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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척추·관절 ‘맞춤재활’ 원칙주의자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9-08 07:53:09
  • 수정 2020-09-13 17: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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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잉수술 원인 X-레이 판독 오류, 2013년 연서정형외과 개소 … 항생제 처방률 0% 달성
양정환 연서정형외과 원장은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재활이야 말로 모든 정형외과 질환 치료의 ‘시작과 끝’”이라고 강조했다.“흑백의 X-레이 사진엔 인체의 온갖 미학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질병 진단의 기본인 X-레이조차 제대로 못보는 의사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잘못된 진단은 과잉진료 및 수술과 환자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집니다.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재활이야 말로 정형외과 질환 치료의 ‘시작과 끝’입니다.”

양정환 연서정형외과 원장은 다른 진료과에 비해 수술 만능주의가 심한 정형외과 분야에서 ‘개인맞춤형 진단 및 재활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모토로 묵묵히 의료인의 정도(正道)를 걷는 재활치료 전도사다. 2005~2012년 원광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로 재직하며, 다수의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수술·추관협착증수술·퇴행성관절염 인공관절수술·어깨수술 등을 집도해 수술 및 재활치료 노하우를 쌓았다. 2013년 서울시 불광동에 재활 특화 병원인 연서정형외과를 개소, 인생 제2막을 열었다. 

과거에 비해 치료 후 삶의 질이 강조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수술을 몇 건 했는지, 병변은 잘 절제됐는지, 절개한 부위는 잘 봉합됐는지 등 수술 행위 자체에만 신경 쓰는 의사들이 많다. 암 같은 만성질환의 경우 재발이나 합병증 위험이 커 수술 후 체계적인 관리가 보편화됐지만 정형외과 영역에선 재활로 대표되는 사후관리가 미비한 실정이다. 단지 병원 재정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로 치료 못지 않게 중요한 ‘진단’과 ‘재활’이 소외받는 ‘주객전도’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양 원장은 “재활은 질병 치료 후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앞당겨 환자의 경제적·사회적·정서적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의료행위”라며 “하지만 아직도 일부 의사들은 수술에만 관심을 갖고 재활은 환자의 몫으로 떠넘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계적인 재활이 없다면 수술을 아무리 잘했더라도 향후 부작용이나 신체기능 장애가 발생해 사회생활이 힘들어지고, 심할 경우 정신건강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외과 의료계에서는 수술 건수가 많고, 수술성공률이 높은 의사가 ‘명의’로 불렸다. 하지만 양 원장은 특이하게 자신의 장기로 X-레이 판독과 재활을 꼽는다. X-레이는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보다 비용은 저렴하면서 골절 진단에 강점을 보인다. 물질을 투과하는 성질을 가진 방사선을 이용해 각 물질의 밀도 차이를 필름에 현상하는 것으로 팔·다리나 척추 등 뼈의 이상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이밖에 선천성 기형이나 변형·골절·탈구·관절염, 악성종양까지 진단할 수 있다. 뼈는 하얗게, 관절이나 연부조직은 짙은 색으로 보인다. 조영제 투입 등 특별한 조치 없이 팔·다리·척추뼈 등의 이상 여부를 빠르게 진단할 수 있다. 

양 원장은 “의대생 시절부터 X-레이 사진 판독에 흥미를 가져 2~3시간 영상자료만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았고, 다수의 수술 경험은 X-레이와 CT검사의 판독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됐다”며 “상당수 의사들이 X-레이를 형식적으로 촬영하고 바로 고가의 MRI나 CT 촬영으로 들어가는데, 이게 바로 과잉진료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상 부위가 무릎 및 팔꿈치관절에 가깝거나 척추·발뒤꿈치뼈·골반뼈처럼 형태가 단순하지 않을 때에만 골절 형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CT나 MRI를 촬영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영상검사 외에도 환자별 체형, 족부, 걸음걸이를 분석해 재활에 반영한다. 특히 걸음걸이 형태는 전반적인 골격의 틀어짐과 신체 밸런스를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평소 팔자걸음을 걷는 사람은 퇴행성관절염으로 고관절과 무릎관절의 바깥쪽 연골이 손상된 경우가 많다. 척추후만증이 심하거나 골반근육이 약한 사람도 팔자걸음을 걸을 확률이 높다.
안짱걸음도 팔자걸음과 마찬가지로 고관절과 퇴행성관절염이 원인이다. 또 발바닥의 오목한 아치 부분이 무너져 바닥에 닿는 평발인 경우 발 안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려 발목이 안쪽으로 휘어지며 안짱걸음으로 걸을 수 있다. 

진단이 끝나면 물리치료사와 운동치료사가 환자와 1대1로 매칭해 맞춤재활을 실시한다. 증상에 따라 감압치료, 카이로프랙틱, 자기장, 체외충격파치료 중 적합한 재활요법을 적용한다. 도수치료의 일종인 카이로프랙틱은 손으로 척추뼈에 강한 압력을 가해 비뚤어진 골격을 바로 잡거나 허리통증을 개선한다. 허리에 직·간접적으로 외상을 입거나, 허리 주변 연부조직이 손상되거나, 척추 구조가 선천적으로 비뚤어졌거나, 허리와 엉치 부위가 뻐근하고 아프거나, 평소 앉은 자세가 틀어진 환자가 대상이다. 양 원장은 “도수치료와 카이로프랙틱의 차이점에 대해 궁금해하는 환자가 많은데 도수치료의 범주 안에 카이로프랙틱이 포함되며 거의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테크닉이 미세하게 차이나는데 카이로프랙틱의 경우 일반 도수치료보다 척추에 가하는 압력이 좀 더 강해 고령 환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에게 권장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슬링치료는 이 병원 재활치료의 강점 중 하나다. 흔들리는 줄을 이용해 환자가 능동적으로 운동할 수 있게 도와 틀어진 자세를 바로잡고 재활효과를 높인다. 팔·다리 등에 줄을 매단 채로 균형을 잡는 방식으로 이뤄져 치료 과정이 마치 무협영화의 와이어 액션 장면과도 같다. 핵심 효과는 심부근육 단련이다. 

심부근육은 척추 사이사이에 붙어 있는 작은 근육으로 인체의 뼈대를 정렬하고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근육이 아니어서 일반적인 근력운동으로는 단련할 수 없고 슬링치료처럼 의도된 흔들림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강화된다. 수년 간 운동해 온 사람들이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것도 심부근육 단련을 소홀히 한데서 비롯된다.
보통 골반 주변의 대퇴직근·대퇴근막장근·장경인대·봉공근·대요근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있거나, 골반의 균형이 틀어지거나, 좌골신경통과 함께 하지방사통 및 저림 증상이 동반된 환자는 심부근육 강화가 필요하다. 이밖에 매트운동, 짐볼운동, 감압견인시스템 등을 활용해 환자의 재활효과를 극대화하고 회복을 앞당긴다.

연서정형외과 물리치료사들이 척추질환 환자에게 도수치료를 실시하고 있다.연서정형외과는 입원실 20병상을 갖추고 10여명의 운동치료사와 물리치료사를 두고 있다. 개원 3주년을 갓 넘긴 개인병원치고는 꽤 큰 규모다. 양 원장은 “1대1 맞춤재활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운동·물리치료사가 필수”라며 “열악한 의료환경 속에서 인건비 부담이 매우 큰 게 사실이지만 환자만족도와 재활효과를 향상시키려면 이 정도 어려움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당장 빠른 치료효과보다 장기적인 예후를 중시하는 양 원장의 고집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4년도 예방적 항생제 사용 적정성 평가’에서 항생제 처방률 0%를 달성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전체 의료기관 평균이 43.42%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다. 양 원장은 “인간의 몸은 항상성을 가져 질병에 걸려도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게 순리”라며 “의사가 이런 항상성 회복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등을 사용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증상이 빨리 개선되더라도 향후 재발이나 후유증 등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정형외과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남자다워서’라는 쿨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젊은 시절 부러진 뼈를 맞추고 출혈을 억제하는 모습이 부분이 남자답고 멋있다고 생각해 정형외과 전문의의 길을 택했다”며 “다른 진료과보다 힘든 전문의 취득 과정, 군대를 연상시킬 정도록 수직적이고 경직적인 선후배 관계, 유난히 많았던 환자 등을 이유로 정형외과 선택을 후회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천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병원 교수로 근무할 당시 다른 의사들처럼 수술 건수가 많고 수술 잘하는 의사가 되길 원했다. 그러나 점차 수술 후 재활을 소홀히 해 재수술을 받거나, 후유증으로 심하게 고생하는 환자를 보며 재활치료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자연스럽게 개원 후에도 다른 대학병원에서 수술받은 뒤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주로 치료하게 됐다. 

양 원장은 “단순한 어깨인대 파열로 진단받고 주사치료와 물리치료를 받던 환자가 알고 보니 목디스크였던 환자, 대학병원에서 회전근개파열수술을 받았는데 검사 결과 봉합용 나사가 풀려있던 환자, 허리디스크에 따른 허리통증을 호소했는데 X-레이와 CT검사 결과 골암으로 진단된 환자 등이 기억에 남는다”며 “이런 사례들은 모두 진단 및 치료에 소홀하고 단순히 치료에만 매달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최소한 병원 3곳에 가서 2명 이상의 의사가 수술 소견을 내면 그 때 수술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잉진료 및 오진, 재활실패로 인한 삶의 질 저하 등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양 원장은 “도수치료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재활치료 의료행위가 국가건강보험 수가를 책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재활치료에 대한 적절한 수가가 책정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수익 증대에만 목적을 둔 획일적 재활치료가 아닌 정확한 진단 후 1대1 재활에 들어가는 맞춤형재활치료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정환(梁正煥) 연서정형외과 원장 프로필

원광대 의대 졸업
정형외과 전문의 취득
원광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
연서정형외과 원장
근로복지공단 자문의사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대한족부족관절학회 정회원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연수
원자력병원 골종양정형외과 연수
세계인공관절학회(CCJR) 인공관절과정 수료
은평구청 드림스타트 운영위원
서울 은평경찰서 집회시위자문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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