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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미세먼지 공격, 호흡기 말고 ‘피부’도 레드라이트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7-03-31 19:49:51
  • 수정 2017-04-03 19: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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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공 통해 피부 침투해 염증물질 유발 … 낮에는 가볍게, 저녁에 리치하게 방어벽 쳐야

자외선이 늘어나고 일교차가 심한 봄철 환절기엔 피부가 예민해지기 쉽다. 계절적 요소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날아오는 강력한 ‘초미세먼지’가 악영향을 끼친다. 

머리카락 굵기의 40분의 1보다 작은 입자의 미세먼지는 중국·몽골 지역에서 강한 바람에 의해 날려 온다. 공장·자동차 등에서 발생하는 인위적인 납·카드뮴 등 중금속과 각종 화학·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피부건조증 등 피부트러블을 일으키는 주원인이 될 수 있다. 

숙명여대 김경은 향장미용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5월 ‘라이프 사이언스’ 저널에 ‘미세먼지가 아토피나 피부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미세먼지가 여드름·건선·아토피 등 염증성 피부질환을 유발하며, 피부노화·탈모에도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피부암을 유발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고 언급했다. 미세먼지가 모공의 크기보다 20배 정도 작아 모공을 거쳐 피부내로 침투하면 염증성 사이토카인 및 체내 활성산소가 증가하고 이들이 피부세포를 자극해 문제를 유발한다는 게 요지다. 단 노출되고 있는 미세먼지의 양이 피부암까지 유발할 정도로 심각한지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외출 후 바로 트러블이 나타나거나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을 느끼기 마련이다. 심지어 얼굴과 두피까지 가렵기도 하다. 피부 가장 바깥쪽인 각질층은 외부 이물질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피부장벽’ 기능을 한다.  

정상적인 피부는 각질층이 마치 잘 쌓여진 벽돌처럼 배열되고 그 사이의 세포간 ‘지질’이 이런 배열이 잘 고정되도록 유지한다. 외부 유해물질에 노출돼도 피부장벽이 이물질을 제대로 방어해 문제가 없지만 민감성 피부는 대개 피부장벽이 손상된 상태여서 외부 유해물질에 의해 쉽게 자극받거나 열을 받으면 금세 수분이 증발된다. 

초미세먼지는 피부에 달라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꼼꼼한 세안이 필요하다. 이미 얼굴에 트러블이 생겼다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저자극성 제품으로 세심하게 세안할 필요가 있다. 

이때 트러블이 생겼다고 클렌저의 양을 늘리거나 세안 시 얼굴을 강하게 문지르면 오히려 피부장벽이 무너질 수 있다. 평소보다 클렌징 단계는 늘리되 순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평소 1차세안만 하는 사람도 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클렌징 단계를 늘려 클렌징 오일이나 클렌징 워터로 1차세안을 하고, 클렌징 폼으로 2차세안까지 꼼꼼하게 해준다. 이 때 클렌징 브러시를 사용하면 피부에 흡착된 미세먼지를 더욱 용이하게 제거할 수 있다.

이윤경 숙명여대 향장미용학과 교수는 미세먼지의 공격을 받은 날에는 흡착력이 좋은 오일이나 크림 타입의 클렌저를 쓸 것을 권한다. 그는 “미세먼지가 엉겨 있는 메이크업과 피지를 녹인 다음 저자극 폼클렌저로 이중세안 하는 게 정석”이라며 “클렌징하기 전 따뜻한 스팀타올로 모공을 넓혀주면 깊숙이 숨어 있던 먼지가 더욱 쉽게 배출된다”고 조언했다.

얼굴이 가려워도 되도록 얼굴에 손을 대지 않는 게 좋다. 중금속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먼지가 이미 피부 표면에 붙어 있는 상태에서 손으로 긁거나 문지르면 2차 접촉성 피부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미리 피부장벽을 튼튼하게 만드는 게 최선이다. 피부 자체의 방어력을 길러 유해물질에 대응하는 것이다. 각질세포간 결속력을 강화해주는 세포간 지질이 부족하면 세포결합이 흐트러지면서 피부장벽이 손상된다. 세포간 지질은 세라마이드(54%), 지방산(21%), 콜레스테롤(16%), 콜레스테릴에스테르(8%) 등으로 구성되는데 가장 중요한 세라마이드 성분이 함유된 보습제를 사용하면 피부장벽 회복에 유리하다. 

문제는 어떤 텍스처를 선택하느냐의 여부다. 사실 어떤 외부자극에도 끄떡없는 피부 방어를 기대한다면 쫀쫀하고 크리미한 제형을 선택하는 게 맞다. 하지만 리치한 텍스처를 바르면 피부에 미세먼지가 더 잘 달라붙는 단점도 감수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계절에는 낮에는 되도록 유분기가 적은 메이크업을 하고, 밤에는 피부장벽을 강화하는 리치한 타입의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해볼 필요가 있다.

두피도 피부의 일종으로 미세먼지에 항상 노출돼 있는 부위다. 두피는 얼굴보다 땀이나 피지 분비량이 많아 미세먼지가 달라붙기 쉽고 두피 모공을 막아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 탈모로 이어질 수 있어 세안만큼 샴푸에도 신경써야 한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평소 아침에 샴푸하는 사람도 미세먼지가 많은 시기에는 밤에 샴푸하는 게 좋으며 외출 전 끈적임이 심한 헤어 에센스는 봄철에 잠시 넣어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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