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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4가 독감백신 8개 제약사 출혈경쟁 … 각사마다 내세우는 장점?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9-26 19:53:47
  • 수정 2020-09-13 15: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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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K, 임상데이터 풍부·점유율 1위 … SK케미칼, 세포배양으로 생산방식 업그레이드
4가 독감백신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법인의 ‘플루아릭스테트라’(왼쪽부터 시계방향) vs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 vs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vs 사노피파스퇴르코리아의 ‘박씨그리프테트라’

올 가을 사노피파스퇴르코리아와 동아에스티가 4가 인플루엔자백신(독감백신) 시장에 가세해 8개 제약사가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손해를 감수하고 경쟁사보다 몇 천원이라도 싸게 많이 공급하겠다는 전략이 가열되면서 4가백신 가격이 3가백신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4가백신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3만~4만원으로 책정되지만 일부 병원은 3가백신 가격 수준인 1만5000~2만원에 4가백신을 접종해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4가 독감백신 가격이 내려가면서 질병관리본부는 영유아·노년층 등에 백신을 무료 접종해주는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 4가백신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독감백신은 해마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유행 균주가 달라 생산한 해에 팔지 못하면 모두 버려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독감백신 국내 공급량은 2000만도즈로 연간 독감백신 수요량인 1700만~1800만도즈보다 10~15% 넘친다.
  
2015년 4월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법인이 국내 최초로 4가 독감백신을 출시한 지 2~3년 만에 3가백신에서 4가백신으로 시장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4가백신과 3가백신이 각 1000만도즈씩 대등하게 식약처에 출하신청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국내 제조사는 3가백신 900만도즈, 4가백신 700만도즈를 신청했다. 수입사는 3가백신 100만도즈, 4가백신 300만도즈를 공급할 예정이다.   

독감은 매년 세계인구 약 10%가 감염된다. 면역력이 약한 소아, 노인, 천식·당뇨병·심장병 등 만성질환자가 걸리면 폐렴·심부전 등으로 악화돼 사망할 수 있다. 건강한 성인도 고열·근육통·두통·기침·가래 등 심한 감기몸살과 같은 증상을 겪게 된다.

독감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A형 바이러스주 2종 H1N1·H3N2과 B형 2종 빅토리아·야마가타 중 그 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주를 조합해 만든다. 기존 3가백신은 A형 2종과 B형 2종 중 하나만 포함하는 반면 4가백신은 A형 2종과 B형 2종 모두 포함한다. 백신의 최대효과는 80%로 백신을 맞아도 인플루엔자에 걸릴 수 있다. 다만 백신을 접종하면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증상이 약하게 나타난다. 또 집단면역 효과로 전체 인구 중 독감 감염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B형 미스매치(mismatch)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최근엔 B형 바이러스 두 가지가 동시에 유행하는 사례가 보고돼 예방범위가 더 넓은 4가백신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001~2012년 연 12회 동안 WHO의 예상과 실제로 유행한 B형 바이러스주가 달랐던 비율은 약 60%에 달한다. 이에 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은 2012~2013년 시즌부터 3가백신 대신 4가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으며, 호주 보건당국은 지난해에 4가백신을 NIP에 포함했다.

국내 출시된 4가백신은 △GSK의 ‘플루아릭스테트라’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사노피파스퇴르의 ‘박씨그리프테트라’ △동아에스티의 ‘백씨플루4가’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V테트라’ 및 ‘보령플루Ⅷ테트라’ 등 총 9품목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지난해 녹십자의 원료를 사용해 제조·포장한 보령플루V테트라에 이어 올해 사노피파스퇴르의 원료로 만든 ‘보령플루Ⅷ테트라’를 출시했다. 동아에스티의 백씨플루4가도 사노피파스퇴르의 원료로 제조한다.

이들 백신은 현재 3세 이상에만 접종할 수 있다. 국내 제조사 및 수입사 대부분 3세 이하 적응증 추가를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거나 마쳐 조만간 3세 이하에도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SK의 플루아릭스테트라는 IMS 데이터 기준으로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누적으로 약 1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4가 독감백신으로 1억도즈 이상 판매됐다.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를 포함한 임상연구에서 3가백신 대비 비열등성이 입증됐다.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는 플루아릭스테트라·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와 같이 전통적인 백신 제조기술인 유정란을 사용하지 않고 동물세포를 배양해 만든 세계 최초의 4가백신이다. 세포배양 방식은 유정란과 달리 항생제나 보존제를 사용하지 않으며 달걀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도 접종할 수 있다. 올해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SK케미칼이 마케팅 경쟁에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세포배양 방식은 완제품을 생산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유정란 방식(6개월)의 약 절반 이하 수준으로 단축된다. 대량생산이 가능해 변종 독감 등으로 인한 긴급상황에 빨리 대처할 수 있다. 유정란 방식은 1도즈의 인플루엔자백신을 생산하라면 약 1~2개의 유정란이 필요한데 백신 생산지역에 조류독감이 퍼지면 백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위험이 있다.

녹십자와 사노피파스퇴르는 독감백신 분야서 각각 국내 및 글로벌 1위 업체로 ‘백신명가’를 내세워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3가백신 시장을 주도해왔다.
녹십자는 2009년 국내 최초로 독감백신을 개발해 백신 자급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에선 그동안 구축한 영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4가백신의 해외진출을 모색할 방침이다. 
사노피파스퇴르는 60여년간 전세계 150여개국에 독감백신을 공급하면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글로벌시장에서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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