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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고려대 안암병원, 국내 최초 중증 대동맥판막역류증에 TAVI 시술 성공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12-19 18:56:25
  • 수정 2017-07-24 19: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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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철웅 교수 집도, 개흉수술 부작용 개선 … 회복 및 일상생활로 복귀 빨라

유철웅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중증 대동맥판막역류증’환자에게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TAVI)’을 실시해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특히 카바(CAVA)수술 후 판막역류증이 진행돼 중증 대동맥판막역류증으로 재수술이 불가능하고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 해당 수술을 성공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올 해 76세 여성 안 모씨는 2009년에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받았고 그 해에 중등도의 대동맥판막역류증 및 승모판막역류증으로 다른 병원에서 대동맥판막치환술 및 대동맥근에 링을 끼우는 카바(CAVA) 수술 및 승모판막치환술 및 링을 끼우는 콤바(COMVAR)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이후에도 대동맥판막역류증이 진행하여 결국 중증 대동맥판막역류증에 중증 좌심실 기능 저하까지 동반되었다. 안 씨의 심장 기능은 정상의 20%밖에 되지 않았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호흡곤란과 전신쇠약이 찾아왔다. 하지만 환자의 컨디션 저조, 심한 좌심실 기능 저하, 기존 개흉수술 경험 등 때문에 재수술도 불가능한 상황, 증상을 약으로 조절하는 것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었고, 집에서 화장실 가는 것 이외에는 대부분 누워서 생활해야했다. 앞으로 1년 여정도 남았다는 시한부 선고도 받았다.

유철웅 교수는 마지막 희망으로 안 씨에게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인 TAVI(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를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TAVI는 대동맥판막역류증이 아닌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고안된 치료법이다. 때문에 대동맥판막역류증에는 △더 이상의 수술적 치료 방법이 없고 △해부학적으로 인공판막이 부착될 수 있는 랜딩존(landing zone)이 확보된 경우 등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시술이 가능하다.

안 씨의 경우 더 이상 수술이 불가능했고 지난번 카바수술을 받았던 링이 지주(anchor) 역할을 해 인공판막의 장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해 지난달 18일 시술을 실시했고, 다행히 성공적으로 마쳤다.

시술 후 안 씨의 대동맥판막역류증은 완전히 교정됐고 동반됐던 승모판막역류증도 증상이 좋아지고 있다. 심실 수축기능도 다소 호전되었으며, 시술 후 한 달이 지난 현재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

유철웅 교수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술하는 사례였고 무엇보다 카바 및 콤바 수술을 한 차례 한데다가 고령이어서 시술이 매우 어려운 환자였는데 다행히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늘 숨이 차고 잘 움직이지도 못했던 환자가 혈색이 좋아지고, 활동이 가능해지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대동맥 판막’은 심장의 좌심실과 이곳에서 혈액이 온몸으로 펴져나가는 대동맥 사이에서 혈류의 역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대동맥판막역류증은 판막에 장애가 생겨, 심장이 수축하며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뿜어져나간 혈액이 심장이 이완했을 때 다시 좌심실로 되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심장은 되돌아온 혈액만큼을 보충하기 위해 더 강하게 수축하게 되고, 심장에 과부하가 걸려 결국 심장기능을 상실해 심부전에 이르고 최종적으로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

대동맥판막역류증은 손상된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바꿔주는 수술이 기본이지만 안 씨처럼 수술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약물로 증상을 개선하는 것 외에는 달리 치료법이 없다.

이번에 유철웅 교수가 안 씨에게 실시한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TAVI)’은 대퇴부(허벅지) 혈관을 따라 풍선을 판막까지 집어넣은 뒤 좁아진 판막사이를 풍선으로 부풀리고, 인공판막을 대동맥판막에 적절히 고정시켜 치료하는 시술법이다. 대동맥판막협착증환자에게 사용하기 위해 개발됐다.

유철웅 교수는 “TAVI 시술은 개흉수술로 인한 여러 합병증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의 회복 및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훨씬 빠르고 병원 입원기간 단축과 추후 재발시 재시술의 용이성면에서도 수술로 하는 판막치환술 보다 훨씬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시술 후 사망률과 뇌졸중 발생에 있어서도 수술과 비교시 뚜렷하게 우월한 치료성적을 보이고 있다.

과거 고위험군에 국한됐던 적응증이 중등도 위험군으로 확장됐다. 저위험군에서도 이 시술의 유용성에 대해 현재 많은 임상 연구가 진행 중으로 TAVI 시술이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 교수는 “이번에 대동맥판막역류증 환자에게도 시술에 성공함으로써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 않은 일부 대동맥판막역류증 환자에서도 이 시술을 통해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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