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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국민레저’ 자전거, 한해 사고 2만건 … 골절에 뇌진탕에 ‘종합병동’될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8-25 09:28:08
  • 수정 2020-09-13 17: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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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상 30.9% 1위, 10분째 지혈 안되면 응급실 … 허리 30도만 굽히기, U자형 핸들 손목부담 최소화

자전거를 탈 때 안장 높이는 한쪽 페달이 가장 낮은 위치에 왔을 대 다리가 거의 펴진 상태에서 무릎이 살짝 굽어지는 정도로 맞춘다.국내 자전거 이용 인구가 1200만명에 달한다는 업계 추산처럼 한국사회에서 자전거는 스포츠가 아닌 일상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자전거타기는 심폐지구력과 근력 향상에 효과적이고, 자전거 구입 비용을 제외한 추가 비용이 들지 않으며, 달리기 등 다른 유산소운동보다 지루함이 덜한 게 장점이다.

하지만 자전거 이용객이 늘면서 안전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만 벌써 자전거 사고로 200명이 넘게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하루에 한명 꼴로 사망자가 발생한 셈이다. 이밖에 열상, 찰과상, 골절 등 부상을 당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근골격계질환이 뒤따르기도 한다. 

지난해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안전행정위원회)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자전거 교통사고 건수 변동 추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전거사고 건수는 2014년 1만7471건으로 4년 전보다 34.5% 증가했다. 자전거사고 부상자는 2010년 1만1646명에서 2014년 1만8115명으로 35.71% 늘었다. 

자전거 낙상은 그냥 미끄러져 넘어지는 것과 달리 이동 중 넘어지면서 구르기 때문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 부상 위험이 높고 내부기관까지 손상될 수 있다. 
부상 유형도 다양하다. 한국소비자원 조사결과 전체 자전거부상 1783건 중 피부 열상이 551건(30.9%)으로 가장 많았으며 타박상이 420건(23.6%), 골절·치아파절이 295건(16.6%), 찰과상이 248건(13.9%)으로 뒤를 이었다. 사고를 당하는 연령은 20대가 337건(18.9%)으로 가장 많았다. 

열상은 외부충격으로 피부가 찢어져 생기는 상처로 자전거 사고 가운데 가장 흔하다. 마찰에 인한 찰과상과 예리한 물체에 베여 생기는 절상에 비해 손상 정도가 심한 편이다. 열상이 발생하면 출혈 정도를 확인하고 소독거즈나 깨끗한 천으로 상처를 완전히 덮고 지혈한다. 팔과 다리에서 피가 날 경우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해준다. 10분 정도 지나 지혈이 되면 상처를 흐르는 물에 씻어 흙이나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깨끗한 수건과 거즈로 고정해 재출혈을 막는다. 10분이 지나도 출혈이 계속되거나, 심장박동에 따라 피가 뿜어져 나온다면 동맥출혈일 가능성이 있어 바로 병원 응급실에 가야 한다. 

찰과상은 넘어지거나 긁히는 과정에서 마찰에 의해 피부 표면에 수평적으로 생기는 외상으로 긁힌 상처를 의미한다. 대부분 별다른 문제 없이 회복되지만 상처에 아스팔트물질 등 이물질이 깊게 박히면 외상성문신(traumatic tatto)이 생길 수 있다. 외상성문신은 이물질이 상처에 들어가면서 피부의 색이 검게 보이는 현상이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낙상에 의한 골절도 자주 발생한다. 뼈가 골절되면 골막손상 탓에 통증이 생기고 움직일 때마다 고통이 심해진다. 체액과 혈액이 손상 부위로 스며들면서 팔·다리가 붓고 감각손상, 근육경련, 마비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골절이 의심되면 일단 119를 부르고 골절 부위를 부목으로 고정시킨다. 눈에 띄는 외상이 없어도 내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어 함부로 움직이는 것을 삼간다. 박광원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다친 부위가 계속해서 부어 오르거나 가만히 있어도 심하게 아프다면 골절이 의심되므로 최대한 고정시킨 뒤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함부로 움직이면 자칫 골절 부위 주변의 혈관이나 신경조직까지 손상될 수 있어 섣불리 만지지 말고 의사나 응급구조 요원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리하게 움직이면 골절된 뼈의 날카로운 단면이 주변 근육·혈관·신경 등을 손상시켜 통증, 색전증, 쇼크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손과 발의 염좌도 조심해야 할 부상이다. 염좌는 관절을 지지해주는 인대가 외부충격에 의해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증상이다. 잘못된 자세로 페달을 지속적으로 밟거나, 손목에 과도한 힘을 줘 핸들을 조작하거나, 넘어질 때 손을 바닥 낙상 시 손을 잘못 짚는 경우 많이 발생한다. 가벼운 염좌인 경우 부상 부위를 고정 및 압박하고 얼음찜질하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뇌진탕은 자전거 낙상으로 입기 쉬운 머리 부위 손상이다. 머리에 충격을 받은 후 잠시 의식을 잃었다가 되돌아오는 가벼운 뇌진탕도 있지만 외상 전 기억을 못하는 역행성 기억상실이나 외상 후 기억상실을 동반하기도 한다. ‘뇌진탕후증후군’이라는 후유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두통, 어지럼증, 귀울림, 청력감퇴, 시력장애 등이 동반되고 정신과적으로는 과민, 불안, 우울, 피로, 수면장애, 인지장애, 집중력장애 등이 1년 이상 지속된다. 고령자는 사고 후 몇 주 또는 몇 개월이 지나서 만성 뇌경막하출혈로 두통과 편마비가 오거나 의식저하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머리에 충격을 받고 잠시 의식을 잃었는데 어지럽고 메스꺼움이 느껴진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또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자전거를 타면 근골격계질환의 발병위험이 높아진다. 이제균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페달을 밟을 때 다리가 벌어지거나, 안장을 너무 높게 조정하면 목·어깨·허리·엉덩이·손목 등 다양한 부위에 통증이 올 수 있다”며 “척추질환 환자에게 잘못된 자전거타기는 요통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자전거를 탈 때 허리가 굴곡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척추기립근이 긴장해 무리가 올 수 있다. 이미 허리에 퇴행성 변화가 시작된 사람은 허리가 구부러지면서 척추뼈와 뼈 사이가 압박돼 추간판(디스크)이 탈출하는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이 올 수 있다. 또 산악자전거를 타거나, 비포장도록 등 땅이 고르지 않은 곳을 장시간 달릴 경우 진동이 척추에 전달돼 기존 척추질환이 악화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상반신을 숙인 채 자전거를 타면 목이 뒤로 젖혀지면서 목뼈에 무리가 가고 경추간판수핵탈출증(목디스크)이 발생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탈 때나 탄 뒤 허리, 골반 등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전문 의료진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 또한 중요하다.

자전거를 탈 때 허리는 30도 정도 가볍게 굽혀야 노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안장 높이는 한쪽 페달이 가장 낮은 위치에 왔을 대 다리가 거의 펴진 상태에서 무릎이 살짝 굽어지는 정도로 맞춘다. 그래야 균형을 잘 잡아 넘어지지 않고, 척추에 부담이 될 만큼 등을 구부리지 않게 된다. 
몸의 무게중심은 항상 양쪽 손잡이와 배꼽이 그리는 삼각형 안에 오도록 한다. 팔은 약간 구부린 상태로 주행해야 땅바닥의 충격이 팔에서 흡수돼 몸 전체로 전달되지 않는다. 핸들은 일자보다는 U자 형태가 손목에 가는 부담이 덜하다. 자전거를 타기 전후로 10분 정도 준비운동을 하면 부상 예방에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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