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티에이징 시장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게 필러다. 주사만으로도 드라마틱하게 얼굴과 체형을 교정하고, 주름을 개선하며, 피부톤까지 정돈한다. 국내외 제약사에서도 너도 나도 새로운 필러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안용섭 본피부과 원장은 “아무리 간편하고 만족도가 높더라도 무분별한 시술이 이뤄질 경우 부작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한다. 안 원장의 도움말로 필러의 부작용과 이를 피해야 할 경우를 알아본다.
대표적인 필러 부작용이 △부종(swelling) △홍반(erythema) △멍(bruising) △통증(pain) 등이다. 홍반은 필러를 염증이 있는 곳에 주입했을 때 필러에 의해 혈관이 압력을 받거나 부풀어 오르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급성 알레르기 반응 중 하나로 유발될 수 있다. 멍은 대개 주사바늘에 의해 혈관이 손상되면서 나타난다.
에피네프린이 섞인 리도카인으로 마취하면 시술 시 출혈과 멍이 드는 것을 예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안 원장은 “시술 전후 아이스팩을 활용해 해당 부위를 찜질하는 게 도움이 된다”며 “시술 직후부터 비타민K 크림을 바르는 것도 멍이나 홍반을 예방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통증은 주사를 사용하고 이물질이 주입되는 만큼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다만 시술 즉시 아프기 시작해서 1~2일 내로 극심한 통증이 발생했다면 혈관폐색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응급상황으로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보다 늦은 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통증은 세균감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필러는 시술받은 당일 통증이 거의 없는 게 보통이다. 이후 부종이 나타나면서 약간의 통증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처방받은 약물을 제대로 복용하면 문제될 게 없다.
변색이 일어나기도 한다. 대부분 시술 후 염증이 발생했다가 아물면서 생기는 과색소침착이나 멍이 빠지면서 생기는 혈철소(헤로글로빈색소) 침착이다. 흔하지 않지만 필러가 특정 부위에 너무 몰리면서 혈관이 눌려 하얗게 변할 수도 있다.
드문 부작용으로는 △감염 △육아종 반응 △이질적인 조직반응 △실명 △국소피부괴사 등을 꼽을 수 있다. 히알루론산 필러 등 흡수되는 제품으로 인한 문제면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반영구 필러 시술로 동반된 경우 해결하는 것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세균감염은 시술자와 간호사가 글러브를 착용하고 환자의 시술 부위를 철저히 소독하는 것으로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코나 입 주변은 세균이 많은 부위로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필러 시술 시 의사들이 가장 주의하는 게 ‘혈관’이다. 괴사나 실명 문제도 주로 혈관이 폐색되며 나타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구경이 큰 주사바늘이나 끝이 뭉툭한 캐뉼라를 사용하고, 소량을 여러 번 나눠 주사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안용섭 원장은 “주사 도중 혈관폐색이 의심된다면 히알루론산 필러는 히알라제로 녹이고, 반영구 필러는 바늘로 시술 부위에 구멍을 낸 뒤 짜서 제거한다”며 “색전증으로 인한 망막동맥협착이 의심되면 응급상황이므로 즉시 안과 전문의나 대학병원 응급실의 도움을 받아야 실명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위험성 때문에라도 레스틸렌 등 히알루론산 필러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부작용 발생은 시술자의 능력과 안전한 제품을 사용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시술경험이 많고 숙련도가 높은 의사에게 시술받는 게 가장 중요하며, 특히 부작용 등이 발생했을 때 빨리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을 찾아야 한다.
좋은 필러 제품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히알루론산 필러처럼 체내 존재하는 성분으로 만들어진 필러는 다른 제품에 비해 부작용과 염증에서 자유롭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같은 공식기관에서 안전성을 입증받은 것을 고른다. 안 원장은 △의사가 사용하기 쉽고 유연하며 △시스템 시술의 재현성이 뛰어나고 △발암성이나 기형유발인자가 없어야 하며 △적절한 지속력을 보이는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필러 시술을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제품에 포함된 성분에 과민반응, 알레르기, 아토피를 보이거나 △자가면역질환자거나 면역치료를 시행중이거나 △아스피린 등 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NSAIDs), 항응고제, 항혈소판제, 혈전용해제 등을 사용하거나 △출혈성 질환을 가졌거나 △반복적인 인후통에 시달리거나 △급성 류마티스성관절염 등의 질환력을 가졌거나 △임신 또는 모유수유 중이거나 △박테리아성 또는 바이러스성 피부염이 있거나 △켈로이드성 피부·비후성반흔을 가진 환자는 시술을 피하는 게 좋다. 기존에 외과적으로 융비술(코성형)을 받았다면 해당 부위의 시술을 추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