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관심사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안티에이징’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동안 열풍이 불며 너도 나도 젊어지기 위해 애쓴다. 진정한 안티에이징은 외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을 몸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활기차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 전 서울 강남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배모 씨(59)가 내원했다. 얼핏 봤을 때 30대 후반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멋진 용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필자의 칭찬에 배 씨는 ‘와이프가 관리해준 덕분’이라며 웃었다.
배 씨는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저질 체력’으로 점점 무기력함을 느끼고,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것조차 버겁게 느끼고 있다. 지난해 사업을 확장하면서 크게 스트레스 받은 이후로 아무리 푹 쉬고, 보양식과 보약을 챙겨도 소용이 없었다. 그는 “개운한 기분을 느낀 지 오래”라며 “항상 찌뿌둥하고 만사가 귀찮다보니 가족들과 대화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수록 체내 활성산소가 늘고 각종 질병에 노출되며 면역력이 떨어지며 노화를 체감하기 시작한다. 또 혈액이 탁해지면서 전반적인 신체기능이 저하된다. 이때 혈액 속 늙은세포가 늘어나며 혈액 안에서 서로 엉키고 혈관에 쌓여 몸을 더 망치게 된다.
이런 경우 속칭 ‘혈액정화요법’으로 불리는 포톤테라피(광양자치료, Photon Therapy)를 고려해볼 수 있다. 세포에 충분히 산소를 공급해 세포노화를 막고 혈액을 원활하게 순환시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준다.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도 포톤테라피로 건강을 관리했다. 그는 이를 ‘피돌이’라 부르며 독일에서 치료를 받곤 했다.
포톤테라피는 1940년대 독일에서 시작된 자외선을 이용한 항노화치료다. 노화된 신체에서 혈액을 채혈해 산소를 주입하고 일정한 속도로 광선을 조사해 체내에 다시 주입하는 게 포인트다.
광양자는 자외선의 한 부분으로 세균과 바이러스를 살균하고 병들고 늙은 세포를 죽이는 효과를 낸다. 이를 통해 깨끗해진 적혈구와 백혈구의 표면에 있던 노폐물이 떨어져 혈액을 맑고 깨끗하게 정화시켜준다. 포톤테라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승인받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노화 치료다.
우선 약 50~80㏄ 혈액을 채취해 자외선을 조사한 뒤 링거 등으로 혈관에 주입한다. 즉 정맥에서 나오는 나쁜 피를 뽑아 맑게 정화한 후 다시 투입하는 셈이다. 치료시간은 30분 정도 소요된다.
채혈할 때 혈액 움직임이 느릴수록, 산소를 주입할 때 산소방울의 모양과 크기가 불규칙할수록 건강이 좋지 않다고 보면 된다. 심하게 피로가 누적됐거나 건강상태가 불량하면 혈액이 탁하고 지방이 많아져 채혈할 때 혈액이 모아지는 관이 막히기도 한다. 흔히 건강할수록 밝은 선홍색을 띠고, 피로가 많이 쌓였거나 심신이 지쳐있을수록 간장에 가까운 검은색을 띤다.
혈액정화요법은 항노화요법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치료에도 응용되고 있다. 이는 만성적인 백혈병 환자의 항암치료 및 방사선치료 후 남은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에도 쓰인다. 독일에서는 이같은 방법을 백혈병 환자에게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등 성인병 환자 치료에도 활용된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고지혈증 환자의 콜레스테롤 조절, 만성피로 환자의 증상 개선 등에 뛰어난 개선 효과를 보인다.
최근엔 건강한 사람도 건강관리 차원에서 포톤테라피를 찾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 예방의학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건강한 세포가 광양자에 노출되면 세포 속 에너지 소모가 늘어나며 세포를 치유하는 물질이 자체생성되면서 면역력이 상승한다.
이때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호르몬 균형이 맞춰지며 결과적으로 노화가 방지된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며 무기력했던 신체가 다시 기운을 찾는다. 결국 몸 속이 건강해지니 겉모습까지 아름다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호르몬 불균형 등으로 비만이나 피부질환에 노출된 사람도 어느 정도 증상이 완화된다.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무기력함을 느끼고, 성욕이 저하되며, 기억력이 감퇴되는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등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권할 만하다.
치료 시 혈구가 활성화되므로 혈관성 치매 환자나 뇌 활동이 많고 집중력이 필요한 수험생들도 고려해볼 만하다. 실제로 수능이나 각종 국가고시를 앞두고 부모님으로부터 이 치료를 권유받은 학생들이 적잖다.
배 씨도 2개월간 꾸준히 포톤테라피와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며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갱년기장애로 힘들어하는 아내와 함께 다시 내원할 계획이라며 웃는 얼굴로 병원을 나섰다.
조찬호 청담셀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