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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김훈엽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 로봇 갑상선 노츠수술 효과 입증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5-30 17:19:40
  • 수정 2016-12-22 18: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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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안에 구멍 뚫고 로봇팔 넣어 수술, 한달 뒤 흉터 사라져 … 수술시간 30분 단축

주부 박모 씨(62)는 올해 초 병원을 찾았다가 오른쪽 갑상선에 암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목에 흉터를 남기고 싶지 않았고 통증까지 만만치 않다는 소리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입 안을 통해 흉터 없이 수술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로봇 경구 갑상선수술을 받은 결과 오른쪽 갑상선과 주변 임파선이 깨끗이 절개됐다. 수술 결과는 성공적이어서 수술 다음날부터 자유롭게 식사가 가능했고 2주 후 입안 상처는 거의 사라졌다.

김훈엽 고려대 안암병원 갑상선센터 외과 교수는 로봇을 활용해 갑상선을 수술하는 ‘노츠수술법(NOTES, Natural Orifice Transluminal Endoscopic Surgery, 자연개구부수술)’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수술은 입 안을 통해 턱 밑으로 수술용 로봇팔을 넣어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것으로 흉터가 아예 사라지는 획기적인 방법이다. 외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외과내시경지(Surgical Endoscopy)’에 논문으로 게재됐고, 노츠수술의 세계 양대 학회인 ‘미국 노스카(NOSCAR)학회’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지난달에는 김 교수로부터 수술법을 전수받은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에서도 수술이 시행돼 미국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로봇 갑상선수술법은 겉으로 수술 흉터가 보이지 않고 정밀도가 높지만 겨드랑이·귀뒤·가슴부터 갑상선이 있는 목까지 피부를 들어올려 수술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목 절개를 이용한 수술법보다 눈에 보이지 않게 피부를 더 많이 절개해야 한다. 그만큼 통증이 심하고 수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즉 진정한 의미의 최소침습수술로는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김 교수가 시행 중인 로봇 경구 갑상선수술법은 입 안에 5㎜ 크기의 작은 구멍 2개와 20㎜ 크기의 구멍 한 개만 뚫은 뒤 수술기구를 넣어 상처가 작고 수술 후 2주가 지나면 상처가 희미해진다. 한 달이 지나면 완전히 상처가 사라진다.

구조적으로 입과 목은 매우 가깝다. 이 때문에 수술 거리가 짧아지고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수술 후 통증도 적다. 수술 시간도 30분 가량 단축된다. 3차원으로 보여지는 로봇영상과 360도 회전하는 로봇팔은 좁은 입 안 공간에서 갑상선 전체 부위를 충분히 관찰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술하는 데 도움된다.

현대 외과 영역의 화두인 노츠수술은 입이라는 자연개구부를 이용해 수술을 실시해 흉터를 전혀 남기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소화기 분야에서 주로 실시되다가 김 교수팀의 연구로 갑상선까지 활용 영역이 확대됐다.

최근 1~2년 사이 일본, 중국,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국가와 미국의 유수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내시경을 이용한 경구 갑상선수술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김 교수팀은 3년 전 정교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로봇을 이용한 경구 갑상선수술을 도입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상경험과 연구결과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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