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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기침·구토 동반, 모유수유 거부 … 단순 소아감기 아냐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6-29 21:57:01
  • 수정 2020-09-13 18: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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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S바이러스, 모세기관지염 유발 … 숨 쉴때 갈비뼈 아랫부분 들어가
모세기관지염에 걸리면 마른기침이 심해지면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나고 숨이 가빠진다. 서울 마포에 사는 윤모 씨(31·여)씨는 이제 막 돌이 지난 아이가 얼마 전부터 코를 계속 훌쩍거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수일 전 어린이집에 다녀온 뒤 기침과 함께 발열 증상이 나타났고 숨을 쉴 때마다 쌕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젖을 물려도 고개를 돌려 거부하는 데다 잠까지 설치기 시작하자 병원을 찾은 결과 RS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모세기관지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흔히 감기는 추운 겨울철이나 환절기에 자주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에어컨 등 냉방기를 자주 사용하는 여름철에도 많은 환자가 발생한다. 특히 소아는 면역력이 약해 여름감기에 자주 노출되는데 아이가 발열을 동반한 마른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숨을 가쁘게 쉬는 증상을 2주 이상 앓는다면 모세기관지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일반 감기와 달리 구토가 동반되거나, 호흡이 얕고 빨라 분당 40회를 넘거나, 입술 주위와 손가락에 푸른 기운이 돌거나, 계속 보채거나 또는 지쳐 보이고, 잘 놀지 않거나, 잘 먹지 못하고 수유를 거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모세기관지염은 기관지 끝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Respiratory syncytial virus)나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원인이 된다. RSV는 가장 널리 알려진 원인으로 모세기관지염 원인의 50~75%를 차지한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2월 6일까지 전국 100여개 이상의 협력병원에서 급성 호흡기 감염증 환자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바이러스 발생 양상을 조사한 결과 RS바이러스의 검출률이 24%로 조사대상인 9종의 호흡기바이러스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미숙아나 어린 소아는 RSV에 감염되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위험이 높다. 입원 환자의 80%가 1세 미만이며 이 중 50%는 1~3개월 영아다.  

잠복기가 2~5일로 짧고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과밀한 주거 환경이나 아이들이 모여 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집단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는 아이의 손 등에 수 시간 동안 생존하면서 접촉하는 소아의 눈, 코, 입을 통해 감염을 일으킨다. 이용주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RS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산소공급에 장애가 발생해 저산소증 상태가 되면서 숨이 가빠진다”며 “가족 구성원의 숫자가 많거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 집단활동을 하는 영유아의 경우 상대적으로 RS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질환에 걸리면 마른기침이 심해지면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나고 숨이 가빠진다. 숨쉴 때 갈비뼈 아랫부분이 들어가는 게 특징으로 증세가 심해질 경우 호흡곤란이 나타나 심박수가 높아진다.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기관지폐렴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반복적으로 모세기관지염에 걸리는 경우 영·유아기 후반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 천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전체 환자의 10% 미만이 호흡곤란으로 인공호흡이 필요하며 사망률은 1% 미만이다. 기관지폐이형성증을 가진 미숙아,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소아, 선천적 또는 후천적 면역 결핍증을 가진 소아 등은 고위험군으로 해당 바이러스에 걸릴 경우 예후가 좋지 않다. 

가습기를 사용하면 코막힘이 해소돼 숨쉬기가 편안해지고 가래 배출에 도움된다. 단 과도한 냉방과 가습은 오히려 기침을 악화시킬 수 있어 실내습도는 50~60%, 실내온도는 22~25를 유지한다. 
코막힘이 심하면 생리 식염수를 1~2방울 코안에 떨어뜨린 뒤 콧물 흡입기를 이용해 코 안을 깨끗하게 유지한다. 기침과 콧물을 완화하기 위해 아이의 상체를 세워주고, 평소보다 더욱 적게 먹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금씩 자주 먹이면서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이 교수는 “모유수유 과정에서 모체로부터 받는 체액성 면역은 한시적이지만 잦은 호흡기 감염에서 소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며 “손씻기 등 청결한 생활습관을 준수하고, 담배 연기의 타르 성분은 기관지점막을 손상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므로 호흡기 발달이 미숙한 소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금연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모세기관지염은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므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간혹 2차 감염이나 세균성 모세기관지염증, 중이염, 폐렴 등 합병증이 의심되는 경우는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RSV를 없애는 치료약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현재로선 엄격한 위생관리와 예방접종으로 감염을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미숙아, 만성 폐질환 환자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영유아는 전문의와 상의해 예방접종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고가의 RSV 예방주사 비용은 부모에게 부담이다. RSV 예방주사는 5회까지 접종해야 하는데, 1회 접종비가 100만원이 넘는다. 건강보험 지원을 받아도 개인부담금이 40여만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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