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와 연세대의료원 산학협력단은 지난 23일 바이오벤처기업 하임바이오와 ‘암대사조절 항암제 특허’에 대한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암대사조절 항암제는 암세포의 대사 경로를 차단해 괴사시킨다. 화학적 독성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기존 독성 항암제와 달리 암세포 고유의 에너지대사를 표적으로 삼는다.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굶겨 괴사시킨다.
김수열 국립암센터 기초실용화연구부 박사팀은 폐암세포가 알데히드탈수소효소(ALDH)에 의한 에너지 생산에 의존하는 것에 주목했다. 이를 바탕으로 ALDH를 억제하는 비페놀성 화합물질을 투여하면 암세포가 에너지 결핍에 의해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다. 암세포의 포도당 대사를 억제하는 비구아나이드와 병용할 경우 항암효과가 훨씬 높아진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김 교수팀은 정재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및 강석구 신경외과 교수와 공동연구를 실시해 항암제의 위암·뇌종양 개선 효과를 발견하고 공동특허를 출원했다. 두 기관은 하임바이오와의 기술이전 협약을 통해 전임상 및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폐암·뇌종양·위암 등 다양한 암종으로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강현 국립암센터 원장은 “암대사조절 항암제는 구토·탈모 같은 전신적 부작용이나 내성 발현 등의 한계를 지닌 기존 항암제와 달리 정상세포에 해를 주지 않으면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 임상시험을 마치고 상용화해 난치성 암 환자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수 연세대의료원 산학협력단장은 “이번 사례는 새로운 항암제 개발의 모범적인 산학협력 모델이 됐다”며 “의료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접목해 암환자에게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