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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갱년기 접어들면 적어도 ‘5㎏ 늘어’ … 근육 줄고 지방 늘며 다이어트 효과 더뎌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6-06-07 10:55:30
  • 수정 2016-06-10 15: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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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갱년기 비만, 성장호르몬 줄어들며 하체비만서 거미형 체형으로 변화

여성은 폐경 이후 평균적으로 5㎏ 안팎 체중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며 몸매 라인도 변한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사는 주부 심모 씨(45)는 최근 마음이 헛헛하다. 아직 젊다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잘 입고 다니던 원피스가 꽉 껴 충격을 받았다. 평소와 크게 달라진 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몸무게가 늘며 군살이 잡히기 시작한 것.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잇살’을 받아들이고 좀더 타이트하게 관리에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

갱년기 맞으며 나잇살 폭탄 … 하체비만에서 거미형 체형으로 변화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 머라이어 캐리조차 피하지 못한 게 ‘나잇살’이다. 여성은 생리, 임신, 출산, 폐경 등 생물학적인 주기에 맞춰 심신이 심하게 요동치기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갱년기는 여성에게 큰 무력감을 안겨주는 시기다.

무엇보다 임신 후 한번 몸매에 강한 ‘크리티컬’(critical, 게임에서 피격이란 의미를 담은 신조어)을 입은 뒤, 갱년기를 겪으면 한번 더 호르몬의 공격에 몸매 자체가 변하게 된다.

대한갱년기학회는 ‘갱년기와 비만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다니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 평균적으로 5㎏ 안팎 체중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몸매 라인도 변한다. 젊은 시절 굵은 허벅지 등 하체비만으로 고민하던 것과 달리 ‘복부비만’으로 고민하게 된다.

여성은 임신 과정에서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복부에 지방이 축적된다. 이때 쌓인 지방이 나잇살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으며 폐경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한다. 이 시기에는 내장지방의 축적을 억제하는 에스트로겐이 체내에서 거의 생성되지 못해 지방이 차곡차곡 쌓일 수밖에 없다.

성장호르몬 분비량도 줄어들어 결국 체내 근육량도 감소하고, 근육이 소실된 자리를 지방이 채우며 군살이 늘어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청소년기에는 뼈와 근육의 성장을 돕고, 이후 성인에서는 근육량을 유지하며 섭취한 지방을 체내 구석구석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이때 기초대사율이 떨어지며 젊을 때와 똑같이 활동해도 오히려 살은 더 찌는 최악의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조찬호 청담셀의원 원장은 “중년 여성은 허벅지가 가늘어지고 뱃살이 늘어나는 변화를 겪기 십상”이라며 “폐경 후에는 지방세포의 분포가 엉덩이나 허벅지에서 복부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우 대사증후군 등이 유발될 수 있어 미리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식물성 에스트로겐 음식 섭취하며 관리하면 도움

갱년기에 접어들며 여성호르몬이 소실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이다. 아직 갱년기가 찾아오지 않은 중년 여성들은 식물영양소의 에스트로겐 유사성분인 ‘피토에스트로겐’(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식단을 구성해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조 원장은 “피토에스트로겐은 구조적으로 에스트로겐과 같은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은 아니지만 화학적 구조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해 기능적으로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피토에스트로겐은 인체에 흡수되면서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 호르몬양을 조절한다. 이 과정에서 호르몬 및 항산화 효과 등을 내며 골다공증, 방광염·질염·질건조감 등 비뇨생식기계 증상, 안면홍조, 우울증 등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콩·된장·두부·두유 등 콩으로 만든 식품, 아마씨, 해바라기씨, 석류, 칡, 양배추, 브로콜리, 크랜베리, 녹차 등에 풍부하다.

운동·식이요법 정석이지만 ‘마라톤’ … 사우나는 수분만 감소

가장 좋은 것은 꾸준한 저칼로리 고단백질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다이어트 효과가 젊을 때처럼 바로바로 나오지 않아 금방 포기하는 것도 적잖은 게 사실이다. 

이때 갱년기 여성이 으레 선택하는 게 사우나다. 사우나를 하며 땀을 빼면 일시적으로 몸무게가 줄어드는데, 이 기분이 즐거워 끊지 못한다는 경우도 다수다. 조찬호 원장은 “하지만 사우나는 일시적인 수분배출로 체중이 줄어들 뿐 정작 체지방은 줄지 않아 다이어트 효과는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다이어트 중이라면 먹는 양이 줄어 앉았다 일어났을 때 어지러운 증상을 느낄 때가 많아 자제해야 한다”며 “사우나는 다이어트 중이라면 자제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요즘 갱년기 비만 개선 트렌드?

최근엔 최후의 수단이 아닌 다이어트의 한 방법으로 병원 치료를 고려하는 중년 여성이 늘고 있다. 실제로 중년 여성들은 청담동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느 정도 경제력이 탄탄한 데다 안티에이징에 대한 욕구가 높아 한번에 여러 시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40대 이상 중년층이 즐겨찾는 시술은 지방흡입·줄기세포 지방이식 등 지방성형, 얼굴의 탄력을 되찾아주는 실리프팅·필러 등 각종 주름개선 시술이다. 이를 병행하는 사람도 많다.

조 원장은 “최근에는 100세 시대를 맞으며 아무리 갱년기를 겪더라도 젊은 시절 못잖게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적잖다”며 “실제로 최근 가장 많이 선호하는 게 체형성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래도 가시적인 효과가 가장 큰 지방흡입을 선호하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흡입한 지방을 안면부에 이식하는 케이스도 많다”고 덧붙였다.

중년 여성이 주로 선호하는 지방흡입 부위는 복부와 팔뚝이다. 복부는 팔이나 허벅지에 비해 거의 5~7배에 가까운 지방세포가 분포하고 있다. 피하지방은 내장지방보다 빠지는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단기간 운동이나 식이요법만으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대사가 저하돼 감량 속도는 크게 더뎌져 지루한 마라톤 마냥 다이어트를 이어가는 데 지친 사람들도 많이 도전한다.

여성은 특히 나이가 들수록 팔뚝살이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 역시 나잇살 때문이다. 조찬호 원장은 “체내에 내장지방이 늘어나면 살가죽이 탄력을 잃고 처진다”며 “여성은 남성보다 피하지방이 많기 때문에 지방이 늘어날수록 피부가 눈에 띄게 늘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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