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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독한 가을 미세먼지, 코쪽 흰자 충혈되면 위험신호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9-12 17:21:22
  • 수정 2020-09-13 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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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날개, 섬유조직이 각막 덮어 시력저하 … 눈세정제 남용, 뮤신 점액층 손상시켜
익상편이 코 쪽에 잘 생기는 것은 콧등에서 반사된 자외선이 집중적으로 비추고, 눈이 제일 늦게 감기는 부위여서 미세먼지 노출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봄철에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젠 가을도 예외가 아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안구 표면 결막의 방어기전이 약화되고 ‘군날개’로 불리는 익상편의 발병 위험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미세먼지는 9~10월에 나타나기 시작해 다음해 3~4월에 절정에 달했다가 한여름인 7~8월에 뜸해진다. 가을철엔 세력이 강한 기압골이 없어 미세먼지가 누적되는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 
 
미세먼지라 하면 주로 호흡기질환과 관련해서만 걱정하기 쉽다. 입과 코를 통해 기관지와 폐로 들어가 염증과 천식을 일으킨다. 하지만 이에 못잖게 미세먼지로 피해를 보는 부위가 눈이다. 그나마 호흡기는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구호흡을 의식적으로 최소화해 미세먼지로부터의 피해를 줄일 수도 있지만 눈은 그렇지 않다.

눈은 미세먼지 피해가 잘 알려지지 않은 데다 먼지에 직접 노출되는 신체 부위여서 정도가 심하다.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그나마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안구 표면 결막의 방어기전이 약화될 수 있다. 정상적인 눈은 마이봄샘에서 분비되는 ‘뮤신(mucin)’이라는 점액질이 코팅막처럼 안구 표면을 덮어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이물질의 침입을 막는다. 하지만 고농도 미세먼지가 계속 결막에 닿으면 뮤신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안구건조증이나 염증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송종석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팀의 동물실험 결과 미세먼지 성분의 일종인 이산화티타늄에 5일 동안 하루 2시간씩, 2회 노출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안구표면 손상이 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막에 군살이 생겨 각막으로 침투하는 익상편(군날개)도 미세먼지에 적잖은 영향을 받는다. 결막주름이나 섬유혈관성 조직이 날개 모양으로 각막을 덮으며 자라나 충혈과 시력저하를 유발하는데 봄, 늦여름, 가을엔 미세먼지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활성산소, 자외선, 낮은 습도, 만성염증 등도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익상편은 코 쪽에 잘 생긴다. 주로 코와 가까운 흰자위부터 섬유조직이 올라와 삼각형 모양으로 뾰족하게 자라나는 특징을 보인다. 콧등에서 반사된 자외선이 코와 가까운 쪽 결막을 집중적으로 비추는데, 이 부위가 눈을 감을 때 맨 나중에 덮여져 미세먼지 노출 빈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익상편은 하얀 백태가 끼는 증상이 백내장과 비슷해 헷갈리기 쉽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뿌옇게 되는 질환이다. 수정체는 안구 속에 위치하므로 심한 상태가 아니면 육안으로 백내장을 관찰하기 어렵다. 이와 달리 거울을 봤을 때 눈 표면에 뭐가 낀 증상이 바로 보인다면 백내장이 아닌 익상편일 가능성이 높다.

익상편은 치료를 미루면 확률이 낮긴 하지만 눈 바깥쪽 움직임이 제한받아 사시로 이어지기도 한다. 김동현 가천대 길병원 안과 교수는 “약물치료엔 혈관수축제, 비스테로이드항염제, 스테로이드제 등이 사용된다”며 “증상이 심해 보존적 요법으로 개선되지 않을 땐 부분마취 후 각막과 결막을 덮고 있는 섬유혈관성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구 표면은 복합대기오염물질에 상시 노출돼 대기오염의 영향을 직접 받으므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는 외출을 가급적 삼가고 외출할 때엔 보안경이나 선글라스 등으로 눈을 보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미세먼지로 이물감이 느껴지면 경미할 경우 흐르는 수돗물로 눈을 씻어준다. 더 심하면 인공눈물이나 눈세정제를 사용한다. 다만 눈세정제도 너무 자주 사용하면 뮤신 점액질이 씻겨나가 증상이 악화되므로 자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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