께 허리, 복부, 둔부 등을 적절히 강화해줘야 한다. 반대로 중심점에서 뒤로 이동한 경우 척추가 뒤쪽으로 휘고(후만형) 체중부하가 엉덩이 쪽으로 쏠린 것을 의미한다. 

하루 중 걷기운동을 하기 좋은 시간대는 오후다.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운동효과가 배가된다. 반면 늦은 밤부터 이른 아침까지는 뇌경색, 이른 아침부터 정오까지는 심근경색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범 교수는 “같은 거리를 가더라도 큰 보폭으로 천천히 걷는 것보다는 작은 보폭으로 빠르게 걷는 게 바람직하다”며 “보폭이 커지면 다리·허리·척추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걷기는 개시 10분 후부터 근육에 산소가 공급되면서 유산소운동 효과를 볼 수 있어 최소 15분 이상, 1주일에 3회 정도 꾸준히 해주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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