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과정에서 X-레이 등 투시장비를 사용하는 신경외과와 정형외과 의사는 방사선 피폭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이로 인해 납방호복 같은 방사선 차폐장비를 착용해 신체를 보호한다. 하지만 이런 차폐장비를 착용하더라도 방사선 차단율이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승재·김기정·장태안·김현집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퇴행성 요추(허리뼈)질환 환자 64명(일반수술 30명, 로봇수술 34명)을 수술한 의료진을 대상으로 방사선차단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의료진의 신체 각 부분에 방사선 노출센서를 장착한 뒤 방사선차단율을 분석한 결과 37.1%에 불과했다.

단 로봇수술을 시행한 의료진은 일반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보다 방사선 노출 정도가 62.5% 적었다. 로봇수술은 의사와 로봇수술 간 거리가 떨어져 있는 데다가 적은 방사선 촬영만으로도 정확한 수술이 가능해 방사선노출을 줄일 수 있다.

현승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방사선 차단을 위해 납가운 같은 차폐장비만 의존해 수술해왔던 의료진에게 충격을 안겨 줬다”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안전을 위해 방사선 촬영이 필요한 수술에서 로봇수술처럼 방사선 피폭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헬리욘(Heliyon)’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