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미국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소아마비 사백신(Inactivated Vaccine) 개발비로 1260만달러(약 140억원)를 지원받는다고 7일 밝혔다. 이 회사는 2014년 이 백신의 개발을 시작해 현재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사백신은 열이나 약품 처리로 생리활성을 정지시킨 바이러스를 항원으로 활용한다.
기존 경구용 소아마비백신은 살아있는 폴리오바이러스(Poliovirus)를 약독화한 생백신으로 백신 성분인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소아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경구용 소아마비백신 사용중단을 목표로 사백신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공급 업체가 적어 많은 국가가 백신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소아마비 사백신은 기술난이도가 높고 국제규격에 부합하는 생산시설을 확보하기 어렵다.
LG화학은 지원금을 올해부터 2020년까지 소아마비백신의 해외 임상시험과 충북 오송 백신전용 공장의 생산설비 확장에 사용하기로 했다. 2020년 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를 인증받아 오송공장에서 생산해 해외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1996년 국내 첫 유전자재조합 B형간염백신인 ‘유박스’ 개발에 성공해 WHO로부터 의약품생산·품질관리기준 적합 판정을 받아 수출했다. 뇌수막염백신 ‘유히브’ 출시로 백신 국산화를 이뤘다. 지난해 말 유니세프의 2017~2019년 정규 입찰에서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B형간염·뇌수막염 등 5가지 질병을 동시에 예방하는 5가 혼합백신 ‘유펜타’를 8100만달러(약 913억원) 규모로 공급하는 계약을 수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