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수술 후 곧바로 재건수술을 받더라도 유방을 완전히 절제한 경우와 예후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정언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 유방외과 교수, 유재민 임상강사팀은 2008~2014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유방암수술을 받은 환자 1458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유방즉시재건술은 먼저 유방암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한 뒤 곧바로 등이나 배 등 자가조직이나 보형물을 이용해 곧바로 유방을 재건하는 수술을 말한다. 유방암과 유방재건을 한 번의 입원과 수술로 해결할 수 있고, 유방상실로 인한 우울증을 예방하는 등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2015년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들의 경제적 문턱이 낮아졌고, 진행성 암종 등 수술 가능한 적응증 범위도 넓어지는 추세여서 이를 선택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예후를 가늠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 또한 복잡다변해진 탓에 삶의 질과 생존율 사이에서 환자는 물론 의료진의 고민이 큰 것도 현실이다.
이들 환자 중 유방암수술 후 즉시재건술을 받은 그룹(588명)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 그룹(878명)의 예후를 살펴본 결과 국소재발률, 재발률, 원격전이율, 사망률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즉시재건술 시행 여부 이외 두 그룹간 나이, 병기, 수술 시점, HER2 유전자 등 유방암 예후에 영향을 미칠만한 요소들을 보정한 결과다.
뿐만 아니라 연구팀이 그룹별 전체 생존율과 무질병생존율, 무원격전이생존율, 무국소재발생존율을 카플란-마이어(Kaplan-Meier) 생존분석에 따라 종합한 그래프도 비슷한 추세를 나타냈다. 즉시재건술을 받더라도 생존율에 영향을 주거나 암의 재발, 전이 등을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특히 아직 학계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선행항암화학요법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결과가 이어졌다. 유방외과팀이 전병준 성형외과 교수와 함께 최근 국제학술지 ‘임상유방암(Clinical Breast Cancer)’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선행항암화학요법을 받아야 할 정도로 병세가 깊었던 환자도 즉시재건술을 받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 환자 역시 앞서 연구와 마찬가지로 즉시재건술 여부와 상관없이 치료 결과의 차이가 없었다.
선행항암화학요법을 받는 환자들의 경우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즉시재건술을 두고 고민하는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선행항암화학요법 이후 유방재건술을 받은 환자의 평균 연령은 37세로 2기 이상인 경우가 22명으로 전체 71%에 달했다.
김석원 유방외과 과장은 “국내의 경우 젊은 환자의 유방암 유병률이 서양보다 높아 환자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것만큼 환자의 여성성을 지켜주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유방암 환자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유방외과와 성형외과가 힘을 모아 더욱 연구와 술기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