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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손가락 처음·중간마디 도드라지면 류마티스관절염 의심해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7-01 17:31:10
  • 수정 2020-09-13 18: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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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행성관절염과 달리 손목 등 작은 관절서 발생 … 아침통증 심하고 체중감소 등 전신증상 동반
류마티스관절염은 손목과 손가락 등 작은 관절에서 많이 발생하고, 손가락 중간 마디와 처음 마디가 도드라지는 특성을 갖는다.주부 박모 씨(60·여)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손가락 통증으로 꽤 오랫동안 관절염 약을 복용해왔다. 살림을 하면서 생기는 일상적인 관절염 증상이라고 생각해 약을 복용해봤지만 통증은 오히려 심해졌다. 올해 들어서는 피로가 심하고 입맛도 없는 등 몸 상태도 좋지 않아 결국 병원을 찾은 결과 퇴행성관절염이 아닌 류마티스관절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무릎, 어깨, 손가락마디 등이 시리고 아픈 관절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보통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하기 마련이지만 의외로 관절염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 중 류마티스관절염은 퇴행성관절염과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기 쉬워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노화와 반복적인 관절 사용으로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조직이 닳아 없어져 발생한다. 뼈와 뼈가 맞닿는 과정에서 염증이 생겨 관절이 파괴돼 통증이 발생한다. 초기에는 관절을 움직일 때에만 증상이 나타나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움직임에 관계없이 통증이 지속된다. 체중의 상당 부분을 지탱하는 무릎관절에서 자주 나타나고 어깨, 고관절, 손가락의 끝 마디 등에서 발병하기도 한다. 관절을 사용할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휴식을 취하면 다소 완화된다. 

퇴행성관절염 치료에는 체중감량, 자세교정, 물리치료,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물리치료로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고 활동 범위를 넓혀주는 동시에 진통과 항염 효과가 있는 약물을 처방한다. 보존적 치료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수술, 관절치환술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관절통이 심할 땐 대부분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하지만 낮은 확률로 류마티스관절염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결과  류마티스관절염 진료인원은 2010년 7만3000명에서 2014년 9만5000명으로 연평균 6.6% 증가했다. 전체 환자의 80.9%가 여성이었으며 이는 남성보다 4.3배 많은 수치다. 진료비도 1522억원(2014년)으로 연평균 12.9%씩 늘고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세포가 뼈와 뼈 사이의 활막을 공격해 지속적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염증성 전신질환으로 성인 인구의 1~2%에서 발병한다. 활막에 생긴 염증은 연골과 뼈로 번져 관절의 파괴 및 변형시키고 극심한 통증, 피로감, 체중감소를 초래한다. 퇴행성관절염과 달리 통증이 허리를 제외한 모든 관절을 옮겨다니며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 무릎이나 어깨처럼 큰 관절보다는 손목과 손가락 등 작은 관절에서 많이 발생하고, 손가락 중간마디와 첫마디 사이가 도드라지는 특성을 보인다. 관절 마디가 붓고, 병변 부위를 누르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악화된다. 만약 이른 아침부터 관절의 강직이 지속되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전신증상이 동반된다면 퇴행성관절염이 아닌 류마티스관절염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자가면역질환이어서 퇴행성관절염에서는 볼 수 없는 피하결절, 공막염, 혈관염, 간질성 폐렴 등 관절 외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 어린 아이에서 발병한다는 점도 일반 관절염과 다르다. 성장통과 헷갈리기 쉬운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인 경우 39도 이상 고열이 수 주~수 개월간 지속된다. 심장에는 심낭염, 폐에는 늑막염, 전신에 패혈증 등이 발생한다.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될 땐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을 방치하면 다른 장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박희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자가면역으로 발생한 염증은 주로 관절을 공격하지만 방치할 경우 폐,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퇴행성관절염으로 자가진단해 치료법을 결정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혈관계질환에는 걸릴 확률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류마티스관절염이 진단되는 시기는 다른 나라보다 약 3~5년 늦다. 질환에 대한 인식이 워낙 낮은데다 잘못된 상식을 듣고 환자 스스로 치료법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일단 발병하면 1~2년 내에 관절 손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먼저 소염제 및 항류마티스약제 등을 처방해 질환이 진행되는 속도를 최대한 늦춰 관절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벼운 체조, 걷기, 수영 등은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고 관절이 굳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된다. 간혹 제대로 된 약물치료를 받는 대신 건강기능식품을 약으로 여기고 먹는 환자가 있지만 이는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일 뿐 근본치료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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