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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진상 블랙컨슈머 VS 성형외과의 강짜?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08-02 14:06:20
  • 수정 2016-08-04 11: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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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형 부작용 후 대하는 병원 태도에 환자는 두번 운다 … 대형 성형외과일수록 심해

성형 커뮤니티에서 항상 명심하라는 게 ‘수술 후에는 을이 된다’는 점이다.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수술대에 눕기 전까지는 천사같던 병원이 수술 후엔 궁금증만 제기해도 언짢은 기색을 표한다는 것이다. 물론 성형수술을 무료로 받으려는 ‘성형진상’, 일명 블랙컨슈머도 늘어나는 추세다.

‘갑을 전환’ 현상은 소규모 의원보다 기업형 병원, 대형병원에서 흔한 경향을 보인다. 작은 의원의 경우 온라인에 병원 험담을 하겠다는 협박, 당황스러운 무료시술 요구, 억지 부작용을 주장하는 환자들이 나타나면 골머리를 앓고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본래 의료진이 적은 곳은 케어할 수 있는 환자 수를 조절하고 컴플레인 처리도 빠른 편이다. 하지만 대형 성형외과병원의 경우 ‘성형공장’이라는 말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관리해야 하다보니 컴플레인이나 사소한 질문조차 상대하길 꺼린다.

성형공장의 갑질과 이로 인한 부작용 사건사고가 빈발해지면서 최근에는 ‘한류성형의 메카’였던 대형 성형외과가 지금은 오히려 ‘한류성형의 종말’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듣는 상황이다.

최근 가슴성형을 받은 여성 A모 씨는 B성형외과에서 가슴성형을 받은 뒤 보형물이 하나로 합쳐져 가슴이 한 덩어리로 보이는 ‘합유증’(유방합체증, synmastia)이 나타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다는 글을 온라인에 게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합유증은 좌우 유방 사이에 골이 있어야 하는데 좌우 유방이 가운데서 만나 덩어리진 듯한 형태를 띠는 것을 의미한다.

A씨는 약 900만원을 들여 수술에 나섰으며, 이 병원을 선택한 것은 ‘20년간 가슴성형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병원’이었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자 A씨는 병원을 찾아 상황을 설명했고, 손해보험사에 넘겨 손해배상을 보험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사태가 해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환자는 ‘겨우 100만원밖에 돌려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표했고, 병원 측은 “이는 환자가 선택한 것이지 병원에서는 사후관리 및 재수술 의향을 밝혔으며 보험으로 처리할 것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A씨는 병원이 ‘굳이’ 가슴밑절개를 주장해 흉터가 심하게 졌다고 토로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밑절개는 의사가 수술하기 편한 게 장점일 뿐이라는 것. 가슴성형 시 보형물을 삽입하기 위해 약간의 절개를 하게 되는데, 보통 가슴밑, 겨드랑이, 유륜 등을 활용한다. 가슴밑을 절개하는 것은 희귀한 케이스는 아니다. 다만 자신의 피부가 켈로이드성 등 예민하다면 겨드랑이나 유륜을 활용하는 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증상이 드러나는 사진과 합유증을 진단받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병원 담당자는 “A씨는 ‘밑절개는 의사들이 수술하기에 편해서’ 선호한다고 여기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며 “본인도 자신이 흉터가 지기 쉬운 피부임을 알고도 밑절개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합유증을 주장하는 것도 억울하다”며 “대학병원에서 소견서를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이같은 진단을 억지로 받아낸 것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반박했다. 

해당 글은 온라인에서 회자되기 시작했고, 해당 병원에서 자신도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B병원 관계자는 “이 일로 병원이 입은 피해가 상당히 크다”며 “사실 환자가 너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야기를 작성했기 때문에 특별히 대처하고 있지 않았는데 파급력이 커질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A씨는 ‘익명으로 해당 사례를 공유했는데 병원으로부터 엄마와 자신이 협박을 당했다’는 주장이다.

이 병원은 이번 일을 형사고소하기로 결정했으며 기자는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해당 병원은 기자에게도 ‘기사조차 자칫 형사고소에서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게시글들은 전부 삭제된 상황이다.

안면윤곽의 명가로 불리는 다른 C 대형 성형외과에서도 최근 ‘부작용 환자 방치 및 협박’ 의혹에 시달리는 중이다. D모씨가 양악수술을 받은 뒤 심각한 부작용으로 자살시도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무너지고 있는 자신의 턱 사진을 공개하며 ‘피를 토하고 죽을 것 같다’는 사연을 올리고 있지만 역시 게시물이 삭제당하고 있다.

그는 총 1200만원의 비용을 내고 양악수술, 브이라인성형, 광대성형 등 속칭 안면뼈를 교정할 수 있는 수술은 총동원했다. 하지만 수술 후 광대뼈가 주저앉아 재고정이 필요하며 누가 봐도 턱이 심각한 비대칭으로 형성돼 우울감과 자살충동을 느끼는 중이다. 이같은 상황은 D씨가 공개한 녹취파일과 게시글을 통해 알려졌다.

수술 집도의는 당연히 환자에게 ‘수술에는 문제가 없다’고 안심시켰다. 의사들은 D 씨에게 “수술은 전혀 이상이 없으며, 뼈를 자른 게 비대칭이라고 해도 겉에 드러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D씨는 수술 4개월 째 오른쪽·왼쪽 양쪽 턱에 염증이 생겨 핀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집도의는 ‘사정이 있다’며 처음보는 젊은 의사에게 D씨를 넘겨버렸다. 해당 병원에서 3주간 입원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턱밑에 꿀렁이는 액체가 차올라 다시 ‘이상 없다’는 소견을 받았을 뿐 처치를 전혀 받지 못했다.

결국 대학병원에서 골수염 수술을 받기에 이르렀다. 앞턱은 붙지 않아 너덜거리고 뼈가 차야할 곳에 살이 삐져나와 피가 통하지 않는 등 얼굴 상태가 엉망이 됐다. 비대칭 정도가 심각해 대학병원에서 다듬었고 ‘수술 잘 됐다’던 광대뼈도 덜렁거려 재고정해야 했다. 이후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D씨는 뿐만 자살충동, 우울감, 불면증 등 이상질환을 보여 정신과 약물도 복용하는 중이다.

문제는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하자 해당 병원은 D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는 점이다. 병원 측은 신용훼손,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으로 그를 고소하겠다는 통고서를 보내왔다. D씨는 이같은 상황에도 담담하다. ‘죽을 생각인데 뭔들 무섭겠느냐’며 다만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타나질 않길 바라는 상황에서 이를 공유한 것이며, 병원이 자신을 어떻게 하기 전에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까지 했다. D씨는 성형 부작용으로 평생 부드러운 음식만 먹고, 개구장애, 턱빠짐 현상, 귀 앞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 등을 안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다.

해당 병원 측은 공식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았다. 다만 D씨가 공유한 글과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차례 올라왔으나 연달아 삭제되고 있다.

B성형외과나 C성형외과나 다들 내로라하는 유명 대형 성형외과다. 하지만 병원이 대형화되면서 치료의 질은 예전만 못 할 수밖에 없는 기로에 서 있다. 그래서 대형 종합 성형외과보다는 의사 2~4인이 운영하는 준종합 성형외과가 환자가 원하는 결과나 성형외과 의사의 높은 치료수준이나 개인적인 삶의 질 측면에서 낫다는 평판이 나오는 중이다. 여름 휴가나 방학을 맞아 성형변신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진정 행복해지는 피안(彼岸)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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