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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감기인줄 알았는데, 뇌수막염 … 세균성, 치사율 10% 달해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7-07 10:04:16
  • 수정 2020-09-13 18: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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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도 이상 고열·두통 동반 … 폐렴구균 최다, 수막구균이 가장 위험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치사율이 10~15%로 가장 높으며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영유아나 노인에게 치명적이다. 이제 막 돌이 지난 아이를 둔 주부 강모 씨(34)는 최근 머리가 아프다는 아이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가슴 철렁한 경험을 했다. 밤에 체온이 39도까지 올라 응급실을 찾은 결과 세균성 뇌수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의사는 몇 시간만 늦었어도 큰일날 뻔했다며 평소 아이의 상태를 주의깊게 살피고 예방접종을 꼭 받으라고 권유했다.

더운 여름철에 감기몸살 증상과 비슷한 두통과 고열이 지속된다면 뇌수막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질환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에서 많이 발병한다. 일반적인 감기 증상으로 시작돼 의사소통이 어려운 영유아는 물론 대부분의 사람이 독감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뇌수막염에 걸리면 환자의 나이와 면역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3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두통이 발생한다. 목이 뻣뻣한 느낌이 들면서 앞으로 머리를 굽힐 수성없는 ‘경부경직’이나 구토 증세가 동반되기도 한다. 

뇌수막염은 크게 바이러스성(급성무균성수막염)과 세균성으로 나뉜다. 전체 뇌수막염의 80%를 차지하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콕사키바이러스’와 ‘에코바이러스’ 등 장바이러스가 주요 원인으로 성인에서 많이 나타난다. 간혹 홍역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인구 10만명당 11~27명 정도에서 발생하며 일반적인 독감과 비교할 때 강도가 심한 두통, 고열, 탈수 증세가 동반된다. 면역력이 정상인 성인은 대증적인 치료만으로도 쉽게 호전돼 자신이 뇌수막염인줄도 모르고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아나 노인은 심각한 뇌부종, 수두증, 뇌경색, 뇌출혈, 뇌종창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바이러스성과 달리 어린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며 더 위험하다. 이는 세균과 바이러스의 생물학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세균은 바이러스보다 세포나 조직을 파괴하는 능력과 인체 면역력을 극복해내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세균성 뇌수막염은 수막구균,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간균), 폐렴구균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뇌 손상으로 이어지고 자칫 생명도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질환은 10만명당 5~10명에서 주로 나타나며 2개월~7세 소아에서 발병률이 높다. 현재까지 통계 결과 국내 소아·청소년에서 가장 흔한 원인균은 폐렴구균이다. 이 균은 뇌수막염 외에도 패혈증이나 균혈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매년 전세계 100만명이 넘는 5세 미만 영유아가 이로 인해 사망한다. 이는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환 중 사망자 숫자가 가장 많은 사례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보육시설, 대학교, 기숙사, 군대 등 단체생활을 할 경우 발병 위험이 높아 ‘수막구균성 뇌수막염=단체생활 주의질환’이라는 공식이 붙을 정도다. 치사율이 10~15%로 가장 높으며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영유아나 노인에게 치명적이다. 사망하지 않더라도 생존자의 15% 정도는 청력 및 시력손실, 언어장애, 보행장애, 간질발작 등 후유증이 남아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하다. 병의 진행 속도도 빨라 첫 증상 후 24~48시간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항생제가 없던 과거에는 사망률이 50% 수준까지 치솟은 적도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발병 사례가 많지 않지만 전세계적으로 매년 50만명이 수막구균성 질환에 감염돼 이 중 7만5000명이 사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해 감염 현황을 감시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매년 10명 안팎의 감염사례가 보고된다. 2001~2015년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으로 총 10명 남짓 사망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3명의 환자가 확진됐다.

뇌수막염이 의심되면 뇌척수액검사로 뇌수막염을 진단하고 원인균주를 판단해야 한다. 뇌척수액검사만으로는 원인 균주를 구별하기 어려울 땐 항생제치료를 실시하면서 경과를 지켜본다. 임상 증상이 중증일 경우에는 초기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아직 예방백신이 없어 외출 후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는 등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는 부모의 뽀뽀 같은 애정표현에도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된다. 아무리 아이가 예쁘더라도 입과 입 주변에는 애정표현을 삼간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다행히 백신을 접종해 예방할 수 있다. 수막구균, Hib, 폐렴구균 3가지 백신을 모두 접종해야 한다. 유병욱 교수는 “현재 수막구균, Hib, 폐렴구균 등 3가지 균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모두 개발된 상황으로 폐렴구균 백신과 Hib 백신은 영유아 필수예방접종사업에 포함돼 접종율이 많이 높아진 반면 수막구균 뇌수막염백신의 경우 질환의 위험성에 비해 예방접종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과 폐렴구균백신은 생후 2·4·6개월에 기초접종, 생후 12~15개월에 추가접종을 실시해 총 4회에 걸쳐 접종해야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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