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 내에 위치해야 할 방광·자궁·직장 등 장기가 노화, 출산, 폐경에 의한 골반근육 및 조직 약화로 아래쪽으로 쏠려 밖으로 빠져나오는 질환을 골반장기탈출증이라고 한다. 자궁이 빠지면 자궁탈출증, 방광이 빠지면 방광류, 직장이 빠지면 직장류라고 분류한다. 주로 중장년 여성에서 발생하고 출산 경험이 있는 40대 이상 여성 10명 중 3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인구의 고령화 현상으로 골반장기탈출증 환자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골반장기탈출증을 앓고 있는 대다수 여성이 단순한 노화의 과정으로 생각하거나 수치심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아 뒤늦게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대개 초반에는 밑이 빠질 것 같은 묵직한 느낌이 드는 정도이지만 심해지면 질 쪽에 덩어리가 만져지며 보행에 불편을 초래하거나 질과 자궁경부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배변 등 복부에 힘을 주는 상황에 복압이 증가하면서 골반 장기가 질을 통해 외부로 나오게 되는데 배뇨곤란, 빈뇨(자주 소변이 마려운 증상) 등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방광이 빠지는 방광류의 경우 배뇨장애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방광류 환자에서는 방광출구폐색 및 배뇨근 기능저하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오미미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이 중등도 이상(3·4단계)의 방광류로 방광류교정수술과 요실금 치료를 위한 슬링수술을 동시에 받은 66명의 여성 환자을 대상으로 배뇨 관련 검사를 실시한 결과 수술 전 방광이 빠져나온 정도가 심할수록 배뇨장애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수술 전 배뇨장애를 동반하고 있던 방광류 환자들은 수술 후에도 자가배뇨의 실패율이 30.6%로 배뇨장애가 없던 환자들에서보다(13.3%)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중등도 이상의 방광류를 적절히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했을 경우 배뇨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방광 탈출에 의한 물리적 압박으로 요도가 뒤틀리고 변형돼 이차적으로 방광의 변성을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미미 교수는 “골반장기탈출증은 일상생활의 불편을 초래하고 특히 방광류는 방치할 경우 배뇨장애 등 합병증을 초래한다”며 “심할 경우 방광기능이 비가역적으로 손상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