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 간염환자는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약을 같이 복용해왔는데, 하나의 약으로도 바이러스 활동이 충분히 억제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여러 약에 내성을 보이는 다약제 내성 만성 B형간염 환자 192명을 144주(3년) 동안 장기 추적한 결과 B형간염 치료제인 테노포비어 단독요법이 테노포비어·엔테카비어 병행요법과 효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임 교수팀은 다약제 내성 만성 B형 간염 치료에 있어서 테노포비어 단독요법과 테노포비어-엔테케비어 병행요법의 치료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환자 19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 요법을 적용해 48주 후 치료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단독요법을 적용한 그룹의 약 66%, 병행요법을 적용한 그룹의 약 68% 환자들에게서 혈액 B형 간염 바이러스 활동이 발견되지 않아, 두 치료 방법의 효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두 그룹을 하나로 합쳐 추가적으로 96주 동안 테노포비어 단독요법을 사용한 결과 간염 바이러스 활동이 발견되지 않은 환자 비율이 약 74%로 증가했으며 테노포비어 내성은 단 한명에게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된 약 26%의 환자들에서도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난 것으로 밝혀져, 만성 B형 간염 치료에 있어서 단독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됐다.
이번 연구로 국내 약 3만5000여명의 다약제 내성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 하나의 약만 사용하게 되면 건강보험 재정 부담도 연간 최소 3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로 여러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만성 B형 간염 환자에게 테노포비어 단독요법이 충분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환자가 불필요하게 많은 약을 복용하지 않게 됐다”며, “국내 만성 간염 및 간경변증 환자의 약 70%, 간세포암 환자의 65∼75%가 B형 간염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는 만큼, 앞으로 효과적으로 B형 간염을 치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는 국내 다기관이 협력해 서울아산병원 임상시험센터의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임상시험으로써, 만성 B형 간염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간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헤파톨로지(Hepatology, IF=11.711)‘에 게재됐으며, 최근 개정된 유럽간학회 만성 B형 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됐다.
서울아산병원은 효율적인 임상시험 진행을 돕는 임상시험관리시스템(CTMS)과 국내 제약사 지원 신약개발 자문 컨설팅 프로그램(PRISM)을 운영하며 세계적 수준의 임상시험시스템을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