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욱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화상연구소 외과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3D 세포프린팅기술를 활용해 손상된 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간 블록(Hepatic block Scaffolds)’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간 블록을 손상된 간에 이식하면 블록 안에 있던 인간지방조직 유래 줄기세포가 밖으로 방출돼 간 재생을 유도한다.
연구팀은 2014년부터 3년간의 연구 끝에 3D 세포프린팅 기술로 돼지 피부 유래의 ‘type 1 콜라겐’을 바이오잉크로 사용하고, 인간지방조직 유래 줄기세포(ASC, Adipose Stem Cell)를 이용해 간 블록을 제작했다. 이 간 블록을 간 손상 동물모델에 이식한 결과 대조군보다 간 기능이 빠르게 회복됐다. 3D 세포프린팅 기술은 인간유래 세포와 천연 고분자물질로 만든 ‘바이오잉크’를 세포 프린터를 통해 피부, 혈관, 연골 등 장기로 출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연구팀이 간 손상 쥐에 블록을 이식하고 1주일 뒤 혈액을 분석한 결과 GOT(AST)·GPT·TBIL·ALP가 감소하고 반대로 알부민(ALB) 형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 손상이 줄면서 간기능이 회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알부민은 간 기능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건강회복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좋다.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2000년부터 현재까지 누적된 간이식 희망 대기자는 약 4700명에 달한다. 이 중 전격성 간부전 환자는 간을 이식받지 못하면 사망률이 85%에 달한다. 이처럼 간부전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효과적인 간 치료법 개발의 청신호를 켰다는 평가를 받아 ‘재료화학저널B(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B)’ 지난 1월호에 게재됐다.
전 교수는 “이번 연구로 항원성이 낮은 인간 중간엽 줄기세포를 돼지 콜라겐을 활용해 이종이식하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 기술을 바탕으로 손상된 간에 직접 주입하는 주사제와 장기이식용 형질전환 돼지를 이용한 인공 간 관련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 블록 기술을 인체에 적용할 수 있다면 간이식 대기 기간에 사망하는 환자를 줄이고, 인공 간을 제작하는 데 핵심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