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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에이징에 효과적이라더니 … 내가 받은 실리프팅, ‘무허가 실’ 쓰였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11-07 11:31:38
  • 수정 2023-08-25 19: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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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즈미업, 피부장력 높이려 허가범위보다 굵게 만들어 ... 얼굴라인 울퉁불퉁, 신경 건드리면 감각이상, 심하면 조직괴사

“저 이번에 문제된 회사에서 나온 실로 작년에 전에 시술받았는데, 이거 아무래도 제거해야겠죠?”
 
직장인 윤모 씨(32·여)는 우연히 뉴스를 보다 깜짝 놀랐다. 자신이 과거 받은 실리프팅에 쓰인 성형용 리프팅실 ‘레이즈미업’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없이 1년 넘게 유통됐다는 사실을 접했다. 레이즈미업은 의료기기 제조업체 프레스티지메디케어가 제조해 유통시킨 폴리프로필렌(PP, Polypropylene) 성분의 녹지 않는 리프팅용 실이다. 윤 씨는 “처음 등장했을 때 명품 실을 쓴다고 시중가격보다 비싸게 시술받았는데 이게 뭔 소린가 멍하다”고 말했다.
 
경인지방식약청은 지난 7월 의료기기 제조업체 프레스티지메디케어의 성형용 리프팅실 ‘레이즈미업’이 허가사항과 달리 외형을 변경해 판매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하지만 허가사항과 다르게 제작된 제품은 판매용이 아닌 동물 대상 전(前)임상시험용이라는 업체 측 해명만 듣고 민원을 종결한 바 있다.
 
어영부영 넘어갈 뻔한 이 사건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기동민·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제삼으며 재조명됐다. 식약처가 뒤늦게 레이즈미업을 재조사한 결과 지난 11일 민원인의 주장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중지 및 회수명령을 내렸고 프레스티지메디케어를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프레스티지메디케어는 레이즈미업실 이외에도 RB-040, RB-050 등 2가지 모델도 식약처 허가사항과 다르게 임의로 모양 및 구조의 외형을 변경해 판매한 게 적발돼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델은 같은 원재료를 쓰되 디자인이 조금씩 다른 일종의 ‘시리즈’이며 대표상품은 ‘리본리프팅실’(RB-010)이다. 제조업체가 영업하는 과정에서 거의 같은 제품이라고 홍보한 만큼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알려졌다. 


프레스티지메디케어, 굵은 실일수록 장력 커지며 피부 당기는 효과 높아져 임의로 변형
 
한동안 성형업계에 붐을 이룬 동안시술이 ‘실리프팅’이다. 처진 피부 진피 속에 특수 제작된 의료용 실을 삽입, 피부를 당겨주는 방법을 쓴다. 대부분의 미용클리닉, 피부과, 성형외과에서는 다양한 시술명을 붙인 실리프팅을 선보여왔다. 마취 없이, 전통적인 안면거상수술보다 간단하게, 지방 퇴축·피부탄력 저하·중력의 영향으로 처진 얼굴을 작고 타이트하게 되돌려준다니 누구라도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리프팅 시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술자의 능력과 삽입되는 ‘의료용 실’이다. 인체에 삽입되는 만큼 안전성이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문제가 된 레이즈미업은 피부를 당기는 효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식약처에 허가받은 것보다 돌기를 더 두껍고, 길고, 거칠게 제작했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리프팅실은 굵을수록 효과가 커지는 측면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이 굵을수록 장력이 커지며 콜라겐이 활발하게 생성되기 때문이다. 바늘로 실을 넣으면 피부 속에 상처가 생기는데, 이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콜라겐이 생성되며 밴드를 형성한다.
 
이때 형성된 장력에 의해 피부에 탄력이 생기고 주름이 완화된다. 콜라겐 밴드를 더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실에 돌기를 추가하거나, 굵게 만드는 게 유리하다. 안면부에 넣는 ‘실 개수’를 중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개수가 많을수록 주입될수록 그만큼 튼튼하게 콜라겐 밴드가 형성된다. 실제로 레이즈미업실은 코그(cog, 돌기)가 실 표면에만 튀어나온 데 그치지 않고 실 안쪽으로도 돌기가 내장돼 있다. 이른 바 현미경으로 보면 원통형 3D 메시(mesh) 형태로 메시 안쪽으로도 형성된 코그가 인접 조직을 잡아당기도록 유도한다.

다만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실을 사용하면 다양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가볍게는 실을 삽입한 부위가 울퉁불퉁해지는 이물반응이 유발되거나, 실이 두꺼운 나머지 신경을 찔러 감각이상을 초래한다”며 “따라서 시술 후엔 조직·혈관 파괴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연환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실이 표피에 가까이 위치할 때는 비쳐 보이거나 울퉁불퉁한 외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실리프팅 시술이 측두부(구레나룻의 상방)에 절개선을 넣어 거기에서 피부 아래로 실을 통과시켜 가장자리 윗방향으로 당기는 방법을 사용하므로, 음식물을 씹을 때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번 주입된 실을 빼낼 수는 있지만 수술 후 오랜 기간이 지나면 다른 조직과 유착돼 쉽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국내서 성행한 실리프팅은 대개 체내 봉합사로 쓰이는 ‘PDO’(polydioxanone) 성분의 녹는 실이 활용돼왔다. 반면 레이즈미업은 녹지 않는 성분(PP)으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의외로 정식 의료용 실은 녹지 않는 실이 녹는 실보다 위험 등급이 낮다. 이후에도 수월히 제거할 수 있고, 지속적인 콜라겐 형성이 이뤄질 수 있다는 데서 비롯된 결과다. 실제로 2004년 국내에 도입된 실리프팅은 대개 녹지 않는 실로 이뤄졌다. 이때 리프팅 효과는 얻을 수 있었지만 시간이 흘러 다시 피부가 처지면 같은 부위에 재수술할 수 없었고, 실이 굵어 시술 후 비대칭, 부기, 시술 부위가 딱딱해지는 현상 등이 나타나며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면서 근육과 피하지방의 구조가 변해 실을 다시 빼내야 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며 녹는 실이 대안으로 떠오르게 됐다.
 
S대 의대 모 성형외과 교수는 “정식으로 허가받은 안전한 제품으로 시술해도 부작용이 수반될 수 있다”며 “레이즈미업은 성분 검사나 동물실험 등을 비롯한 인체 안전성 검증도 거치지 않은 무허가 제품으로 부작용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 실 관련 보도가 나오면서 실리프팅이 무조건 나쁘고 잘못된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케이스도 있는데 허가된 제품으로 수술하면 안전한 시술법”이라고 덧붙였다.


젊은층, 주름 깊은 중년층에겐 개선효과 적어 … 얼굴살 고민하며 시술 결심할 경우 드라마틱한 효과 기대 말아야
 
다만 실 문제를 떠나 실리프팅의 효과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적잖다. 콜라겐 증식 효과로 피부개선 효과가 있지만 근본적인 노화 개선에는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실을 삽입하는 것만으로 피부주름를 개선할 수 없는 케이스가 생각보다 많다.
 
주름이 진 정도가 극도로 심하거나, 피부 자체가 두꺼운 경우라면 실을 활용한 리프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요즘엔 얼굴라인으로 고민하는 20~30대 젊은층에서 수요가 높은 편이다. 노화가 덜 된 피부에 적용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배원배 더멘토성형외과 원장은 “최근 지방형 얼굴을 축 처진 볼살이나 턱살을 실리프팅으로 개선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추천하지 않는다”며 “두껍고 튼튼한 젊은 피부에 가느다란 실을 건다고 그대로 라인이 따라오지 않는 데다가, 실이 지방층의 무게를 견디기 어렵고, 콜라겐 밴드가 형성되더라도 타이트닝 효과는 미미한 정도여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리프팅이 아예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고, 시간이 없는 사람이라면 시도할 만하다”며 “다만 단독 시술보다 지방흡입, 안면거상, 안면윤곽성형수술 등과의 병행시술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 원장은 “실리프팅은 피부가 얇고 처짐 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지방 등 얼굴살로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며 “이런 경우 대처법으로 아큐스컬프 레이저를 활용해 지방을 녹여 배출시키는 브이스컬프 등 다른 대안을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미 시술받은 의료소비자, 피부반응 일어나거나 만져지는 부분 있다면 병원 찾아야 
 
이미 레이즈미업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현재로선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배 원장은 “어떤 시술이든 부작용이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피부반응이 나타나고 손으로 만져지는 부분 같은 게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상담해야 한다”며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유착이 심하지 않아 제거가 가능하지만 상당 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유착이 진행돼 제거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라면 메시 형태의 녹지 않는 실을 제거할 때 조직손상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성형외과 전문의들의 입장이다. 의료용실은 주로 피하지방층에 실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실의 돌기가 역방향이어도 지방층이 크게 손상될 우려는 없다. 간혹 혈종 같은 게 생길 수는 있지만 주사처방 등으로 완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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