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성인질환으로 여겨지는 수면무호흡증은 소아청소년기에도 자주 발생한다. 성인의 경우 심한 코골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소아의 경우 수면 중 땀을 많이 흘리거나 심하게 뒤척이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뇌에 공급되는 산소가 결핍돼 두뇌 성장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 소아·청소년이 6%(1671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수면재단 조사에는 3세 이상 어린이 중 약 10%가 코를 골며, 1~3%는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면무호흡증은 비대해진 편도·아데노이드가 기도를 압박하면서 발생한다. 기도가 좁아지면 소아의 뇌는 호흡곤란에 대비해 무의식적으로 각성상태를 유지한다. 이로 인해 피곤이 누적되고 짜증이 늘며 과잉행동·주의력결핍 등 행동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깊은 숙면시 배출되는 성장호르몬이 적어 성장이 더뎌지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 진단은 소아의 수면양상에 대한 문진과 성장발달 확인이 기본이다. 수면무호흡증에서 나타나는 안면 모양의 특성을 살피고 치아의 부정교합도 체크해야 한다. 임상적 검사만으로 제대로 진단되지 않으면 수면다원검사도 필요하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에는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이 최선이다. 소아의 경우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PITA수술만으로도 손쉽게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할 수 있다. 전동식 피막내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이라 불리는 ‘PITA(Powered Intracapsular Tonsillectomy and Adenoidectomy)’ 수술은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개발돼 ‘무통 하버드 편도선 수술’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 미세피막제거기(Microdebrider)라는 특수 의료장비로 편도조직만 제거하되 보호막에 해당하는 편도피막을 보존하고 다른 정상 조직에 상처를 주지 않기 때문에 출혈과 통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성인과 달리 소아 코골이 또는 수면무호흡증은 PITA수술만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수술이 면역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존 편도절제술은 편도는 물론 주위 피막과 근육층까지 제거해 출혈 및 미각손상 위험이 높았다. 성인에서도 참기 힘든 통증이 뒤따라 소아와 보호자들은 수술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건희 교수는 이같은 편도절제술의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2006년부터 PITA수술법을 시행하고 있다. 수술 시간이 15~20분 정도로 짧고, 회복도 빨라 3일이 지나면 식사까지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