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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머리 ‘핑’, 기립저혈압 … 유산소운동 30분내로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9-12 07:11:21
  • 수정 2020-09-13 17: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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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 실신원인 30% 차지 … 고혈압·전립선비대증약 장기 복용시 위험
저혈압 증상이 심한 환자는 시신경과 관련된 후두부에도 혈액이 덜 공급돼 일시적으로 눈앞이 보이지 않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사는 직장인 박모 씨(30·여)는 여느 때처럼 출근버스에 탄 뒤 스마트폰 게임 삼매경에 빠졌다. 30분 가량이 지난 뒤 큰 봇짐을 든 할머니가 버스에 타는 것을 보고는 자리를 양보하려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 머리가 ‘핑’ 돌면서 시야가 흐려졌고 몸이 휘청거리면서 정신을 잃었다. 몇 초 후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정신을 차린 뒤 병원을 찾은 결과 ‘기립저혈압’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고혈압 예방을 위해 음식을 싱겁게 먹는 등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이 많지만 고혈압 못잖게 저혈압도 위험하다. 가벼운 어지럼증부터 실신 같은 심각한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생체리듬 변화로 식욕이 떨어지거나 잠을 깊게 자지 못해 증상이 악화된다.

저혈압 증상 중 가장 흔한 기립저혈압은 앉았다 일어설 때 눈앞에 캄캄해지고 어지러운 증상으로 노인 실신 원인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한다. 누웠다가 일어난 뒤 3분 이내에 혈압을 측정했을 때 수축기혈압이 20㎜Hg, 이완기혈압이 10㎜Hg 이상 떨어지면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유병률은 약 0.5% 정도로 65세 이상에서는 20%까지 올라간다. 

주형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평소 눕거나 앉아 있으면 서 있을 때보다 혈액이 복부와 다리로 많이 몰린다”며 “이 상태에서 몸을 일으키면 자율신경계의 보상작용으로 맥박수와 심장의 수축력이 높아지면서 말초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올라가면서 전신에 혈액을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고령이거나, 당뇨병·심장혈관질환·신장질환 환자이거나, 탈수증을 앓는 환자는 자율신경계의 보상기능이 떨어져 심장 수축기능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혈액이 머리 부분까지 도달하지 못해 어지럽거나 심할 경우 쓰러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시신경과 관련된 후두부에도 혈액이 덜 공급돼 일시적으로 눈앞이 보이지 않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고혈압과 전립선비대증이 동시에 있는 남성에게 주로 처방하는 혈압약의 일종인 알파차단제를 비롯해 이뇨제, 항우울제, 감기약 등의 장기 복용도 기립저혈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기립저혈압 자체는 위험하다고 보기 힘들지만 낙상 등 각종 2차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주 교수는 “기립저혈압이 심하면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과 현기증을 느끼면서 무기력, 전신 쇠약감, 구역질 등이 동반된다”며 “심할 경우 눈앞이 하얘지면서 중심을 잡기 힘들고 결국 낙상으로 이어져 골절상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혈압이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크리스틴 존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기립성저혈압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부전 발병 위험이 평균 5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심장질환으로 인한 속발성 저혈압을 단순 본태성 저혈압으로 여겨 치료를 미루다 병을 키우는 사례도 많다. 급성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 환자의 5~10%는 기립저혈압과 비슷한 어지럼증이나 실신 등을 겪는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나 고령 환자는 저혈압 증상 초기에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이밖에 자주 나타나는 저혈압 증상으로는 식후저혈압이 있다. 식사 후 나른하고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다. 음식을 섭취하면 장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많은 양의 혈액이 소화기계로 몰리고, 이로 인해 뇌로 가는 혈액 공급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초래된다.

심혈관질환 등 원인질환이 없다면 생활습관만 관리해도 저혈압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키거나, 앉았다가 일어설 땐 천천히 심호흡을 한다. 운동 중 급격하게 자세를 바꾸거나 머리를 아래쪽으로 기울이는 동작을 자주 하면 저혈압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삼간다.
이른 아침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환자는 베개를 조절해 머리를 15~20도 이상 높게 하고 자도록 한다. 장시간 서 있는 일이 많은 직업은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주거나 다리정맥혈의 혈액순환이 늦춰지는 것을 막기 위해 탄력스타킹을 신어준다. 온도차가 심한 장소에 오래 머무는 것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주 교수는 “하루 2~2.5ℓ의 물을 충분히 마시고 적당량의 염분을 섭취하면 기립성 저혈압 치료에 도움된다”며 “운동은 무조건 좋다고 맹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등산이나 달리기 등 유산소운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혈압을 떨어뜨리므로 30분 이내로 실시하고, 현기증이 나면 즉시 멈추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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