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활발한 성호르몬에 여드름 올라오기도 … 1~2년 가라앉지만 손대는 순간 흉터·자국 남아 곤란
여름방학이 가까워지면서 ‘깨끗한 피부 만들기’를 목표로 하는 청소년이 늘어난다. 지난해 이맘 때쯤에도 취업을 앞두고 있다며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엄마와 내원한 전문계 여고생이 찾아왔다. 금융권 취업을 노리던 여학생은 혹시나 면접에서 얼룩덜룩한 피부가 ‘마이너스’가 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과거엔 여드름을 ‘청춘의 꽃’으로 여겼다. 성장과정에 당연히 겪는 코스로 간주했다. 하지만 여드름은 분명 피부질환이다. 피부 모낭 옆 피지선에서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가 원활하게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는 사이 모낭이 감염돼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울긋불긋하게 붓고 노랗게 곪는 여드름은 한창 예민한 사춘기 청소년에게 심한 외적콤플렉스로 작용한다.
청소년기에 여드름이 호발하는 것은 활발한 성호르몬 분비 탓이다. 수험생활로 계속되는 긴장, 수면부족 등 정신과 육체가 동시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 안드로겐 분비가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염증은 더욱 심해진다. 이마나 뺨에 닿는 머리카락 같은 약한 자극에도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곪은 화농성 여드름이 주로 얼굴에 나타나며, 가슴·등에도 생긴다.
이를 방치하다간 예뻤던 피부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하기 십상이다. 여드름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이를 짜고, 뜯는 중 일어나는 과정이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은 결국 여드름에 손을 대고 결국 세균에 감염돼 곪거나, 피부조직이 손상되면서 상처 부위가 움푹 팬 여드름 흉터를 갖게 된다.
이때 생긴 여드름 흉터는 피부조직이 손상돼 웬만한 자가 관리로는 없어지지 않는다. 여학생들의 경우 여드름흉터를 감추려고 두꺼운 메이크업을 하게 되면 오히려 모공을 막아 흉터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사춘기성 여드름은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게 특징이지만 잘못 관리하면 흉터나 자국이 남는 것은 물론 성인여드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료시기를 놓치고 성인이 되어서야 내원하는 경우도 적잖은데 이런 경우 개선 자체가 초기에 비해 까다로워져 시간과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다.
특히 온라인에서 본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것은 금물이다. 청소년들은 대개 치료에 투자할 비용이 부담되거나, 내원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민간요법 등에 의존한다. 최근에는 SNS를 기반으로 청소년들이 솔깃할 만한 콘텐츠에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화장품이나 여드름 케어법을 소개하는 방법이 적잖다.
화장품은 어디까지나 예방에 그칠 뿐 증상을 드라마틱하게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 민간요법의 경우 오히려 피부 상태를 악화시킬 우려가 높다. 하루 2~3번 깨끗이 세안하고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순한 기초제품을 쓰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여기에 물을 마시고, 수면을 취하며, 비타민제 등 영양소를 적절히 보충하며 손을 대지 않는 게 최선이다.
증상이 악화된다면 피부과를 찾아야 안전하고 깨끗하게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여드름 치료는 피지분비량을 줄이고, 모낭·각질이 단단해지는 것을 방지하며, 모낭 속 세균을 없애 여드름의 염증을 줄이는 게 목표다. 이때 여드름의 개수, 크기, 곪은 정도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고 개인마다 증상과 형태에 차이가 있어 제각각 다른 치료법이 적용될 수 있다. 주로 미세절연침, 필링, 레이저치료, 메디컬스킨케어, 연고도포, 약물치료 등 다양한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몇 가지 시술을 병행하게 된다.
가령 이미 노란 고름이 차고 흉터와 자국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세포재생을 촉진하고 흉터를 완화시키는 치료가 필요하다. 흉터는 피부재생, 박피, 함몰된 곳에 보충물을 채워 넣는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여드름은 꾸준히 관리해주는 게 답이다. 치료가 끝났다고 모든 관리를 멈춰선 안 된다. 피부에 맞지 않거나 과도한 화장품 사용,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언제든 재발될 수 있어 평소에도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