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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성인 Td백신’·SK케미칼 ‘대상포진백신’ 연내 출시 … 일부 백신 수익성 고민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6-15 17:42:43
  • 수정 2017-06-28 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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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십자, 결핵백신 소유권 정부와 분할? … SK, 폐렴구균백신 주소비층 영유아 적응증 미확보
지난해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성인 A형간염백신에 이어 올 5월 영아 필수예방접종 백신 중 하나인 사노피파스퇴르코리아의 ‘테트락심(DTaP-IPV)’이 일부 지역에서 품귀현상을 빚었다.

테트락심은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와 소아마비(IPV)를 예방하는 4가 혼합백신으로 1세 미만 영아는 생후 2·4·6개월 세 차례에 걸쳐 맞는다. 이번 품귀현상은 본사인 프랑스 사노피파스퇴르가 기존 백신에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Hib) 항원을 추가한 5가 혼합백신 ‘펜탁심(DTaP-IPV/Hib)’ 발매를 앞두고 기존 백신 공급량을 줄이면서 발생했다.

백신을 국산화하면 다국적 제약사의 경영 방침에 따라 백신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공중보건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2009년 신종플루 사태는 백신 자급화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질병관리본부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치료백신 ‘타미플루’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사절단을 급히 파견해야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백신자급률을 지난해 46%(28종 중 13종)에서 2020년 71%(28종 중 16종)를 목표로 글로벌백신 제품화 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녹십자, SK케미칼, CJ헬스케어, 일양약품 등 각 회사의 백신 개발·허가 전과정에 걸쳐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녹십자Td백신’은 녹십자가 지난 2월 국내 최초로 시판허가를 받은 성인용 파상풍·디프테리아(Td) 2가 혼합백신으로 올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Td백신은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돼 있지만 국산 백신이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녹십자는 Td백신에 백일해 항원을 추가한 성인용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 3가 혼합백신 ‘GC3111’의 임상 1상과 2상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최근 성인에게 백일해 감염이 증가하고 있지만 국산백신이 없어 사노피파스퇴르의 ‘아다셀’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법인의 ‘부스트릭스’ 등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에는 Tdap백신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케미칼은 지난해 8월 대상포진백신인 ‘NBP608’을 식약처에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허가신청 후 발매까지 약 1년이 걸려 연내 출시가 예상된다. GSK의 ‘HZ/su’가 비슷한 시기에 발매될 예정으로 10여년 만에 한국MSD의 ‘조스타박스’ 독점 체제가 깨지게 됐다. 조스타박스는 지난해 연매출 800억원이 넘는 대형 품목으로 녹십자가 MSD와 공동판매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자궁경부암백신인 ‘NBP-615’의 임상 1상과 2상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MSD의 ‘가다실9’와 GSK의 ‘서바릭스’가 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수족구병백신인 ‘CJ-40010’과 3세대 천연두(두창) 치료백신인 ‘CJ-40011’의 전임상을 각각 진행 중이다.

수족구병은 전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아직 없다. 지난해 2월 기준 중국에서 엔테로바이러스71(EV71)을 포르말린으로 불활성화한 사백신 2개가 시판허가를 받았지만 주요 원인 바이러스인 콕사키바이러스A16(Coxsackievirus A16)가 포함되지 않아 예방에 한계가 있다.

3세대 두창 치료백신은 수익성이 작지만 생물학무기 중 파괴력이 큰 천연두바이러스 전염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를 막을 수 있다. 천연두바이러스는 1980년에 박멸이 선언됐지만 미국과 영국 등에서 연구용으로 보관하고 있다.
 
일양약품은 신종 감염병인 지카바이러스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바이러스 치료백신을 개발 중이다. 지난 5월 지카바이러스와 메르스바이러스에 동시효과를 보이는 유효물질 4개를 발굴했다.

녹십자와 SK케미칼은 개발 중인 일부 백신 관련 수익성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녹십자는 2008년 질병관리본부가 출연한 주사용(피내용) 결핵백신(Bacille-Calmete-Guerin, BCG백신) 국산화사업의 위탁업체로 선정됐다. 이후 백신생산용 종균 확보 문제로 완제품 발매 시기를 2014년에서 2020년 말로 늦췄다. 현재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녹십자는 한국결핵협회 산하 결핵연구원이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에서 들여온 균주를 이용해 결핵백신생산용 종균인 ‘BCG-Korea’를 개발했지만 2013년 6월 예방접종심의위원회로부터 BCG-Korea가 백신 종균으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2011년 4월 전남 화순공장에 주사용 BCG백신 생산시설을 완공한 후 수 년째 휴업하게 됐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병관리본부가 녹십자의 결핵백신사업에 약 150억원을 지원했으므로 결핵백신 소유권을 녹십자와 나눠가지거나 정부 주도로 공공제약사를 설립해 백신을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결핵백신 사업에 고액의 국민 세금이 투입됐으므로 국민이 혜택받기 위해서는 정부가 결핵백신의 생산·판매권한 관련 일정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며 “민간기업은 해외 수출로 개발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지만 소유권을 녹십자에 완전히 넘겨 주면 백신 구매로 인한 정부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다”고 말했다.

결핵백신은 일명 ‘불주사’라 불리는 주사용과 피부에 주사액을 바른 후 9개 바늘이 달린 도장형 도구를 피부를 강하게 눌러 약물을 주입하는 경피용 두 가지로 나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경피용 결핵백신이 주사용 결핵백신보다 흉터가 심하지 않는 대신 정확한 양을 주입하고 어려워 항체가 생성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주사 제형을 권장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014년 기준 결핵 발생률이 10만명당 86명으로 1위를 차지해 2위인 포르투갈의 10만명당 25명과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주사용 결핵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보건소에서 무료로 맞을 수 있지만 전량을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Statens Serum Institut, SSI)로부터 수입해 자급화가 절실한 분야다. 경피용 결핵백신은 병원에서 7만~8만원의 사비를 들여 맞아야 한다. 경피용 백신 역시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7월 식약처로부터 폐렴구균백신 ‘스카이뉴모’의 시판허가를 받았지만 주요 적응증 중 하나인 성인 폐렴 예방을 확보하기 위한 3상 임상을 진행 중이어서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스카이뉴모는 한국화이자제약의 ‘프리베나13’과 같은 다당류·단백질 접합 방식으로 제조한다.

SK케미칼은 2015년 7월 화이자가 제기한 조성물특허 침해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진행 중인 2심에서도 지면 프리베나13의 조성물특허가 만료되는 2027년까지 스카이뉴모를 발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카이뉴모가 50세 이상 폐렴 예방을 적응증으로 획득하고 출시된다하라도 영유아 대상 임상데이터가 없어 매출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폐렴구균백신이 2014년부터 영유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면서 프리베나13의 연매출인 약 600억원 중 80%가 영유아에서 나오고 있다. 프리베나는 생후 6주후부터 처방가능해 사용폭이 스카이뉴모에 비해 훨씬 넓다.

업계 관계자와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국내 백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공중보건 위기관리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신종 감염병 예방·치료백신 연구개발, 해외 임상시험 등에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안동호 녹십자 상무는 “나고야의정서 협약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주의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졌다”며 “백신생산 관련 세포주나 균주를 국가차원에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고야의정서는 특정 국가의 생물유전자원을 상품화하려면 해당 국가에 미리 통보한 뒤 승인받고, 이익의 일부를 공유해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다. 이 안건은 2010년 10월 29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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