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실시된 중환자실 평가에서 266개 의료기관 중 11곳(4.2%)만 1등급을 받았으며, 병원 종별로 평가결과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4년 10~12월 266기관, 3만7577건(상급종합병원 43기관, 종합병원 223기관)을 대상으로 중환자실 적정성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1등급 의료기관은 강북삼성병원, 경희대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경북대병원 등 11곳이다.
이밖에 2등급엔 64개, 3등급은 52개가 포함됐다. 4등급에는 강남고려병원, 부민병원, 서울적십자병원, 서울시동부병원, 중앙보훈병원, 원자력병원, 시화병원, 경기도의료원수원병원, 남양주 한양병원, 부평세림병원, 인천시의료원, 인산의료재단메트로병원, 인천사랑병원, 대구보훈병원, 대동병원, 영도병원, 부산보훈병원, 혜명심의료재단울산병원 등 총 90곳이 몰려있다.
5등급엔 대림성모병원을 비롯해 혜민병원, 남양주우리병원, 오산한국병원, 인천적십자병원, 광양사랑병원, 의료법인석천재단고창병원, 연세대용인세브란스병원, 구미강동병원 등 44곳이 포함됐다.
평가지표는 인력·시설·장비 등 구조부분, 중환자를 진료하는데 필요한 기본과정들을 제대로 수행해 나가는지를 보는 진료과정, 48시간 내 재입실률을 평가하는 진료결과로 나뉘며 총 7개 평가지표로 구성됐다.
구조부분은 전담의사나 간호사가 보는 환자수가 적정한지, 필요한 전문장비나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 표준화된 진료지침이나 프로토콜을 갖고 진료하는지 등을 평가했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1인당 병상 수는 평균 44.7병상(상급종합병원 40.4병상, 종합병원 48.9병상)이며, 종합병원 178기관에는 전담전문의가 없었다.
간호사가 담당하는 병상수는 평균 1.1병상(상급종합병원 0.61병상, 종합병원 1.19병상)으로, 3교대 등 통상적인 간호사 근무형태를 감안하면 간호사 1인이 담당하는 환자 수는 3~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환자실 내 전문장비 및 시설 구비여부는 의료법에서 정한 기본항목 이외에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장비 및 시설 6종 구비 여부를 평가했다. 상급종합병원은 대부분 모두 구비했으며 종합병원은 평균 3종을 갖추고 있었다.
중환자 진료 중 발생 가능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표준화된 진료프로토콜 9종을 보유하고 있는지 평가한 결과 상급종합병원은 모두 구비한 반면 종합병원은 150기관(67.6%)만 전부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진료과정은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요법 실시 환자비율, 표준화사망률 평가 유무를 평가했다. 인공호흡기 착용 등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에서 혈전 생성 방지를 위해 예방요법을 실시하고 있는지(심부정맥 혈전증 예방요법 실시환자 비율) 확인한 결과, 기관당 환자의 72.3%가 항응고제 투여 등 예방요법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실제 사망자수와 중증도에 따라 계산된 연간 예측 사망자수의 비율인 표준화사망률을 자율적으로 평가하는 기관은 122개소(46%)였다. 상급종합병원 중 평가시행 기관은 95.3%에 달했지만 종합병원은 36.5%에 불과해 병원종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진료결과를 평가하는 지표는 사망률이나 감염률 등이 있지만 첫 평가인 점과 측정 가능성 등을 고려해 48시간내 중환자실에 재입실한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 평가했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갔다가 48시간내에 중환자실 재입실한 환자비율은 평균 1.3%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간 큰 차이가 없었다.
이기성 심평원 평가1실장은 “이번 평가는 중환자실에 입실한 환자들의 표준화된 중증도가 없어 사망률이나 감염률 등 주요 지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종합병원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다”며 “향후 2차 평가는 중환자실의 질적 수준에 대해 정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학회 등과 지속적으로 논의하면서 지표 등 관련 기준을 개선·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기관을 대상으로 맞춤형 상담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