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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미스’ 전성시대, 냉동난자 맹신 피해야 하는 이유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7-22 10:50:03
  • 수정 2016-07-26 16: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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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결·해동 과정서 염색체 손상, 자연유산 위험 … 자궁내막 상태 나쁘면 착상 어려워

최근 결혼·임신 연령대가 늦어지면서 차후에 빚어질지 모를 불임·난임·항암치료·사고 등에 대비해 젊은 시절에 미리 난자를 보관하려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젊은층의 결혼기피, 환경호르몬에 의한 가임능력 저하, 암 발생률 상승, 경제력을 갖춘 골드미스 증가 등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 차의과학대 차병원 서울역센터 37난자은행을 필두로 국내 의료기관들은 앞다퉈 난자은행을 개설하고 홍보에 나서고 있다. 부부 10쌍 중 한 쌍이 난임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난자보관은 유일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비용 대비 효율성 및 안전성 면에서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차의과학대 차병원 난임센터 37난자은행에 따르면 2013년 ‘난자냉동’으로 난자를 보관하는 여성이 30명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56명, 2015년에는 128명으로 늘었다. 3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냉동 난자를 보관한 여성들의 주 연령층은 35세에서 40세 이하가 36%로 가장 많았고 40대 여성이 35%였다. 20대 여성도 14%를 차지해 젊은 시절부터 냉동난자 보관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가임력은 35세 이후 급감해 40세 이상부터 자연임신 가능성이 5% 정도로 떨어진다. 특히 여성의 난자는 노화에 민감해 나이가 들수록 염색체 이상 및 유산 위험성이 높아진다. 결혼과 출산 연령이 갈수록 늦춰지고 있는 국내 상황에서 난자동결 등 가임력 보존법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다. 지난해 미국 애플과 페이스북은 경력을 쌓기 위해 임신을 미루는 여직원들에게 자신의 난자를 동결보관할 경우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난자냉동에는 전세계적으로 ‘유리화 난자동결법’이 쓰이고 있다. 이 기술은 유리구슬처럼 난자를 얼음보다 더 딱딱한 알갱이 형태로 보존한다. 슬러시 질소를 이용해 난자를 영하 210도까지 급속 냉동시킨다. 이 과정에서 동결보존액이 난자 안으로 파고들어 유리처럼 굳는다. 이렇게 보존해야 나중에 상온에서 해동해도 생물학적 기능이 잘 복원된다. 해동된 난자는 세포벽이 신선난자보다 더 딱딱해져 미세바늘로 난자 벽에 구멍을 뚫어 정자를 안으로 주입해 인공 수정시킨다. 난자의 생존율은 최대 89.4%로 기존 완만동결법의 40~60%보다 향상됐다.
 
하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난자냉동이 임신 및 출산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난자 생존율이 향상되긴 했지만 여전히 동결 및 해동 과정에서 난자가 손상될 위험이 존재한다”며 “난자를 냉동할 때 형성되는 얼음결정이 염색체를 손상시킬 경우 수정 후 배아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하거나 자연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난자냉동에 집착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냉동은 생체기능을 유지만 할뿐 개선하는 게 아니므로 채취 당시 난자의 상태가 좋아야 임신 성공률도 높아진다.
냉동난자의 상태가 좋아도 자궁내 환경이 나쁘면 임신이 어렵다. 수정까지 성공해도 자궁내막이 좋지 않으면 착상이 잘 되지 않는다. 자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약제를 쓸 수 있지만 근본적으론 엄마의 연령과 건강이 중요하다.

난자동결을 일종의 블루오션 시장으로 보고 비교적 권장하는 국내 산부인과 의학계와 달리 일본 산부인과학회는 건강한 여성이 사회적인 이유로 난자를 동결하는 것을 난소출혈 및 감염 우려, 난자동결이 수정란이나 태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 부족, 불확실한 임신·출산 등을 이유로 권장하지 않는다. 지난 2월 4년간 동결보관한 난자를 이용해 출산에 성공한 일본 오사카 산부인과에서는 2010년부터 지난해말까지 총 229명의 난자를 동결보존했고, 17명에 체외수정을 시도했지만 성공 사례는 한명 뿐이다.

한 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젊을 때 난자를 채취해도 만 45세 이후 임신을 시도하면 정상적인 임신 및 출산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냉동난자가 있으니 언제든 임신해도 된다’는 것은 잘못된 믿음으로 결혼과 임신을 무작정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신을 장담할 수 없는데 비용 부담이 큰 것도 문제다. 보험이 아직 적용되지 않아 보관비용이 다소 비싸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난자를 채취해 동결하는 데 약 300만~400만원이 들며 보관 비용은 1년에 10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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