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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여름철 심해지는 습진성 피부염 … 원인은 향수·데오도란트?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7-13 08:44:04
  • 수정 2020-09-13 18: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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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품 원인 접촉피부염 50%, 인공향료가 원인 … 미국·유럽연합, 리모넨·벤진·아세테이트 사용 규제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인공향료 성분에 직접 노출될 경우 습진성 피부염이 유발 및 악화될 수 있다.덥고 땀을 자주 흘리는 여름철엔 몸이나 방 안에서 나는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인공향이 첨가된 향수, 방향제, 공기청정제 등을 자주 사용한다. 과거 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이들 제품은 최근 젊은 남성은 물론 중장년층 남성에게도 필수품이 됐다.

본래 식물·과일에서 추출한 향은 자연치유 효과가 있어 향기요법 등에 치료보조 용도로 쓰였다. 뇌가 냄새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이 생성돼 불안감이나 우울한 기분을 해소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향수, 향초, 디퓨저, 비누, 샴푸, 보디로션 등에서 나는 향은 대부분 인공적으로 만든다. 주로 식물·과일 추출물에 인공향료(착향제)를 섞어 진한 향기를 낸다. 화학물질로만 합성해 인공향을 제조하는 경우도 있다. 인공향료 대부분은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유제놀, 벤질벤조에이트, 벤질알코올, 리모넨 등 성분은 재채기·콧물·피부염·메스꺼움·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단일 성분보다 여러 성분을 혼합했을 때 부작용 발생 위험이 크다. 

인공향에 특히 취약한 신체 부위는 피부다. 백진옥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인공향료 성분에 직접 노출될 경우 습진성 피부염이 유발 및 악화될 수 있다”며 “화장품이 원인인 접촉피부염의 50% 이상이 인공향료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향수는 목과 손목, 비누는 손, 땀냄새 제거제인 데오도란트는 겨드랑이, 샴푸는 두피처럼 사용 부위에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얼굴에 분사하는 미스트 제품은 재채기나 콧물을 유발한다. 백 교수는 “보통 피부에 가려운 염증이 생긴 뒤 거뭇거뭇한 색소침착이 발생한다”며 “화장품에 함유된 인공향료에 알레르기반응이 나타나면 눈 주변이 따갑고 눈물이 나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공향료가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08년 영국 의학연구소(MRC) 리처드 샤프 박사의 연구결과 태아의 생식기관이 형성되는 임신 8~12주 사이에 임신부가 향수·향료가 함유된 화장품을 바르면 태아의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질 경우 음경과 고환 등 생식기관의 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임신 12주까지는 아로마·케모마일·재스민·장미·라벤더·제라늄 등 원료에서 추출한 오일이 섞인 제품은 삼가는 게 좋다.

인공향은 기침·콧물 등 호흡기 증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공기 중에 빠르게 분사된 인공향은 코나 목 등 호흡기로 쉽게 들어와 기관지점막 세포를 자극, 호흡곤란·기침·천식 등을 유발한다. 2009년 환경건강저널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2115명 중 19%가 공기청정제와 방향제를 사용하다 두통, 호흡불안을 겪었다. 천식을 앓는 환자의 33.5%, 화학물질에 대해 과민증이 있는 사람의 55.7%는 증상이 심해졌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리모넨·벤진·아세테이트·아트라놀 등의 사용을 규제하므로 제품 구입 전 성분을 확인해보는 게 좋다. 향수는 팔목·옷깃 등에 뿌려 호흡기에 닿는 것을 최소화한다. 인공향료를 넣은 초, 일명 ‘양키캔들’의 경우 타는 과정에서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가 나오기 쉬워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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