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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치료제 얀센 ‘콘서타OROS’ vs 릴리 ‘스트라테라’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5-18 20:26:31
  • 수정 2021-10-09 20: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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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서타, 약효 1시간만에 발현, 12시간 지속 … 반응률 70~85%로 높아

스트라테라, 시간 상관없이 1일 1회 투여  … 틱장애 환자도 복용가능


지난해 9월 성인이 돼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를 진단받은 환자까지 약물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됐지만 성인 ADHD 환자의 치료율은 1% 미만으로 질환 인지도 제고가 시급하다. 전세계적으로 성인 ADHD의 유병률이 약 4.4%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환자 수는 82만명으로 추산되지만 실제 치료율은 0.76%로 극히 낮은 실정이다.


이번 급여 확대는 성인이 된 후 ADHD를 진단받은 환자가 많아 이들을 위한 급여화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최근 ‘국내 성인 ADHD 질환 인식 및 치료 실태’를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인 ADHD를 진단받은 환자 중 56.8%는 어른이 돼서야 증상을 처음 인지했다. 82.4%는 사회적 인식, 비용 등 다양한 이유로 증상을 알아차린 직후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1~10년 이상 지난 후에 내원했다.

ADHD를 치료할 때 보통 약물요법과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한다. 대표적인 약제로는 한국얀센의 ‘콘서타OROS’(성분명 메틸페니데이트, methylphenidate)와 한국릴리의 ‘스트라테라’(성분명 아토목세틴, atomoxetin)가 있다. 이들 약은 연령과 체중에 따라 용량이 다를 뿐 소아·청소년과 성인 환자에 모두 처방된다. 다만 이 질환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모두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콘서타OROS의 차별화된 장점은 약효가 1시간 만에 발현된 후 12시간 지속되고, 치료반응률이 높다는 것이다. 스트라테라는 시간과 관계없이 1일 1회 투여하며, 틱장애 등 불안증을 동반한 환자에 처방할 수 있다.

콘서타OROS는 1일 1회 오전에 복용하는 서방형(long-acting form) 정제로 기존 메틸페니데이트 제제가 속방형(IR, Immediate-release)이어서 약효 지속시간이 3~4시간으로 짧아 1일 3회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했다. 이 약은 200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받았으며 2003년 국내에 발매됐다.

콘서타OROS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는 대뇌에서 주의·집중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 시냅스전 신경세포(뉴런)로 재흡수되는 것을 차단하는 동시에 이들 물질 분비를 촉진해 신경세포 간 신호전달을 활성화한다.

메틸페니데이트는 1955년 처음 개발된 이후 여러 건의 임상연구를 통해 60년 넘게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가 축적됐으며,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투여 1시간 만에 약효가 발현되는 게 특징이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정신자극제(stimulants, 향정신성의약품)로 분류돼 복용하면 마약처럼 중독성이 생길 것으로 오해하고 치료를 기피하는 사람이 있지만 전문의 처방대로 용량과 용법을 지키면 오히려 ADHD로 인한 흡연·음주 등 물질남용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다만 수험생이 집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남용하는 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콘서타OROS에는 한국얀센의 삼투압 현상을 이용해 약물 방출속도를 조절하는 기술(Osmotic Release Oral Delivery System)이 적용됐다. 겉은 속방형 메틸페니데이트가 둘러싸고 있으며, 안에는 두 개의 속방형 메틸페니데이트 층과 삼투압으로 활성화되는 한 개의 층으로 이뤄진다. 레이저로 알약에 미세 구멍을 뚫어놨다. 이 구멍으로 물이 들어오면 안에 있던 삼투압 층이 활성화되며, 다른 두 층의 약물 성분을 지속적으로 방출한다.    

릴리 헤치만(Lily Hechtman) 캐나다 맥길대 몬트리올소아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해 2월 미국 임상약학저널인 ‘임상약사(Clinical Pharmacist)’에 실은 ‘ADHD치료제를 선택할 때 고려할 사항’을 주제로 실은 보고서에서 성분별 치료반응률을 콘서타OROS의 메틸페니데이트와 암페타민(amphetamine, 국내 미처방)은 70~85%, 스트라테라의 아토목세틴은 60~65%, 구아파신(guanfacine, 국내 미처방)은 30~40%로 각각 분류했다. 정신자극제인 메틸페니데이트와 암페타민이 비정신자극제인 아토목세틴과 구아파신보다 반응률이 높다고 평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스트라테라가 안전성에서 비교 우위를 보이지만 치료효과는 뚜렷하게 콘서타OROS가 스트라테라를 앞선다는 평가에 대체로 일치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국릴리의 스트라테라는 선택적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억제제(norepinephrine-specific reuptake inhibitor, NSRI)로 도파민과 세로토닌에는 거의 작용하지 않는다. 이 약의 성분인 아토목세틴은 처음에 항우울제로 개발됐지만 현재는 ADHD치료제로만 사용된다. 2003년 FDA 시판승인을 받았으며, 2007년 국내에 발매됐다. 2013년부터 1차 치료까지 건강보험 급여가 확돼됐다.     

스트라테라는 약효 지속시간이 24시간으로 길어 1일 1회 시간과 관계없이 복용하는 게 장점이다. 다만 투여 1주 후부터 약효가 천천히 발휘되며 6주째에 최대효과에 도달한다.  

비정신자극제로 콘서타OROS와 달리 틱장애나 투렛증후군(뚜렛증후군)을 동반한 환자에도 처방할 수 있지만 희귀 내분비성 고혈압 질환인 갈색세포종(크롬친화세포종) 환자에는 투여할 수 없다. 틱장애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신체 일부를 빠르게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불안증으로 투렛증후군은 이 증상이 만성화된 상태를 뜻한다.

콘서타OROS와 스트라테라의 흔한 부작용은 식욕저하, 복통, 두통, 구역(오심), 구강건조, 비인두염, 혈압상승 등이다. 스트라테라는 콘서타OROS에 비해 불면증과 체중감소 발생률이 낮지만 졸림(진정)은 빈번하다.

두 약은 공통적으로 녹내장이나 중증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환자, 1세대 항우울제인 단가아민(MAO, monoamine oxidase)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 등이 투여할 수 없다. 대표적인 MAO억제제로는 한국메나리니의 ‘오로릭스’(모클로베미드, moclobemide)가 있다.

콘서타OROS와 스트라테라는 식욕저하로 성장저해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들 약을 투여한 소아청소년 환자를 장기간 추적관찰한 결과 위약 대비 성장을 지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우울증·업무력 저하 원인, ADHD일수도 
 
ADHD는 아동기(만12세 이전)에 발병한 후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까지 증상과 기능장애가 이어지는 만성 신경정신질환으로 지능지수(IQ)가 낮은 것은 아니며 치료가 가능하다. 주요 원인으로 주의·집중력을 조절하는 대뇌 전두엽의 발달지연과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불균형 등이 꼽힌다. 유전적·환경적 영향을 받지만 명확한 병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전세계 소아·청소년 중 3~8%가 ADHD를 앓고 있으며, 국내 유병률은 약 6.5%로 추정된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기준 5만3424명만이 치료받아 잠정환자 수 대비 치료율은 10% 내외로 50% 이상인 미국보다 매우 낮다.
   
소아 ADHD 환자의 남녀 성비는 3 대 1에서 5 대 1로 남아가 발병률이 높다. 여아는 남아와 비교해 3대 증상 중 과잉행동과 충동성은 잘 드러나지 않고 주의력결핍이 주로 관찰되며,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5배 이상 높다.   

소아 환자의 70%는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이어지며, 이 가운데 50~60%는 성인이 돼서도 질환을 갖고 있다. 연령에 따라 양상이 달리 나타나 과잉행동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반면 충동성과 부주의 증상은 지속된다.

성인 환자는 사회생활에서 실수가 잦고, 계획적인 일처리와 감정조절 능력 등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에 학교 중퇴, 실직, 대인관계 문제, 교통사고, 알코올 및 게임 중독 등을 겪을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다.

성인 ADHD는 소아 환자와 달리 과잉행동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해 처음부터 질병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다. 성인 환자는 사회적 실패를 지속적으로 경험하면서 10명 중 9명은 우울증 등 합병증을 갖고 있다.

이소영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홍보이사(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로 인해 우울증, 불안증, 중독성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과거(소아청소년기) 행동 등을 살펴 기저질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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