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난 작은 점도 신경쓰이는데, 선천적인 모반은 오죽할까. 선천성 모반은 태어날 때부터 멜라닌세포가 표피 또는 진피층에 증식해 색소성 모반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통칭한다. 대표적으로 △혈관종 △밀크커피모반 △표피모반 △피지모반 등이 있다.
단순히 외적 문제 때문이 아니더라도 선천성 모반은 치료를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 거대 선천성 모반의 경우 악성 흑색종 발병률이 정상조직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악성 흑색종은 일단 발생하면 치명적인 암으로 번질 수 있어 예방이 최선이다. 작은 점조차 악성 흑색종으로 변하는 사례도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황규광 세련피부과 대표원장은“선천성 모반은 모반 종류와 크기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활용하게 된다”며 “아주 작은 점 모양에서 전신을 덮는 거대모반 등 사이즈는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생아 때 치료를 시작하거나 유치원·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시행하는 게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시술 시 이뤄지는 전신마취가 부담스럽다면 초등학교 5~6학년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황 원장은 “거대 선천성 모반은 흑색종 발병 위험성과 미용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아예 다 떼어버리는 게 가장 좋다”며 “ 중간 크기의 모반은 단계적 절제술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워낙 크기가 크면 수술로도 제거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반의 크기가 너무 크다면 가능하면 생후 14일 이내, 늦어도 생후 6개월 이내에 레이저로 점 상층부를 깎아내고 피부를 배양해 이식하는 게 유리하다. 모반세포가 진피 깊숙이 뿌리 내리지 않아 재발 우려가 적고 흉터 형성 없이 대부분 제거될 수 있다.
황 원장은 “모반 전층을 전부 제거하고 피부를 이식하면 흉터도 상당할 뿐만 아니라 피부이식 부위를 포함해 피부 손상이 두배로 남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며 “한 국제 논문에서는 암 유발 세포들이 점의 상층부에 몰려 있다는 연구가 있어 상층부만 제거해도 암 발생 요인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레이저박피제거술’ 및 ‘Q색소레이저’ 병용요법이 선호되는 추세다. 이는 절제가 어려운 모반에 시행해볼만한 치료법이다. 단순히 Q레이저만 반복시술하면 효과가 미미할 수 있고 악성 흑색종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레이저박피제거를 병행하면 수술 후 흉터까지 제거하므로 효과적으로 모반을 치료할 수 있다. 여기에 흉터를 최소화하고 상처를 빨리 회복시키기 위한 피부배양이식이 추가되면 더욱 도움이 된다.
황규광 원장은 “치료 방침을 결정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사항은 악성으로 변화될 기회를 최소화하고, 이목구비 주위에 발생한 모반으로 인해 장기의 정상적인 기능이 훼손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하는 것”이라며 “환자와 충분히 상의한 뒤 미용적 개선을 위해 의사가 적절한 치료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