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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구균백신, 13가 단백접합 ‘프리베나13’ vs 23가 다당질 ‘프로디악스23’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6-26 18:34:25
  • 수정 2021-07-07 13: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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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베나13, 19A·6A 등 항생제내성균 감염 예방효과 뚜렷 … 5세 미만 무료접종

프로디악스23, 11A·23A 등 23가지 혈청형 폭넓게 커버 … 65세 이상 무료접종
고령 만성질환자, 13가 단백접합·23가 다당질 백신 순서로 둘다 맞아야


폐렴구균백신 중 13가 단백접합백신인 한국화이자제약의 ‘프리베나13’(왼쪽부터) vs 23가 다당질백신인 한국MSD의 ‘프로디악스23’, 한독의 ‘뉴모23’

폐렴구균성질환은 호흡기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며, 사망률이 비교적 높아 전세계적으로 연간 사망자 수가 160만명에 달한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노인, 암·당뇨병·만성신부전 등 환자에 치명적이므로 이들은 예방백신을 꼭 맞아야 한다.

폐렴구균성질환은 폐렴구균(폐렴사슬알균, Streptococcus pneumoniae, Pneumococcus)이 무균 부위인 혈액·척수 등에 침입해 발생하는 침습성과 무균상태가 아닌 폐·중이·부비동 등에 침투했을 때의 비침습성으로 분류한다. 침습성폐렴구균증(invasive pneumococcal disease, IPD)은 △패혈증(혈액 내 감염) 및 패혈증성 폐렴 △수막염(뇌·척수를 감싼 막의 염증) 등이, 비침습성폐렴구균증은 △폐렴구균성폐렴 △부비동염(상기도감염) △중이염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 출시된 폐렴구균백신으로는 13가 단백접합백신(PCV, pneumococcal conjugate vaccine)인 한국화이자제약의 ‘프리베나13’, 23가 다당질백신(PPV, pneumococcal polysaccharide vaccine)인 한국MSD의 ‘프로디악스23’와 한독의 ‘뉴모23(사노피아벤티스 개발)’ 등이 있다.


국가예방접종프로그램(NIP)에 따라 5세 미만은 13가 단백접합백신을, 65세 이상은 23가 다당질백신을 보건소에서 무료로 맞을 수 있다.

프로디악스23와 뉴모23은 총 90여가지의 폐렴구균 혈청형 중 23가지(1, 2, 3, 4, 5, 6B, 7F, 8, 9N, 9V, 10A, 11A, 12F, 14, 15B, 17F, 18C, 19A, 19F, 20, 22F, 23F, 33F)를 예방할 수 있다. 혈청형은 폐렴구균을 싸고 있는 다당질의 종류로 구분한다. 이들 백신은 침습성폐렴구균증을 유발하는 혈청형이 소아에 비해 다양한 성인에 효과적이다. 전세계적으로 약 35년간 접종경험이 누적돼 안전성이 입증됐다.

항원을 폭넓게 커버하지만 T세포 매개 면역반응을 유도하지 못해 단백적합백신보다 면역원성(항원에 결합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항체 생성능력, 예방효과)이 떨어질 수 있다. T세포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B세포가 독립적으로 항체를 생산하므로 B세포가 미성숙된 2세 미만 영유아에선 사용할 수 없다.

송준영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와 정희진 아시아태평양인플루엔자연구소 교수가 2014년 9월 대한의사협회지에 발표한 ‘폐렴구균백신’ 보고서에 따르면 23가 다당질백신은 메타분석 연구결과 폐렴구균성 폐렴 관련 일관된 예방효과를 보이지 못했지만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IPD발생률을 50~80% 낮췄다.


여러 건의 임상연구 결과 예방접종한 성인의 약 80%는 2~3주 후에 항체가 생성됐는데 23가지 혈청형 각각에 대한 평균 항체생성률은 일정하지 않았다. 예방효과는 보통 5년 이상 지속되지만 기저질환이 있으면 항체 농도가 더 빨리 떨어질 수 있다.

프리베나13은 폐렴구균에서 분리한 다당질에 CRM197단백질이 결합돼 예방효과가 뚜렷하다. CRM197은 디프테리아톡소이드(diphtheria toxoid)의 비독성변형체로 T세포 매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안전한 단백질운반체로 소아용백신에 20년 넘게 활용됐다. 프리베나13은 전 연령에 접종할 수 있으며, 지난해 국내에서 영유아 약 35만명과 성인 50만여명이 이 백신을 맞았다. 

성인은 폐렴구균백신 종류에 관계없이 1회 0.5㎖ 접종한다. 생후 6개월 이하의 영아는 프리베나13 0.5㎖을 약 2개월 간격으로 3회 기초접종하고, 12~15개월에 1회 추가접종한다. 기초접종을 하지 않은 생후 7~11개월은 0.5㎖을 총 3회, 12~23개월은 2회, 24개월 이상은 1회 주사한다.

병원에서 접종하면 프리베나13의 1회 주사비용이 12만~13만원으로, 프로디악스23이나 뉴모23의 4만~5만원보다 비싸다. 프리베나13은 근육주사하며, 프로디악스23이나 뉴모23은 대체로 피하주사하며 근육주사도 가능하다.

프리베나13은 T세포가 B세포를 형질세포로 분화시켜 활성화함으로써 장기간 면역력이 지속되는 항체를 생성하고, 기억B세포를 만들어 같은 균이 재침입할 때 이에 대항하는 면역물질(항체)을 더 빠르게 생성한다.

프리베나13은 13가지의 폐렴구균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을 예방할 수 있다. 소아에서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에 의한 폐렴구균감염증 발생률을 90% 이상 낮췄다. 23가 다당질백신과 달리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성인에서 IPD 발생빈도를 낮춰 집단면역(herd immunity, 군중면역) 효과가 입증됐다. 집단면역은 특정 집단의 예방접종률이 높아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사람도 예방이 되는 상태를 뜻한다.

프리베나13은 네덜란드 65세 이상 노인 8만5000명이 참여한 이중맹검, 무작위배정, 위약대조 방식의 ‘CAPiTa(community-acquired pneumonia trial in adults)’ 임상연구 결과 백신의 13가지 혈청형에 의한 지역사회획득폐렴(community acquired pneumonia, CAP)을 45.6%, 폐렴구균성폐렴을 45%, IPD를 75% 각각 예방했다.
 
지역사회획득폐렴은 병원획득폐렴(hospital acquired pneumonia, 원내감염, HAP)과 대립되는 용어로 지역사회 내에서 감염된 폐렴을 뜻한다. 폐렴구균은 지역사회획득폐렴 원인균의 25~40%를 차지하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폐렴구균성폐렴의 사망률은 5~7%로 노인에서는 이보다 높다.

프리베나13은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004 trial’, ‘3005 trial’ 두 건의 임상연구에서 23가 다당질백신과 공통된 12개의 혈청형(1, 3, 4, 5, 6B, 7F, 9V, 14, 18C, 19F, 19A, 23F)의 면역원성을 비교한 결과 23가 다당질백신보다 전반적으로 뛰어났으며, 이상반응 발생률은 비슷했다. 이들 폐렴구균백신 접종 후 약 30~50%에서 경미한 국소이상반응으로 통증·홍반·부종 등이 보고됐다.

프리베나의 004 trial 임상에는 23가 다당질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50~64세가, 3005 trial엔 23가 다당질백신을 접종받은 지 5년 이상 지난 70세 이상이 각각 참여했다. 프리베나13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이즈)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른 임상연구에선 23가 다당질백신보다 면역원성이 높았다.

프리베나13은 출시된 폐렴구균백신 가운데 항생제 다제내성을 보이는 폐렴구균 혈청형 중 하나인 6A를 유일하게 포함하고 있다. 반면 23가 다당질백신은 프리베나13에 들어있지 않은 혈청형 11A와 23A를 갖고 있다. 프리베나13 도입 초기인 2011~2012년 미국과 유럽 임상연구 결과 23가 다당질백신의 혈청커버율이 13가 단백접합백신보다 약 15%p 높았으나 6A 혈청형 감염자가 많은 아시아에선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의 커버율 차이가 5~7%p로 서양보다 좁았다.

질병관리본부가 2009~2013년 국내 폐렴환자의 객담(가래)에서 분리한 폐렴구균을 분석한 결과 19F, 19A, 11A, 3, 6A, 6B, 23F, 23A 순으로 많이 발견됐다. 이들 혈청형은 전체 폐렴구균 유형 중 66.4%(104주 중 69주)를 차지했으며, 혈청형 3을 제외한 대부분은 3가지 이상 항생제(페니실린계, 마크롤리드계, 클린다마이신계 등)가 듣질 않아 다른 나라에 비해 다제내성균 발생률이 높았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dvisory Committee on Immunization Practice, ACIP)는 2014년에 폐렴구균백신 접종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65세 이상 고령자는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을 6~12개월(최소 8주 이상)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모두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주요 혈청형 관련 면역원성을 높이고 예방범위는 넓히기 위한 조치다. 13가 단백접합백신을 먼저 투여하면 기억B세포의 활동에 따라 면역증강 효과(booster effect)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23가 다당질백신을 앞서 접종하면 면역저하(hypo-responsivenes)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한감염학회 역시 사회적 비용 대비 효과 평가에 따라 2014년에 성인예방접종 권고안을 개정했다. 65세 이상 만성심혈관·폐·질환자나 당뇨병환자, 18세 이상 백혈병·에이즈·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감염증 환자 등 성인 면역저하자에 한해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을 모두 접종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법인의 10가 단백접합백신인 ‘신플로릭스’는 10가지의 폐렴구균 혈청형(1, 4, 5, 6B, 7F, 9V, 14, 18C, 19F, 23F)을 포함하며, 영유아 NIP에 등록돼 있다. 이 백신에 들어있지 않지만 폐렴구균감염증의 주요 원인균인 혈청형 19A, 6A, 3(프리베나13에 포함됨) 등 관련 예방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프리베나13 개발자인 피터 파라디소(Peter Paradiso) 박사는 “기존 7가(4, 6B, 9V, 14, 18C, 19F, 23F) 단백접합백신인 ‘프리베나’ 출시 후 미국·한국 등에서 이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인 19A가 5세 미만에서 IPD의 가장 흔한 원인균이 됐다”며 “프리베나13은 기존 프리베나에 6가지 혈청형(1, 3, 5, 6A, 7F, 19A)을 추가해 항생제 내성으로 예방이 중요해진 혈청형 19A 관련 직·간접적 예방효과를 유일하게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0년 전후로 프리베나13을 NIP에 등록한 미국·영국·이스라엘 등 3개국에서는 5세 미만의 19A형에 의한 IPD발생률이 감소한 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됐다”며 “반면 10가 단백접합백신을 NIP에 포함한 브라질·칠레·핀란드 등 3개국에선 관련 발병률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했다”고 말했다.

파라디소 박사는 “미국은 프리베나13을 NIP에 포함한 후인 2012~2013년에 IPD발병률이 도입 전인 2009~2010년 대비 89% 줄었다”며 “뉴질랜드에선 2010년 10가 단백접합백신을 NIP에 도입한 후 19A형에 의한 IPD발생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2014년 13가 단백접합백신을 NIP에 넣은 뒤에는 발병률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에는 13가 단백접합백신이나 23가 다당질백신이 포함하지 않는 혈청형과 항생제 과다사용으로 다제내성을 보이는 폐렴구균감염증이 늘어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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