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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좁은 비행기 안에서 극심한 다리저림? ‘이코노미증후군’ 우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07-20 11:08:13
  • 수정 2020-09-13 17: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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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5세 이상 고령자·정맥혈전증 유경험자 주의해야 … 다리 자주 주무르고 수분 충분히 섭취해 예방
심부정맥혈전증의 진단은 다리가 붓거나 숨이 막히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을 때 초음파나 혈액검사로 수시간 내에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여대생 임모 씨(25)는 방학을 맞아 여행을 다녀오며 아찔한 경험을 했다. 아르바이트 비용을 모아 유럽여행을 준비했다. 들뜨는 마음을 안고 비행기에 탑승, 시간이 흐르자 갑자기 참을 수 없이 다리가 저려왔다. 스튜어디스가 다리를 주물러주며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Economy Class Syndrome)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증후군의 의학적 병명은 ‘심부정맥혈전증’(DVT, Deep Vein Thrombosis)이다. 정맥에 피가 굳어 혈맥이 막히며, 하지의 심부정맥에 혈전이 생겨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2002년엔 일본의 축구선수 다카하라 나오히로(37)가 유럽으로 전지훈련을 가던 중 같은 일을 겪자 일본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이 증후군은 갑자기 다리가 붓고 아프거나, 호흡곤란이 생기거나, 흉통을 호소한다. 증상은 대부분 다리가 저리는 데 그친다. 주로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와 달리 비좁은 이코노미클래스 승객에게만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같은 명칭이 붙었다. 

저가항공처럼 좁은 공간에서는 더욱 심하다. 세계 유명 항공사의 평균 좌석 폭은 42㎝로, 수익성 문제로 과거에 비해 좌석이 점점 좁아지는 추세다. 

이 증후군은 대부분 6시간 이상 비행기를 탄 경우 호발한다. 75세 이상 고령에서 흔하고 과거 정맥혈전증을 경험했던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비행기내 산소함량 및 습도 부족, 탈수 등도 부차적인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

오도연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다리의 정맥혈이 심장으로 원활하게 흐르려면 종아리근육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펌프작용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비행기 좌석에 앉은 상태로 오랜 시간 움직이지 못하면 혈류가 느려져 피가 응고하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가볍게 여겨 방치해선 안 된다.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은 “생성된 혈전이 혈관을 타고 떠돌아다니다 폐동맥을 막으면 폐동맥색전증을,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을 일으킨다”며 “폐동맥을 막으면 최악의 경우 쇼크사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미국에서는 폐동맥색전증으로 매년 약 5만명이 사망하며, 이 중 90%는 다리에 발생한 심부정맥혈전증에서 떨어져 나온 혈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심부정맥혈전증의 진단은 다리가 붓거나 숨이 막히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을 때 초음파나 혈액검사로 수시간 내에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진료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비행기 안에서 발생한 경우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오 교수는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복부비만·대사증후군을 가진 사람, 중년 이후의 남성, 흡연자, 수술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 등은 심부정맥혈전증의 위험도가 더욱 높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 원장은 “일정 시간마다 다리를 주물러주거나 일어나 가벼운 다리운동을 시행해주면 하지정맥의 탄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편한 옷과 신발을 착용하고 물을 자주 마셔야 탈수로 인해 혈전이 생성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의료용 탄력스타킹을 착용하거나, 여행 중 항응고제 등을 복용해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며 “정맥혈전색전증을 앓았거나 위험요소를 가진 사람은 여행 전 미리 의사와 상의해 안전한 여행을 준비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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