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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남성 불임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07-28 12:22:07
  • 수정 2016-07-28 12: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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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자의 질, 빠르면 35세부터 저하되기 시작 … 산화반응 막는 게 우선, 비타민C 복용 도움

남성 불임환자가 급속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 결과 2011년 3만9933명이었던 남성 불임환자는 지난해 1.5배 증가한 5만2902명으로 집계됐다. 흡연, 음주,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 환경호르몬과 컴퓨터 등 IT 기기로 인한 전자파 노출이 늘어난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병원을 찾는 난임부부 대다수는 남편 측의 문제를 물어보거나 드러내기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실제로 정자 상태가 좋지 않았을 때 도움받기 어려워진다. 또 남성 생식력을 둘러싼 오래된 오해도 남성불임을 진단하고 해결하는 방해요소로 꼽힌다. 남성 불임과 관련된 대표적인 세가지 오해에 대해 홍수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불임의 원인은 대개 여성에게 있다?

통념과 달리 불임 원인의 50%는 남성에 요인이 있는 경우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검사 항목이 많고, 배란 체크·인공수정·체외수정 등 불임을 치료하는 시술이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같은 오해가 생긴 것이다.

남성의 생식력은 50세가 넘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

일반 정액검사 항목에는 정자수, 운동성, 형태 등이 포함된다. 이들 항목 중에서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분명히 임신율이 떨어지겠지만 이 검사만이 전부는 아니다.

홍 원장은 “이에 못잖게 중요한 것은 정자의 질, 즉 ‘정자 내 DNA의 질’인데 일반 정액검사는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정자의 질은 빠르면 35세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45세가 되면 생식력이 현저하게 감소한다”고 지적했다.

생식력이 저하되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DNA 절단 △DNA 돌연변이 △기타 염색체 이상이 나타나는 빈도 등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자의 DNA가 쪼개지는 절편화 현상은 45세가 되면 30세의 2배로 증가한다.

산모는 나이가 많을수록 유산을 겪거나, 다운증후군 같은 이상을 가진 아이를 출산할 확률이 높다고 당연시하지만 남성의 나이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홍 원장은 “남자가 40세가 넘으면 심각한 선천성 기형아를 임신할 가능성이 여성보다 20% 더 높다”며 “50세가 넘으면 노화로 인한 DNA 이상 때문에 29세 이하 남성에 비해 자폐아를 임신할 가능성이 2배로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DNA 손상이 심할수록 유산의 위험성도 높아진다”며 “정자의 운동성도 35세에 떨어지기 시작해 정자수나 모양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다만 질적 변화를 생활습관교정, 항산화요법 등으로 어느 정도 방지하거나 회복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지나치게 낙심할 필요는 없다. 홍수정 원장은 “나이가 많아도 건강한 식사와 적절한 영양제를 섭취하면 젊은 남성에 못잖은 정자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자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정자 상태는 개선될 수 있고 정자 내 DNA 질도 향상시킬 수 있다. 정자의 질이 향상되면 임신 성공율이 높아지고 유산과 기형아 발생의 위험성이 저하된다.

이를 방지하려면 정자의 손상 과정을 먼저 알아두는 게 유용하다. 정자의 생성주기는 두 달이 조금 넘고 이 기간에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과 라이프스타일이 생성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홍 원장은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산화반응이 가장 악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자가 생성될 때 생물학적 과정의 산물로 정상적인 산화반응이 일어난다. 인체는 산화반응이 과하지 않게 방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비타민C·E 같은 항산화물질과 산화반응으로 인한 정자손상을 방지하는 특수 효소들이 존재한다. 더욱이 정액에는 비타민C 농도가 매우 높다.

균형이 깨진 식사습관에 따른 비타민결핍도 과도한 산화반응을 초래한다. 산화반응이 지나치면 정자의 DNA가 손상된다. 실제로 남성불임의 원인 중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정자 수, 운동성, 모양에도 영향을 미친다.

홍수정 원장은 “남성불임을 치료하려면 의학적 치료 외에도 정자 상태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생활습관과 영양학적인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최근에 산화반응에 의한 정자 손상이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평소 비타민C를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앤디 와이로벡 미국 버클리대 국립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22~80세의 건강한 남성 80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비타민C 섭취량과 정자 활동성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평소 많이 복용하는 남성이 적게 복용하는 남성보다 정자의 DNA 손상이 20% 가량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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