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씨는 지난 달 부모님의 건강을 살피던 중 선반 위로 팔을 뻗지 못하고 옷을 입을 때 어깨가 움직이지 않아 힘들었다는 어머니(58)의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됐다. 밤이면 어깨통증이 심해 잠도 제대로 못자는 어머니가 안타까워 그날 바로 병원을 찾았다.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단 결과 어머니의 어깨통증은 오십견이 원인이었다. 다행히 수술할 정도로 진행되지 않아 빠른 통증 경감과 기능회복을 위해 체외충격파를 받은 뒤 재활치료를 병행했다. 현재 김 씨의 어머니는 증상이 상당 부분 호전돼 편하게 일상생활을 즐기고 있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나타나는 어깨통증은 단순 근육통이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중년 여성은 설거지나 청소 등 팔과 어깨를 사용하는 가사 일에 하루종일 시달려 회전근개파열, 오십견, 어깨충돌증후군 등에 쉽게 노출된다. 이 중 발병률이 높은 오십견은 어깨를 이루는 관절낭이 두꺼워지면서 유착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정식 명칭은 유착성관절낭염 또는 동결견이다. 심한 통증을 초래하고 어깨 운동범위를 제한해 생활의 큰 불편함을 준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혈액 내에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더 많아 통증 강도가 심하고 수술 후 회복 속도도 더딜 수 있다.
오십견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밤에 유독 심한 어깨통증이 느껴지면서 어깨를 움직이기 힘들다면 오십견을 의심해볼 수 있다.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을 때 팔을 들어올리기 어렵고 여성의 경우 속옷을 입기 힘들다. 회전근개파열과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데 어깨운동이 제한되는 범위로 구분할 수 있다. 오십견은 아무리 팔을 올리려 해도 올라가지 않지만 회전근개파열은 팔을 들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하다가 팔을 완전히 올렸을 때 통증이 줄어드는 게 특징이다.
성창훈 강남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오십견은 스스로 움직이는 능동적 운동이 제한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이 관절운동을 시도할 때에도 수동적 운동제한이 나타난다”며 “통증이 심하고 운동제한이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어 자연치유를 기다리기보다는 가급적 빨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병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질병 초기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체외충격파, 운동 등 치료보존적 비수술치료로 통증을 줄이고 어깨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이 중 체외충격파(ESWT) 치료는 수술, 절개, 마취, 입원 없이 자연치유를 앞당기는 방법으로 통증 부위에 고강도 충격파를 집중시켜 세포 재생을 활성화하고 염증을 개선한다. 혈관생성 및 조직재생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치료 시간이 약 10~15분으로 짧고 통원치료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오십견 외에도 회전근개파열, 석회성힘줄염 등 어깨질환에도 적용돼 좋은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체외충격파로 통증이 줄면 재활운동으로 관절운동 범위를 조금씩 회복시키는 게 중요하다. 팔을 앞으로 드는 거상운동, 외회전운동, 내회전운동 등을 실시해 어깨관절을 모든 방향으로 스트레칭한다. 강도는 참을 만한 정도로 유지하고 반복 시행하도록 한다.
성창훈 원장은 “체외충격파는 세포를 자극해 통증과 염증을 줄일 뿐만 아니라 주변의 노화된 근육·인대·힘줄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빠른 치료를 돕는다”며 “재활운동을 꾸준히 병행해 어깨관절 운동 범위를 넓혀주면 어깨기능이 빠르게 회복돼 편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