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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쥐’ … 잦은 근육경련, 검사 필요한 이유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10-27 12:04:38
  • 수정 2020-09-13 16: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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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도한 운동·전해질 이상 원인 … 운동 안했는데 증상 보이면 당뇨병·심장질환 의심
근육경련은 축구, 수영, 달리기 등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 나타날 때가 많고 대부분 허벅지·종아리·발 등 하지에서 발생한다.
직장인 박모 씨(36)는 ‘남자는 어깨가 생명’이라는 여자친구의 말을 듣고 실내 수영장에 등록했다. 어깨가 넓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수영장을 다녔는데, 1주일 전부터 장딴지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원래 수영 후 샤워할 때 쯤 경련이 나타났다가 최근엔 물 속에서 증상이 발생해 위험한 상황을 겪을 뻔했다. 마사지를 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걱정이 됐지만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 치료를 미루고 있다.

흔히 ‘쥐가 났다’고 표현하는 근육경련(Cramp)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는 증상이다. 평소보다 많이 걷거나, 안 쓰는 근육을 갑자기 무리하게 사용하면 무릎과 종아리 뒤쪽에 있는 가자미근과 비복근이라는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되면서 통증이 느껴진다. 한번 경련이 일어나면 적게는 수초에서 길게는 15분 이상 근육이 딱딱하게 굳는다. 코에 침을 바르면 증상이 완화된다는 속설이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근거가 전혀 없다.
도망가는 여성을 쫓는 말이 스카프로 뒷다리가 묶여 꼼짝달싹도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영어로 ‘찰리호스(charley horse, 미국 은어)’라고도 한다.

축구, 수영, 달리기 등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 나타날 때가 많고 대부분 허벅지·종아리·발 등 하지에서 발생한다. 때에 따라 복근이나 어깨근육에서도 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김태우 국립교통재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근육 자체보다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생긴다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운동은 다리 쥐를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기 체력보다 높은 강도로 운동하면 수분과 전해질이 땀과 호흡을 통해 체외로 다량 배출되는 과정에서 탈수현상이 온다. 이 때 인체로의 산소 공급이 줄고 젖산 등 노폐물이 축적되면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 성분이 부조화를 일으켜 경련이 동반된다. 

나트륨과 마그네슘 등 전해질 부족은 근육경련 빈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땀의 나트륨 농도는 0.4~1% 가량으로 격렬한 운동 탓에 땀을 많이 흘리면 몸에서 나트륨이 급격히 손실된다. 운동 중 다리와 발에 생기는 근육경련은 대부분 나트륨 부족, 잦은 눈 떨림 및 안면경련은 마그네슘 부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나트륨은 고혈압 등 성인병의 주범으로 섭취량을 줄이는 게 좋지만 무조건 먹지 않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특히 운동 후 땀을 많이 흘려 나트륨이 부족한 상태에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면 삼투압 작용을 통해 수분이 세포로 들어가 각종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저나트륨증으로 수분이 뇌세포 안으로 이동하면 두통과 구역질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정신이상, 의식장애, 간질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경련이 자주 발생한다면 만성콩팥병, 심뇌혈관질환 등 신체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김태우 교수는 “이유 없는 근육경련은 콩팥병, 요독증, 당뇨병성 신경장애, 심혈관질환 등이 원인일 수 있다”며 “이밖에 간질·수막염·뇌염 등 염증성질환, 뇌종양·뇌출혈·지주막하출혈 등 뇌혈관질환은 전신경련을 유발하는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복용하던 약물이 근육경련을 유발하기도 한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베타차단제, 베타수용체자극제, 콜린작용제, 칼슘채널차단제, 스타틴제제, 피브레이트계 약물, 이뇨제 등을 복용하는 사람은 부작용으로 근육경련이 올 수 있다”며 “약물중독 환자도 금단현상으로 경련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밖에 영양실조, 허리 및 다리신경 압박, 가공처리된 과자·탄산음료 과다섭취, 다리부종 등이 근육경련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갑자기 발에 쥐가 났을 땐 뭉친 근육을 반대 방향으로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하면 증상이 나아진다. 김태우 교수는 “근육경련은 스트레칭이 초기 치료법이자 예방법”이라며 “무릎 뒤쪽 장딴지에 쥐가 날 경우 근육이 펴질 수 있도록 바닥에 누운 뒤 다리를 쭉 펴고 발가락을 머리 쪽으로 당겨주는 동작을 반복해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발에 경련이 오면 발 앞꿈치로 선 자세를 유지하다가 증상이 사라지면 발을 가볍게 주물러준다. 허벅지 뒤쪽에 발생한 경련은 무릎을 쭉 펴서, 허벅지 앞쪽 경련은 무릎을 구부려서 완화시킨다. 단 신체 부위를 갑작스럽게 당기는 스트레칭은 오히려 근육이완을 방해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실내수영장 등 물 속에서 쥐가 났을 땐 당황해 근육에 힘을 주지 않도록 한다. 근육에 긴장감이 생기면 뭉침과 통증이 심해지므로 온몸에 힘을 풀어 호흡한다. 이를 통해 쥐가 난 근육에 산소가 충분히 전달되도록 하고 천천히 물 밖으로 나온다. 운전 중 쥐가 나면 앞쪽 시야를 확보한 상태에서 종아리근육을 아주 세게 주무른다. 

증상이 완화되면 온찜질로 근육을 마사지하고, 운동 후엔 이온음료나 소금 1티스푼을 섞은 물을 1ℓ 가량 마셔 전해질을 보충해준다. 특별히 쥐가 잘 나는 부위가 있다면 해당 부위의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래 걸었거나, 다리가 부은 날엔 다리를 10~20분씩 높은 곳에 올려두고 쉬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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