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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변수 많은 3기 상급종합병원, 51개 병원 도전장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9-08 09:43:10
  • 수정 2020-09-13 16: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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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증환자 비율 기준 17%서 21% 상향, 경증환자 입원 억제 안간힘 … 슬라이딩도어 설치까지 따져
인제대 상계백병원 등 경증환자 비율이 높은 병원들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해 지정 신청일 이전 2년 6개월에 걸쳐 중증환자 비율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3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총 51개 병원이 신청을 완료하면서 병원계 지각변동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이번 평가에 중증질환 환자 비율에 대한 기준이 상향 조정된 데다 병문안객 통제시설 여부, 의료서비스 질 평가 등 새로운 변수가 많아 의외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권 16개, 경기서북부권 5개, 경기남부권 5개, 강원권 1개, 충북권 1개, 충남권 4개, 전북권 2개, 전남권 3개, 경북권 5개, 경남권 9개 기관이 상급종합병원 지정서를 제출했다.

이 중 재도전하거나 새롭게 신청서를 내민 병원은 △순천향대 서울병원 △인제대 상계백병원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을지대병원(대전) △칠곡경북대병원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등 8곳이다.
복지부는 신청기관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해 9월 중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오는 12월에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관을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전문적인 고난도 의료행위를 실시하는 3차 의료기관으로 3년마다 재지정된다. 종합병원(25%)보다 5%p 많은 30%의 가산수가를 적용받는 등 건강보험 요양급여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역 대표 의료기관으로서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 외래환자의 수를 늘리고 부수적인 수입도 올릴 수 있다.

올해 평가를 앞두고 기존 상급종합병원들은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핵심 평가 기준인 중증·고난도질환 환자 비중이 17%에서 21%로 상향돼 중증 환자의 비율이 낮을 경우 자칫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도 있어서다. 그동안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시 암·뇌·심장질환 환자 등 중증질환 환자의 비중을 가장 우선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재지정 평가는 지정 신청일 이전 2년 6개월 이전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평가를 앞둔 요즘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 비교적 중증도가 덜 높은 환자가 많은 진료과들은 경증 입원환자의 비율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증상이 경미하다고 판단되면 이미 입원이 결정된 환자라도 회유해 집으로 돌려보내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K 대학병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경증환자의 입원치료 비율을 가급적 줄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상급종합병원을 준비하면서 입원 환자가 줄어 전체 의료수익이 급감한 병원도 꽤 많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에선 메르스 사태 여파로 감염병 대응 기준도 대폭 강화됐다. 국가지정병상 수준의 음압격리병실을 500병상당 한 개씩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격리병상을 늘릴 경우 복지부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준비기간을 감안해 2018년 12월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이 때까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상급종합병원 자격이 박탈된다.

심장질환, 암, 뇌질환 등 고난도질환에 대한 의료서비스 항목을 신설해 5%의 배점을 부여한 것도 변수다. 최근 실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환별 적정성평가 등에서 2~3등급에 그쳤던 병원은 큰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에 허가된 인원만 병실을 출입하는 ‘슬라이딩도어’ 등 병문안객 통제시설도 3점의 가산점이 부여돼 당락을 결정짓는 요인이 됐다. 의무사항이 아닌 가점 기준이지만 1~2점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서울권에선 2기에서 상급종합병원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순천향대 서울병원과 인제대 상계백병원이 다시 도전장을 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음압격리병실 기준을 모두 갖추고 최근 5층 병동과 3층 수술실을 리모델링했다. 별관 전체 리모델링도 진행하는 등 평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북부지역 맹주로 군림해 온 상계백병원도 3기 지정에 자신감으로 표하고 있다. 다만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외과 등 일부 기피과 전공의의 충원율이 낮고, 상계백병원은 노인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상 경증환자 비율이 높은 게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평가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라는 게 병원 측 입장이다.

2014년 2기 상급종합병원(2015~2017년) 지정평가 당시 52개 기관이 신청해 최종적으로 43개 병원이 지정됐다. 당시 신규 신청을 했던 기관 중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인제대 일산백병원·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을지대병원·삼성창원병원·해운대백병원 등이 탈락했고, 순천향대 서울병원·인제대 상계백병원·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등 서울 지역 3개 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자격을 잃었다.

의료계 일각에선 보건당국의 병원 줄세우기식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대한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C병원 관계자는 “점수 1점을 얻기 위해 수억, 수십억원을 쏟아붓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값비싼 장비와 우수한 술기를 보유한 의료진을 다수 보유한 대학병원을 점수별로 줄세우기하는 것은 동기 부여는커녕 병원 임직원 전체의 사기와 의료서비스의 질 하락을 초래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다른 병원계 관계자는 “500~1000병상 규모 대학병원이 빅5 병원과 경쟁하는 것은 형평성이 떨어진다”며 “초대형 병원이 아닌 대학병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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