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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치료의 중심, ‘ARB+CCB 복합제’ 매출 상위 7품목 비교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6-07-19 13:41:01
  • 수정 2016-08-04 15: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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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점유율 30% … 상호보완 기전으로 부작용↓, 혈압강하·장기보호 효과 ↑

원외처방액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현재 국내 전체 고혈압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5400억원으로 이 중 안지오텐신2수용체차단제(ARB, angiotensin type II receptor blocker)+칼슘통로차단제(CCB, calcium channel blocker) 복합제의 시장 점유율이 약 30%(4632억원)로 가장 높다.

단일제 중 가장 많이 팔리는 계열인 ARB의 현재 시장 규모는 3294억원으로 노바티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RB+CCB 복합제 ‘엑스포지’(성분명 발사르탄+암로디핀, valsartan+amlodipine)가 2007년 국내 출시된 이후 단일제에서 복합제 중심으로 옮겨간 지 오래다. 
여러 단일제 성분을 한 알로 합친 복합제는 상호보완적인 작용기전으로 단일제보다 부작용 발생위험이 적고 치료표적이 되는 장기의 손상을 예방한다. 복용하는 알약 수가 줄어 약가 부담도 개선됐다.

ARB+CCB 복합제의 특징 및 장점

ARB는 여러 건의 임상결과 타 계열보다 부작용이 적고 장기보호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밝혀져 있다. 심장 또는 혈관에 직접 작용하지 않고 레닌-안지오텐신Ⅰ-안지오텐신Ⅱ 내분비계(RAS, Renin Angiotensin System)를 통해 혈압을 조절한다. 안지오텐신Ⅰ은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에 의해 안지오텐신Ⅱ로 전환돼 혈관을 수축시키고 알도스테론 분비를 자극한다. 알도스테론은 신장에서 나트륨과 물의 재흡수를 증가시켜 혈압을 높인다.

ARB는 안지오텐신II가 안지오텐신수용체 1형(AT1)에 결합하는 것을 막아 RAS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도록 한다. 반면 안지오텐신수용체 2형(AT2)를 자극해 세포 및 조직의 손상을 유발하는 산화스트레스, 염증반응, 섬유화를 억제하고 심혈관계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ARB는 레닌 활성이 낮은 고혈압환자에서는 치료효과가 떨어진다. 

최초의 ARB는 로사르탄(Losartan)으로서 이를 기본 골격구조로 삼아 차후 이르베사르탄(Irbesartan), 칸데사르탄(Candesartan), 발사르탄(Valsartan), 텔미사르탄(Telmisartan), 올메사르탄(Olmesartan) 등이 차례로 개발됐다.

ARB 계열의 24시간 혈압강하 효과를 비교한 여러 건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텔미사르탄·올메사르탄·이르베사르탄이 상위 그룹, 발사르탄·칸데사르탄이 중간 그룹, 로사르탄이 하위 그룹에 각각 속한다.

학계에 따르면 이들 6개 ARB 성분의 반감기는 텔미사르탄 24시간, 올메사르탄 12~18시간, 이르베사르탄 11~15시간, 칸데사르탄 5~10.5시간, 발사르탄 9시간, 로사르탄 1.5~2시간 순으로 길다.

로사르탄의 대사체는 EXP3174와 EXP3179다. 경구용량의 약 14%는 시토크롬P450 효소계에 의해 활성형 대사체인 EXP3174로 대사되는데 수산화기를 가지고 안지오텐신Ⅰ 수용체를 차단해 혈압을 낮추고, 세포 증식을 억제시키며, 알도스테론 분비를 감소시킨다. 반감기가 6~9시간으로 로사르탄보다 길다. 반면 수산화기가 없는 약 82%의 EXP3179는 조금 다르게 작용해 혈소판 응집을 감소시키고, 염증반응을 억제하며, 인슐린저항성을 감소시킨다.

ARB 약제의 AT1수용체 결합은 칸데사르탄, 올메사르탄, 텔미사르탄 및 EXP3174, 발사르탄, 이르베사르탄, 로사르탄 순으로 강하고 오래 지속된다.             

다양한 임상연구 결과 ARB는 1일 1회 1~2정 복용으로 24시간 동안 지속적이고 원만한 혈압강하, 신부전·심부전 예방 및 치료 등 ACE억제제 계열과 동등한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ACE억제제보다 마른기침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RB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어지러움·피로 등이 보고된다. 

CCB는 혈관 평활근세포 및 심장 근육세포 막 표면에 존재하는 칼슘채널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이들 세포로의 칼슘 유입을 억제하고 혈관근육을 이완시켜 혈압을 떨어뜨린다. 대표적으로 암로디핀(Amlodipine), 니페디핀(Nifedipine), 펠로디핀(Felodipine) 등이 있다. CCB는 기존 베타교감신경차단제(BB,Beta Blocker), RAS 작용을 저해하는 기전을 가진 ARB, ACE억제제에 비해 뛰어난 혈압강하 효과가 확인됐다. 암로디핀은 ‘ASCOT’ 등 임상연구에서 고혈압성 당뇨병 이환율을 줄인 것으로 밝혀졌다. 흔한 부작용은 변비, 어지러움, 두통, 발목부종, 안면홍조 등이다.

ARB와 CCB를 병합하면 혈압강하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CCB로 인한 정맥 수축에 상보적인 효과가 있어 부종 발생빈도를 낮출 수 있다. 말초혈관 부종은 CCB의 작용으로 동맥혈관만 확장되고 정맥은 수축됨에 따라 모세혈관이 받는 압력이 증가하는 게 주원인이다. 반면 ARB는 RAS를 차단해 전체적으로 혈관을 이완시켜 정맥도 확장한다.
 
진료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반적인 고혈압 환자는 수축기혈압(SBP)/이완기혈압(DBP)이 140/90㎜Hg, 당뇨병과 같은 합병증이 있는 고위험군은 130/80㎜Hg 이하로 조절한다. 당뇨병 및 만성신장병 환자에는 ARB 또는 ACE억제제가 1차치료제로 권장되며 목표혈압 130/80㎜Hg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CCB, 베타교감신경차단제(BB,Beta Blocker), 이뇨제 중 약제를 추가한다.

ARB+CCB 복합제 톱7 … 국산 개량신약 ‘텔미누보’·‘엑스원’, 지난해 매출 전년 대비 18.6%·12.7% 각각 증가

지난해 고혈압복합제 ARB+CCB 원외처방액 상위 7품목(출처: 유비스트)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트윈스타’(텔미사르탄+암로디핀) … 고혈압치료제 전체 매출 1위 유지
고혈압치료제 전체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트윈스타는 2010년 11월 국내 출시돼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유한양행이 공동 판매하고 있다. 텔미사르탄은 ‘ONTARGET’ 임상연구에서 ARB 계열 중 유일하게 심혈관 보호효과가 입증됐다. 다른 ARB 성분과 달리 퍼옥시좀 증식체 활성화 수용체 감마(PPAR-γ)를 활성화해 혈당·지질 대사를 조절한다.
트윈스타는 ‘CAMELOT’ 임상에서 ACEI억제제 에날라프릴(Enalapril)에 비해 관상동맥 죽상경화증의 악화를 저지하는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VALUE’ 임상에서 발사르탄 대비 우월한 고혈압치료·항협심증 효과를 보였다.

중증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TEAMSTA’ 연구결과 트윈스타(텔미사르탄40㎎+암로디핀5㎎) 투여군의 SBP/DBP 감소한 정도는 21/16㎜Hg, 텔미사르탄40㎎ 투여군은 각각 13.8/13.1㎜Hg으로 복합제가 단일제보다 우월한 혈압강하 효과를 보였다. 24시간 후 목표혈압 도달률은 트윈스타 82.7%로 암로디핀 단일제 37.9% 대비 약 2.18배 높았다. 

종근당의 ‘텔미누보’(텔미사르탄+S-암로디핀) … 트윈스타 개량신약
텔미누보는 2013년 4월 출시 3년만에 연 매출 200억을 넘어 종근당의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매출 상위 7품목 중 5제품의 매출이 전년에 비해 감소한 가운데 텔미누보는 18.6%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이 약은 혈압강하 효과가 있는 S-암로디핀과 말초부종·두통 등 부작용을 유발하는 R-암로디핀 성분 중 S-암로디핀만 함유해 부작용 발생위험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CCB 약제에는 S-암로디핀과 R-암로디핀이 1대 1 비율로 섞여 있다. 임상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암로디핀 용량을 절반으로 낮추면서도 동등한 효능을 나타냈다. 트윈스타와 텔미누보는 내달 독점기간(PMS)이 만료돼 제네릭의 공세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종근당의 ARB+CCB 고혈압복합제‘텔미누보’

한국노바티스의 ‘엑스포지’(발사르탄+암로디핀) … 세계 최초 ARB+CCB 복합제
2007년 10월 국내 출시된 엑스포지는 세계 최초의 ARB+CCB 복합제로 한국노바티스의 ‘디오반’(발사르탄)에 한국화이자의 ‘노바스크’(암로디핀베실산염, Amlodipine Besylate)가 더해졌다.  
여러 건의 임상결과 이 약은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 없이 경증 및 중증 고혈압환자에서 혈압을 낮췄다. 투여 환자의 90%가 140/90㎜Hg 미만으로 조절됐으며 SBP 180㎜Hg 이상인 환자에서 혈압이 40㎜Hg 이상 감소했다. 단일제 또는 다른 ACE억제제+CCB 복합제로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추가적인 혈압강하 효과가 있다.

암로디핀 단일제 복용으로 목표혈압 조절에 실패한 동양인 환자 698명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에서 암디로핀 단독 투여군의 말초부종 발현율은 1.1%인 반면 엑스포지 군에서는 관련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CJ헬스케어의 ‘엑스원’(발사르탄+암로디핀) … 엑스포지 개량신약
CJ헬스케어는 엑스포지의 암로디핀베실산염 대신 암로디핀아디페이트염(Amlodipine Adipate)을 자체 개발해 안정성 및 경제적인 약가를 확보했다. 오리지널 엑스포지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9.1% 감소한 대신 엑스원은 12.7% 증가했다. 임상결과 엑스원을 투여한 당뇨병 동반 고혈압환자 등 모든 고혈압환자 중 80% 이상이 목표혈압에 도달했다. 암로디핀 단일제 대비 말초부종 발생률이 70% 낮았다. 2013년 9월 출시돼 이 회사의 대표 제품으로 성장했다.

한미약품의 ‘아모잘탄’(로사르탄+암로디핀) … 캄실산 암로디핀 사용, 세계 최초 복합제
한미약품은 암로디핀캄실레이트(Amlodipine Camsylate)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세계 최초로 암로디핀캄실산염과 로사르탄을 합친 복합제를 만들었다. 이 약은 2009년 6월 출시된 지 6개월 만에 174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국내 본태성 고혈압환자 3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상 임상에서 8주 후 혈압강하 효과는 ‘아모잘탄5/50’(암로디핀5㎎+로사르탄50㎎)은 암로디핀 10㎎과 동등했으며 ‘아모잘탄5/100’(암로디핀5㎎+로사르탄100㎎)은 로살탄 100㎎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두통·부종·발진 등 부작용 발생빈도는 암로디핀 단일제 대비 낮았다.

한국MSD의 ‘코자엑스큐’(로사르탄+암로디핀) … 아모잘탄 쌍둥이약
한국MSD는 2009년 7월 아모잘탄과 같은 성분의 쌍둥이약 코자엑스큐를 출시했다. MSD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ARB 계열 고혈압치료제 ‘코자’(로사르탄) 성분에 한미약품의 암로디핀캄실레이트를 합쳤다.  MSD 브랜드로 해외에 수출되고 있다.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세비카’(올메사르탄+암로디핀) … 이뇨제 추가, 3제 복합제 ‘세비카HCT’ 업그레이드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해 2009년 6월 국내 출시됐으며 대웅제약이 공동 판매하고 있다. 성인 고혈압환자 185명을 대상으로 16주간 실시한 ‘AZTEC’ 임상결과 세비카 투여군의 70.9%가 목표혈압에 도달했으며 수축기혈압은 위약 대비 21.4㎜Hg 감소해 우수한 24시간 혈압관리 효과가 입증됐다. 한국다이이찌산쿄는 2013년 2월 세비카에 치아자이드계 이뇨제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Hydrochlorothiazide)를 추가한 국내 유일 3제 복합제 ‘세비카HCT’(성분명 암로디핀+올메사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출시했다.
 
ARB 계열 중 혈압강하 효과가 우수한 올메사르탄은 최근 안전성 논란으로 곤혹을 치룬 성분이기도 하다. 지난 4월 프랑스 국립의약품청(ANSM)이 올메사르탄의 중증 장질환 위험성을 이유로 보험급여 목록에서 삭제한 데 이어 5월 미국에서 올메사르탄을 복용하고 장질환을 겪은 환자들이 무더기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대한고혈압학회는 “올메사르탄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조직검사를 통해 중증 장질환이 확정된 환자에 대해 이 약의 복용을 중단하는 주의사항을 추가하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기존에는 만성흡수불량증 및 유사 장질환자의 경우 이 약의 투여를 주의하도록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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