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퇴행성관절염으로 불리는 골관절염은 국내 고령층의 80% 이상이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흔하다. 워낙 환자가 많다보니 잘못된 정보도 넘쳐난다. 발병 연령대가 높다보니 근거 없는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 잘못된 속설은 환자가 치료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게 해 질환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

한 국내 연구결과 주요 포털사이트내 지식검색, 블로그, 카페에 올라온 ‘관절에 관한 정보’ 관련 게시글 중 72%가 근거 없는 속설이나 광고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음식, 운동정보,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었다.
 
‘관절염 진통제를 복용하면 약에 내성이 생긴다’, ‘약을 오래 쓰면 얼굴이 붓고 뼈가 약해진다’는 말은 잘못 알려진 상식 중 하나다. 관절염은 다른 질병보다 통증이 심해 대부분의 환자는 오랜 기간 진통제를 복용한다.

관절염 진통제는 대부분 비스테로이드계열의 소염제로 관절염이 진행되면서 약효가 떨어질 뿐 내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약 자체에 의존성이 있는 게 아닌데도 통증이 계속돼 약을 지속적으로 먹다보니 의존성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단 장기복용 시 위, 심장, 간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지도에 따르는 게 좋다.

주사요법을 맹신하는 환자가 많지만 잘못된 사용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정필구 강남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과장은 “흔히 ‘뼈주사’로 불리는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주사는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킬 뿐 사실상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며 “반복투여할 경우 오히려 관절이 상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주사 횟수는 6개월에 3회 이하다. 주사 후 1~2일간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주사한 관절은 48~72시간 동안 무리하지 않고 쉬게 하는 게 좋다. 항암치료, 장기이식, 당뇨병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는 사용을 피해야 한다.

히알루론산주사는 관절액의 성분과 유사한 주사약이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는 동시에 충격을 흡수해 통증을 제거하는 원리로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관절치료에 많이 사용된다. 대개 주 1회 시행하며, 3~5회씩 투여한다. 히알루론산 주사요법 후에는 바로 목욕하지 말고, 이틀 정도는 관절에 무리가 되는 운동이나 활동 등은 피하는 게 좋다.

관절염에 좋은 건강보조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글루코사민(glucosamine)’은 여전히 효용성 논란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갑각류에서 추출되는 이 성분은 그동안 퇴행성관절염의 통증완화 및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004년 국내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서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201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 국내 만 40세 이상 성인 중 12% 가량이 글루코사 제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과거에 복용한 경험이 있는 경우까지 합하면 약 30%에 달했다. 특히 현재 복용하고 있는 사람 중 76%가 의사로부터 골관절염 진단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42%가 관절통이 없음에도 복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준동 교수는 “글루코사민은 관절염 치료약이 아니라 관절에 영양을 제공하는 건강기능식품일 뿐”이라며 “보조요법으로서 영양제 정도로만 여기고, 조개나 게 껍질에서 추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복용 전 어패류 알레르기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절염에 좋은 음식에 대한 정보도 틀린 게 많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게 지네, 고양이 등으로 이같은 민간요법은 과학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기생충 감염 등 2차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사과식초의 경우 베타카로틴이 성분이 면역체계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퇴치해 관절통 개선에 도움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과식초에는 베타카로틴이 아주 조금 밖에 들어있는 데다 이 성분이 관절염 통증을 없애는 데 도움된다는 주장도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

관절염 환자 중 부항 등을 이용해 관절에 고여 있는 나쁜 피를 빼내야 한다는 믿는 사람이 있다. 부항을 떠서 까만색 피가 나오면 ‘나쁜 피’가 빠져나왔다고 좋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피부 근처 정맥혈이 빠져나온 것으로 관절염의 통증 완화나 치료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외상이나 내부 출혈에 의해 피가 고인 경우 외에는 억지로 피를 뽑는 것은 삼가야 한다.

관절염은 다른 질병과 달리 유전성이 없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정필구 과장은 “관절염은 연령, 비만, 외상, 염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며 유전적 영향도 어느정도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즉 부모가 퇴행성관절염을 앓으면 자녀도 발병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 ‘임신하면 관절염이 치료된다’는 등 속설도 사실과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