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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류마티스관절염약 화이자 ‘젤잔즈’, JAK억제제 시장 독주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6-12 11:27:07
  • 수정 2020-09-13 16: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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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쟁약 릴리 ‘올루미언트’, 美 FDA 승인거부 … 젤잔즈, 2차치료 급여확대 기대
한국화이자제약의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인 ‘젤잔즈’

지난 4월 미국 일라이릴리는 야누스키나제(Janus Kinase) 억제제 계열 먹는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인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baricitinib)가 임상연구 자료 부족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승인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같은 계열 첫 치료제인 화이자의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citinib)가 시장 선점효과를 누리게 됐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최근 개정된 미국과 유럽 류마티스관절염 진료가이드라인, 시판 후 안전성을 입증한 처방데이터 등을 근거로 젤잔즈의 2차치료제 급여화를 재추진 중이다.

JAK억제제는 알약 제형으로 주사공포증이 있는 환자에서 기존 2차치료제인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tumor necrosis factor alpha) 억제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상연구는 물론 진료현장에서 TNF-α억제제 대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면 TNF-α억제제보다 사용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만성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손가락·발가락 등 여러 관절 활막에 염증을 일으켜 관절과 뼈를 손상시킨다. 증상이 심하면 다른 장기에도 침범할 수 있다.

메토트렉세이트 성분은 비교적 안전하고 항염증효과가 뛰어나 1차치료제로 가장 널리 처방된다. 이 성분은 알약과 주사 제형 모두 출시돼 있는데 주사제는 경구약보다 투여가 불편하지만 전신 부작용 발생위험을 낮추고 빠른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메토트렉세이트 투여로 증상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거나 방사선학적으로 질병이 진행되면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tumor necrosis factor alpha) 억제제 등 생물학적제제, JAK억제제 등을 사용한다. 메토트렉세이트 투여 환자의 약 30%는 치료반응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JAK억제제는 사이토카인(면역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신호전달 과정 중 야누스키나제 그룹인 JAK1, JAK2, JAK3, 티로신키나제(TyK)2 등 4가지 인산화효소의 작용을 차단한다. 젤잔즈는 이들 4가지 효소를 모두 차단하는 반면 올루미언트는 JAK1, JAK2만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젤잔즈는 보통 1일 2회 5㎎ 1정을, 올루미언트는 1일 1회 4㎎ 1정을 복용한다.

TNF-α억제제는 종양괴사인자(TNF-α)가 TNF-α수용체에 결합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신호전달 과정을 차단함으로써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한다. 애브비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adalimumab), 암젠의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etanercept, 화이자 공동판매) 등이 대표적이다.
휴미라는 2주에 1회, 엔브렐은 1주에 1~2회 자가주사한다.

JAK억제제는 경구약이라는 장점에 메토트렉세이트 없이 단독요법으로도 쓸 수 있는 경쟁우위를 갖췄다. TNF-α억제제는 단클론항체 성분으로 인체가 이를 외부물질로 인식하고 중화(neutralization) 항체를 생성해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에 메토트렉세이트와의 병용투여가 권고된다.

젤잔즈는 2012년 미국 FDA로부터 시판승인을 받았으며, 2015년 3월 국내에 급여출시됐다.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이 메토트렉세이트, TNF-α억제제에 효과가 없는 3차치료부터 적용돼 기대와 달리 지난해 원외처방액이 10억원에 그쳤다.

‘ORAL’ 글로벌 3상 임상연구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지만 처방순위가 밀려 쓸 기회가 적었다는 분석이다.

젤잔즈는 메토트렉세이트 치료에 반응이 충분하지 않는 환자 717명을 대상으로 1년간 진행한 ‘ORAL Standard’ 3상 임상에서 미국 애브비의 TNF-α억제제제인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adalimumab) 대비 동등한 수준의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6개월 치료 후 젤잔즈 투여군 대 휴미라 투여군 대 위약 투여군의 ACR20 도달률은 51.5% 대 47.2% 대 28.3%, ACR50 도달률은 36.7% 대 27.6% 대 9.1%,, ACR70 도달률은 19.9% 대 12.3% 대 1.9%이었다.

ACR20은 미국 류마티스학회(ACR, 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가 규정한 류마티스질환 치료법의 유효성 평가지수 중 하나로 총 7가지 항목 중 △통증 관절수 △종창 관절수 등 증상 관련 2가지 항목이 모두 20% 이상 개선되고 △환자 자신의 통증 평가(시각상사척도인 VAS 이용) △환자의 질환 활동성 평가(VAS 이용) △의사의 질환 활동성 평가(VAS 이용) △환자의 신체기능 평가(VAS 이용) △C반응성단백(CRP, C-reactive protein) 또는 적혈구침강속도(ESR, 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급성기반응물질 측정 등 나머지 5항목 중 3항목 이상이 20% 이상 개선된 상태를 의미한다. ACR50, ACR70은 관련 증상이 50%, 70% 이상 개선된 상태를 뜻한다.

젤잔즈는 다른 ORAL 3상 임상연구인 ‘ORAL-Solo’에서 비생물학적 항류마티스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의 단독요법, ‘ORAL-Step’에선 TNF-α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 대상 메토트렉세이트와의 병용요법 등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Oral Scan’ 연구에서는 메토트렉세이트 병용해 치료 6개월째에 위약 대비 방사선학적 진행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젤잔즈 허가용량의 2배인 1일 2회 10㎎씩을 투여한 환자군은 mTSS(modified Total Sharp Score) 점수로 평가한 관절손상 정도가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

mTSS는 방사선학적 관절염 진행억제 효과를 평가하는 지표로 0점(정상)부터 398점(모든 관절파괴) 범위로 점수를 매긴다. 1년에 3점 이상 증가하면 뼈와 연골이 빠르게 손상된 것으로 간주한다.

화이자는 젤잔즈 관련 1건의 장기간 연장연구에서 6100명 이상 환자를 최대 8년간 추적관찰해 1만9000인년(patient-years)이 넘는 안전성 정보를 축적했다. 젤잔즈 임상에서 흔히 보고된 이상반응(발생률 1% 이상)은 비인두염, 폐렴, 대상포진, 백혈구감소증, 간효소·콜레스테롤·크레아티닌인산활성효소 수치 상승 등이었다. 이들 부작용은 관리가능한 수준이었다.

이상헌 대한류마티스학회 기획이사(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젤잔즈는 미국에서 허가된 지 5년이 넘었고 일본에서도 1000례 이상 처방경험이 확보돼 안전성 관련 우려는 해소됐다고 봐야 한다”며 “대상포진 역시 조기에 치료하거나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평했다.

젤잔즈는 2012년 11월 미국 출시 후 지난해 2월까지 약 3년간의 진료현장 데이터 분석결과 기존 생물학적제제나 합성의약품 대비 안전성이 확인됐다.

젤잔즈 투여군(760명)의 중증감염과 대상포진의 연간 100명당 발생 건수가 각각 3.69건, 1.43건으로 생물학적제제 투여군(4628명)의 3.29건 및 0.94건이나 합성의약품 투여군(1328명)의 2.39건 및 0.47건보다 많았다. 반면 심혈관질환은 연간 100명당 발생 건수가 1.69건으로 생물학적제제 투여군의 2.57건이나 합성의약품 투여군의 2.59건보다 적었다. 악성종양 발생률은 세 그룹 모두 연간 100명당 1.7~1.8건으로 비슷했다.

젤잔즈 투여군의 평균 류마티스관절염 지속기간은 13.4년으로 생물학적제제 투여군의 10.1년, 합성의약품 투여군의 4.7년보다 길었다. 젤잔즈는 기존 치료에 실패하고 오랫동안 투병한 환자에서 안전성을 입증했다. 연구결과는 지난해 11월 미국 류마티스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올루미언트는 지난 2월 유럽에서 메토트렉세이트 등 1개 이상 항류마티스제 치료에 실패한 성인 중등도 및 중증 활성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국내에선 아직 시판승인을 받지 않았다.

메토트렉세이트로 치료받은 적 있는 활동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1307명이 참여한 52주간의 3상 임상연구 ‘RA-BEAM’에서 휴미라와 위약 대비 효과를 입증했다. 치료 12주째에 ACR20 도달률은 올루미언트가 70%로 휴미라의 61%, 위약의 40%보다 높았다. 치료 24주째에 mTSS 기준 위약 대비 방사선학적 진행억제 효과를 입증했다.

FDA는 지난 1월 올루미언트의 시판허가 검토기간을 연장했지만 “최적 투여용량, 안전성 관련 임상자료가 부족하다”며 판매승인을 끝내 거부했다. 미국 금융투자매거진 배론스(Barron‘s)는 이 약의 현지 출시시기를 2019년 이후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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